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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방관아빠 무스 Jan 05. 2022

누가 메타버스를 타고 오는가?

아침 동산에서(15)

   요즘 메타버스(가상, 초월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세계, 우주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를 합성한 신조어) 열풍이 뜨겁다. 이는 가상현실, 증강현실의 상위 개념으로서 현실을 디지털 기반의 가상세계로 확장시켜 가상의 공간에서 모든 활동을 할 수 있게 만드는 시스템이라고 한다.-다음 위키 백과-  


   새로운 물결, 새로운 가상의 세계, 메타버스는 우리가 바라든 바라지 않든 우리 삶 속으로 밀려 들어오고 있다. 컴퓨터 PC통신의 1세대, 인터넷 WWW의 2세대, 스마트폰의 3세대를 지나 4세대 메타버스로 치닫고 있는 것이다. 이쯤 되면 지나간 날들이 주마등(?)처럼 떠오르지 않는가? 눈 내리던 어느 겨울날, PC통신으로 얼굴도 모르는 누군가와 밤새도록 채팅 삼매경에 빠졌던 20대, 인터넷으로 이메일을 보내면서 '세상 참 많이 좋아졌다'고 했던 30대, 스마트폰 카톡으로 단톡방을 만들어 별의별 얘기를 다 했던 40대를 지나 이제 50대에는 메타버스를 타고 오는 누군가를 기다려야 하다니...


우리의 젊은 날처럼 스쳐 지나간 영화 '접속'


   컴퓨터가 나오고 인터넷이 생기고 스마트폰이 손에 쥐어질 때마다 우리에겐 새로운 물결이 밀려들었고 그 물결이 계속될 줄 알았다. 하지만 10년이 채 못 가서 다른 것이 나오고 우리는 그때마다 '세상 많이 좋아졌네' 하는 촌 할배같은 소리만 하느라 그 물결에 올라타지 못하고 오히려 거기에 이리저리 휩쓸리기만 했던 것은 아닐까?


   메타버스를 타고 오는 사람은 아마도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하는 말)가 될 것이다. 그들은 디지털 환경에서 자라나 누가 알려주지 않아도 디지털 기기의 사용법을 자연스럽게 습득할 정도로 디지털 문화에 친숙하다고 하니 그게 당연할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50대인 우리도 시대의 흐름에 손 놓고 있을 순 없다. 지나간 1세대, 2세대, 3세대의 파도 앞에선 좌우를 분간하지 못하고 오는 기회를 날려버렸지만 이제 우리 앞에는 다시 4세대 메타버스라는 거대한 파도가 입을 벌리고 달려들고 있지 않은가?


(출처-Pixabay)


   저 도도한 파도에 이제는 올라타야 한다. 밀려오는 파도 밑에서 짠물만 마셨던 지난날의 일들을 교훈 삼아 이제는 저 파도를 올라타는데 주저함이 없어야 한다. 그런데 저 파도를 올라타는 데 필수적인 요소는 무엇일까? 물론 디지털 기기에 대한 친숙함도 한몫할 수 있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바로 '재미'가 아닐까 한다. 1차부터 4차까지의 물결의 변화는 모두 '재미의 진화'였다. '얼마나 더 재미있는 것을 멀리 떨어져 있는 누군가와 함께 더 빠르고 편리하게, 그리고 실감 나게 즐길 수 있을까?'를 화두로 진화해 온 것이라는 말이다. 1차부터 4차까지의 변화의 물결을 관통하고 있는 키워드가 바로 '게임'이라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을 그다지 많지 않을 것이다. 그 게임이 태생적으로 재미를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메타버스로의 변화의 시작과 끝에는 바로 '재미'가 있는 것이다.


메타버스로 가는 시작과 끝엔 '재미'가 있다.(출처-Pixabay)


   그런데 50대 노땅처럼 굳은 얼굴과 못마땅한 표정을 하고 그런 변화의 물결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재미'는 느낄 수 없을 것이다. 그것이 변화에 빠르고 '재미'를 추구하는 MZ세대와 메타버스로 가는 길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제 50대에 접어드는 우리 X세대여!, 웃자, 웃자, 웃자!. 우리도 웃으면서 재미있게 메타버스를 타고 가 보자, 내가 나비인지, 나비가 나인지 모를 가상현실의 세계로 '풍덩' 몸을 던져보자. 조금 느리더라도 MZ세대는 우리를 잠시 기다려 줄 것이다. 그들과 함께 메타버스를 타 보자. 그리고 어디가 종착역인지 모를 디지털 변화의 세상으로 끝없이 나아가자. 거기서 우리는 그들과 함께 신나게 웃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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