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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신에 감사드립니다.

by 바다 김춘식 Mar 04. 2025

3월이 좋은 것은 따스함이 주는 느낌 때문이겠죠. 올해의 3월 첫날이 유쾌하거나 따스한 느낌이 아니었던 것은 한통의 전화가 이유였을까요.


한참 동호회 사진놀이 중에 전화가 왔더라고요. 대뜸 "형 저 오늘부터 민간인 되었어요"라고 했죠. 단체행동 중이라 아쉽게도 지금 기록을 보니까 1분 조금 넘게 통화가 되었네요. 그게 죄를 지은 듯 3일 동안 계속 머리에 남아 오늘 전화를 했습니다.


고등학교, 대학교 2년 동문후배로 해군에서 33년 복무하고 대령으로 마침표를 찍었습니다. ROTC 장교로 여기까지 올라온 것도 대단하지만 별의 고지 일보직전에서 중단된 게 많이 아쉽기만 합니다.


아득히 옛날 소위 때부터 걸어온 그의 군생활과 나와 쌓아 온 추억은 계급이 올라 갈수록 쌓여 왔지만 세월의 흐름엔 모든 걸 덮을 시기가 되어 버렸나 봅니다. 이제 찬란했던 영광도 괴로웠던 실망도 멀리 두어야겠지요.  처음엔 이 모두 쉬운 일은 아닐 거지만 가야만 하는 길인가 싶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는 과거 보다 미래에 초점이 있습니다. 전화 뚝, 사고 걱정 뚝, 새로운 일 뚝, 뚝뚝 끊긴다는 게 한편으로 마음의 편안함 가져왔다 합니다만 어찌 존재감의 상실과 세상에서 없어져 가는 공허감이 당분간 떨칠 수 있겠어요.


33년 지겨운 군 생활 잘 마친 동생에게 제2의 인생 시작을 응원하려 합니다. 사실 뭐, 걱정은 내 생각일 뿐 더 보람된 생활을 할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렇게 되길 바라기도 하고요. 이런저런 시답잖은 이야기를 하다 전화를 끊었습니다.


봄봄봄봄, 봄이 옵니다. 따스한 봄이 우리에게 오고 있습니다.


당신이 최고입니다.당신이 최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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