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탄 돌리기가 시작됐다.
장맛비가 내려 세상이 잠겼다. 사람들은 생명과 재산을 잃고 한없이 시름에 잠겨있다. 원인은 이상 기온 현상이라 하고, 자연에 위대함에 인간의 힘은 나약하다 원성이 자자하다.
그런데 우리는 똑똑히 알아야 하지 않나. 자연의 위대함보다 사악한 인간의 위대함이 수백 배, 수천 배 더 크다는 것을. 하늘엔 시커먼 연기를 붐어 내고, 아름다리 지구를 지켜온 나무와 풀은 베어져 뽑혀나가고, 산을 깎아 건물을 짓고, 갯벌을 메워 땅으로 만들고, 강엔 화학 약품을 콸콸 쏟아붓고, 땅에 빨대를 꽂아 기름을 파내고 또한 온갖 쓰레기, 플라스틱을 바다에 내어 던져 가공할 못 될 짓의 위대한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겨우 태풍 바람에 간판이 날아다니고, 비닐하우스가 무너져 내린다고, 장맛비가 내려 세상이 잠겼다고, 여름에 기온이 올랐다고, 해수 온도 1도 올랐다고, 남극 북극 얼음이 녹아내린다고, 산불이 메마른 산을 태운다 하여 우리는 자연의 위대함을 찬양할 자격마저 없다는 것이다. 우리가 행한 사악한 위대함에 비교해 자연의 힘은 조족지혈이기 때문이다.
이상 기온으로 생태계가 혼란이 되고, 지진으로 땅이 뒤집히고, 산사태로 지형이 바뀌고, 홍수가 나고, 춥고 더워 지구가 망한다 한들 그것은 자연의 위대함에 인간이 나약함이 아니라 처음부터 인간이 자연과 싸워온 위대함이 원인이라는 거다. 그나마 지금은 오직 인간만을 위한 인간에 의한 지구의 과 사용에 대한 미미한 보복, 복수에 지나지 않는단 뜻이기도 하다.
어떤 과학자는 이미 늦었다 했다. 자손 대대로 어쩌면 우리는 폭탄을 돌리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내가 사는 시대의 세상만 아니면 될 것이고, 내 아들 손자만 아니면 되는 그런 세상을 살고 있다는 뜻이다.
자연의 위대함에 인간의 힘이 나약하단 것을 진짜 알게 되었을 땐 세상은 지옥 되어 되돌리기에 이미 늦었고 돌리던 폭탄이 결국 터진 시간이 되었을 것이다. 점점 더 시간이 없다. 시간이 다가온다. 있지도 않은 자연의 위대함에 감탄을 하고 있을 것인지, 여기서 멈추어야 할 것은 그만해야 할지의 선택은 우리 몫이다. 폭탄의 뇌관을 제거할 수 있는 황금시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