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미케 비치 쪽으로 호텔을 옮긴다. 2시간이지만 시차 때문인지 일찍 일어났다. 어제 안 가본 쪽으로 롯데마트 쪽으로 걸어가 보다가, 베이커리에서 반미 하나와 반바오라는 호빵 같은 만두를 하나씩 사서 옆 카페에 들어가서 먹었다. 관광객이 없는 곳이라 현지인들만 있는 카페라서, 영어 메뉴도 없고 영어도 안 통한다. 유일하게 아는 카페 쓰어다를 달라고 했다. 역시 달달하고 진하고 맛있다. 남편은 너무 진하다고 물을 부어서 마셨다. 내 입맛엔 딱이다. 어제 마신 커피가 강변카페라 비쌌던 건지 아니면 우리가 외국인 가격으로 낸 건지 어제는 두 잔에 5만 동이었는데, 오늘은 3만 동이다. 반미도 어제는 외국인 가격, 오늘은 현지인 가격. 그나마 물가가 싸서 바가지 쓴 금액이 크지 않다는 걸로 위안을 삼아야 할까 보다.
롯데마트에 들러 환전을 했다. 100달러에 230만 동 이 살짝 넘는다. 올 때는 구경삼아 걸어왔는데 돌아갈 때는 버스를 타기로 했다. 인터넷에서 길 건너지 말고 롯데마트 앞에서 타면 된다고 했고, 다낭 버스 앱에서도 그렇게 봤는데, 8번 버스가 서지 않고 지나가 버린다. 몇 사람에게 물어봐도 말이 안 통하고, 앞에 서있는 택시기사들은 계속 택시 타라고 하면서, 버스 탄다니까 거의 비웃는 태도다. 우린 여행 가면 언제나 걷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비웃거나 말거나 어떻게든 버스를 타봐야겠다. 마트 안으로 들어가니 금은방이 있길래 점원에게 8번 버스를 어디서 타나 물어보았더니 우리가 기다린 곳이 맞다고 한다. 다시 나와서 정류장에 앉아 있는데, 그 점원이 오더니 길 건너서 타라고 일부러 정류장까지 와서 얘기해 준다 얼마나 고맙던지. 이제까지 만난 베트남 사람들은 바가지 씌우려는 장사치들만 아니면, 무뚝뚝한 듯하면서도 눈 마주치면 수줍게 웃어 주는 순박한 사람들이었다.
길을 건너서 타면 방향이 맞긴 하다. 인터넷에서는 롯데마트 앞에서 타면 좀 더 가서 유턴해서 간다고 했는데, 아마 틀린 정보인가 보다. 그런데 문제는 그 길을 건너가기가 쉽지 않다는 데 있다. 큰길 가운데 고속도로처럼 콘크리트 분리대가 있는데 , 건너는 길도 없다. 결국 멀리 돌아서 길을 건너 건너편 정류장으로 가서 , 한참을 기다려서 버스를 탔다.
여기 사람들은 다 오토바이나 자전거를 타니까 버스를 타는 사람이 별로 없다. 그래서인지 배차 간격도 20~30분 정도 되는 것 같다. 버스 정류장 도 접근이 아주 어려운 곳에 만들어 놓았다. 사용하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버스뿐 아니라 아예 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없다. 인도는 주로 오토바이를 주차해놓는 곳이고, 큰 가로수가 인도 한가운데 버티고 있거나, 물건을 쌓아 놓거나, 아예 집 앞에 의자와 탁자를 내놓아 막아놓은 집까지 있다. 여행 가면 걸으며 천천히 구경하는 걸 좋아하는 우리 부부에게는 최악의 여행지이다. 도저히 인도로 10미터 이상 걸어갈 수가 없다. 끊임없이 차도로 내려섰다가 다시 올라가야 한다. 집이나 가게가 없는 곳의 인도에는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 있어서 걸을 수가 없다.
버스요금은 5 천동 ㅡ250원이다. 타서 자리에 앉으면 차장이 와서 돈을 받고 표를 끊어서 위쪽을 손으로 찢고서 건네주는데, 중간에 어떤 사람이 타더니 표검사를 했다. 내 짐작에는 손님이 표를 샀는가 여부보다는 차장이 표값을 부정하게 챙기지는 않았는지 체크하는 것 같았다.
호텔로 돌아와 체크아웃하고 두 번째 숙소로 걸어간다. 우리가 이제까지 다니던 시내 쪽과는 반대쪽, 해변 방향으로 들어서니 우리가 묵던 쪽보다 훨씬 관광지 느낌이 난다. 30분쯤 걸리는 길을 바다를 본다고 해변길로 돌아가는 바람에 조금 더 걸렸다. 배낭 메고 걷는 건 종종 하는 일이라 별로 힘든 줄은 모르겠다. 비가 안 와서 다행이다.
구글 지도 덕에 호텔은 쉽게 찾았는데, 얼리 체크인하려면 10만 동을 내라고 한다. 1시간밖에 안 남은 걸 돈을 받다니 참 빡빡하다. 여태까지 여행을 많이 다녀보았지만, 아직 방 준비가 안되어서 얼리 체크 인 이 안된다는 곳은 보았어도 , 방은 준비가 되었는데 돈을 더 내라는 곳은 처음 보았다. 역시 베트남에서 관광객은 호구인 것인가? 50만 동짜리 방인데 1시간 얼리 체크인에 10만 동을 내라니, 우리가 그걸 낼 사람이 아니지.
짐 맡기고 점심 먹고 와서 체크인했다. 기분은 살짝 상했지만 방이 썩 마음에 들어서 용서가 된다. 앞으로도 숙소가 이 정도만 되어 주면 좋겠다. 2만 5천 원에 조식도 포함이다.
창밖으로 손톱만큼 보이는 바다. 파도가 세다.
짐 풀고 침대에 누우니 만사 편안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어서 너무 좋다.
이 여행의 목표는 느긋하게 즐기기.
푹 쉬다가 저녁 먹고 브라우니와 당근케이크를 사 와서 디저트로 먹었다. 다낭 지역맥주라는 LARUE 맥주도 함께. 맥주 맛은 별로였다.
점심은 로컬 식당에서 해물볶음밥과 스프링롤을 먹었는데 둘 다 맛있었다.
5만 동씩 합계 10만 동 ㅡ5천 원이다.
저녁은 일본 사람이 한다는 식당에서 해물볶음국수 와 스테이크를 먹었다. 스테이크라는 설명을 보고 시켰는데 실체는 스테이크 철판에 소고기 불고기와 계란 프라이, 야채 조금 곁들이고 바게트 빵이 나왔다.
호텔이 다 좋은데 와이파이가 약하다. 토요일에 후에로 가는 기차표를 예매하느라 실랑이하다 결국 카드 인증에 실패해서 , 내일 역에 가서 사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