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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새꽃 Feb 21. 2025

욕심 많은 년

칠순 잔치

칠순을 맞아서 세 아들과 여행을 하기로 작정을 하셨다고 했다. 먼저 막내아들과 단 둘이 지리산 등반을 했다고 한다. 짠돌이라 펜션에서 밥을 다 해 먹고 남원 추어탕을 먹은 게 다라고 했다.


남편하고 가자고 하니 또 나를 데리고 가야 한다고 하는 것이다. 전자레인지를 사라고 하며 50만 원을 보내면서 무슨 욕심이 그리 많냐고 했다고 한다. 아무 소리 하지 말고 주던가 하지 그대로 전하는 것은 또 뭐람.


셋이서 2박 3일 여행에 나섰다. 가기 전에 단단히 했다. 제시간에 밥을 먹어라 싼 것 말고 좋은 것을 먹으라고 했다.

첫 번째 코스는 아침고요 수목원이었다. 내가 가보고 싶어 했던  곳이라 꼭 가자 해서 갔는데 참 아름다운 곳이었다. 차를 타고 가는 동안 말도 하지 않고 자는 척하며 갔다.


두 번째는 남이섬이었다. 그곳에서 셋이서 걷는 데 각자 앞서거니 하며 따라다니며 구경을 했다. 처음 가 본 곳이라 구경거리도 많고 겨울연가 촬영지고  그때가 가을이라 운치 있는 풍경에 사로잡혔다

춘천에 친구가 있어 연락을 하니 나온다고 해서 친구도 동석해서 춘천 닭갈비를 맛있게 먹었는데 친구에게 대접까지 받으니 좋았다. 그 친구는 시댁에 살 때도 놀러 온 친구라 어머니와도 안면이 있는 상태라 어색한 자리가 아니라 좋았다. 친구와 헤어지고 망상 해수욕장으로 달려갔다.

망상해수욕장은 캠핑장으로 남편이 거기서 공사를 해서 안면이 있는 직원이 있어 우리도 여러 번 여행한 곳이고 세계캠핑대회가 열렸을 때 참가한 곳이라 익숙한 장소였다. 지인 덕분에 캠핑카에서 묵고 속초로 넘어가 낙산사를 들려 포항으로 내려갔다. 성묘를 하러 가기 위함이었다. 포항을 가기 전에 강구항에 들려 대게를 먹고 성묘하고 당숙에게 대접을 받고 묘항산에 오르는데 얼마나 산을 잘 타시던지 우리는 따라가기 힘들 정도였다. 묘향산 입구에서 오리요리가 맛있다고 해서 미리 주문을 해 놓고 오르다가 도저히 못 오르겠다는 남편덕에 중간에 내려왔다.


오리코스 요리는 다양하게 나왔는데 진짜 맛집다웠다.

맛있게 먹고 남은 것을 거기서도 챙기신 시어머니.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부처 얼굴이 있다는 곳에 들리자고 해서 경주에서 하루를 묵었다. 셋이서 한 방에서 잤다. 이른 아침에 절을 구경하고 내려와 밥을  먹는데 어제 남은 음식을 식당에서 드시는 것이다. 안면 까고 드신다고 하는데 뭐라 할 수 없고 해서 주문을 해서 같이 먹었다. 올라오는 길에 용인의 사찰이 있는데. 가족들과 함께  적이 있어서 거기도 들렸다. 와우정사라고 누워있는 부처를 모신 곳이다.

이렇게 일정을 마치고 집 근처 맛집에서 저녁까지 드시고 남편이 서울까지 모셔다 드리는 것으로 일정을 마쳤다.


결국 둘째와는 여행을 하지 못하고 첫째랑 막내랑 칠순 여행을 다녀왔다.


칠순 잔치는 제대로 해 드리지 않으면 무슨 욕을 먹을까 싶어 적금을 들자 하니 한 번에 그냥 목돈을 낸다고 해서 한 집에서 200씩 내기로 했는데, 또 거기서 튀는 사람 둘째였다. 아들한테 돈이 너무 들어가서 한꺼번에 못 내고 할부로 내면 어떠냐는 것이다. 기가 차지 않나.

무슨 개똥 같은 소릴 하는 건지. 그 당시 나는 남편을 따라 막일을 다니고 있어서 내가 번 돈을 냈다. 남편이 건설 쪽 일을 해서 용역 대신 내가 나가서 일하시는 분들과 똑같이 해서 벌은 돈이었다. 나에겐 의미가 있는 돈을 내놓은 것이다.


딸들과 열심히 준비를 해서 진짜 티브에서 나오는 이벤트를 거실을 꾸몄다. 풍선도 롤링페이퍼도 추억의 사진도 걸고 음식도 장만하고 어머니가 올라오시면 노래와 함께 폭죽을 떠트리고 성대한 칠순 이벤트를 만들었는데 둘째네는 역시 우리가 잠든 사이에 왔다. 칠순날 아침은 갈비 잡채 다양한 음식으로 찬칫상을 차려 먹고 가족사진을 찍으러 갔다. 옷도 단체로 맞추고 해서 제대로 된 가족사진을 만들었다.

점심은 미리 예약한 한우집에서 맛나게 먹었다.

모든 행사를 마치고 어머니께 용돈 300만 원을 드리고 떡과 음식을 싸서 동네 친구분들과 나눠 드시라고 했다.

군말 없이 칠순 잔치는 무사히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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