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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ka Oct 31. 2020

겨울소년과 여름소녀, 그리고 병 속의 편지-17

10. 오르골의 마법 -1

“후후, 감히 나를 상대로 싸우려고 하다니, 이런 어리석은 계집애 같으니”


감옥 밖에서는 어둠의 마왕이 감옥 안의 해나와 바론을 내려다보며 비웃었다. 그리고는 해나가 찾는 것을 품에서 꺼냈다.


“내 오르골.......”


해나는 어둠의 마왕이 자신의 오르골을 공중에 띄우고 빙글빙글 돌리는 것을 쳐다보며 중얼거렸다. 그리고 손을 뻗어서 그것을 잡으려고 했지만 턱도 없었다.


“잘도 이런 기분 나쁜 물건을 가지고 나의 성을 뚫고 들어왔군. 하지만 이까짓 것으로 나를 이길 수 있다고 있다고 생각하다니 참으로 한심하기 짝이 없구나.”


어머니에게 받은 오르골을 빼앗기자 해나의 눈에서는 눈물이 흘렀다. 왠지 다시는 집으로 돌아가 가족들을 만날 수 없을 것만 같은 슬픈 기분이 들었다.


‘아, 엄마가 가지 말라고 할 때 그냥 말을 들을 걸.......’


해나는 갑자기 부모님의 말씀을 듣지 않고 고집을 피운 것을 후회하기 시작했다.


이대로 가족들을 영영 만나지 못하고 얼어 죽게 된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아팠다.


“집에 있는 가족들이 보고 싶은가 보군 그래. 그거라면 너무 걱정하지 마라, 소녀. 너는 곧 가족들을 만날 수 있게 될 거다.”


어둠의 마왕의 이야기에 소녀는 눈물을 멈추고 고개를 들어 그를 쳐다보았다.


“그럼 해나는 풀어주는 거야?”


바론은 희망에 차서 물었다. 그러자 어둠의 마왕은 바보 같은 소리를 듣고 웃긴다는 듯이 기분 나쁘게 한참을 웃었다.


“정말이지 너희들은 인간들이 아니랄까 봐 인간답게 생각이 짧구나. 인간들을 쓸데없이 가망 없는 희망을 잘 품지. 풀어줄 거였다면 애초에 감옥에 넣지도 않았어. 한 번 이곳에 들어온 사람들은 다시는 살아서 나갈 수 없다.”


어둠의 마왕은 웃음을 그치고 다시 늑대울음소리 같은 기분 나쁜 소리로 말했다.


“그럼 방금 한 이야기는?”


목소리가 거의 나오지 않는 해나를 대신해서 바론이 묻자 어둠의 마왕은 붉게 타오르는 눈을 이글거리며 말했다.


“곧 나는 여기뿐만이 아니라 세계를 다 지배할 것이다. 그러면 네가 온 저 멀리 있는 여름나라도 내 차지가 될 테지. 네 가족들도 모두 얼려서 너의 길동무를 만들어주마. 그러니 먼저 간다고 너무 섭섭해할 것 없어.”


어둠의 마왕은 마치 자애를 베푼다는 듯이 인자하게 말하고는 킬킬거렸다.


그 이야기를 듣고 해나는 자기뿐만 아니라 가족들까지 위험해진다는 사실에 눈물이 양쪽 눈에서 나와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컹!


그때였다.


어둠의 마왕이 해나를 절망에 빠뜨리려 그렇게 이야기하는 데 정신이 팔린 사이에 숨어 있던 가루다가 뛰어올라 마왕이 돌리고 있던 오르골을 낚아챘다.


“저게 감히!”


어둠의 마왕은 가루다를 바로 얼려 땅으로 떨어뜨렸다. 그러자 오르골까지 땅에 떨어졌다.


그 사이에 해나의 털옷에 숨어있던 두루가 뛰어서 감옥 창살 사이로 뛰어가 오르골을 잡아서 해나에게 가져가 해나의 손에 주었다.


“두루, 가루다 고마워!”


오르골을 손에 쥐자 해나는 조금씩 기력을 회복하고 말을 할 수 있게 되었다. 해나는 오르골을 열어 음악을 틀었다.


 그리고 눈을 감고 여름나라에서 바닷가에 모닥불을 피워놓고 둥글게 모여서 노래를 부르며 손을 잡고 춤을 췄던 것을 떠올렸다.


‘여기서 이대로 얼어 죽지 않을 거야. 엄마와 아빠, 그리고 할머니, 할아버지가 기다리시는 우리 집으로 돌아갈 거야. 우리는 모두 무사히 돌아가서 예전처럼 잘 지낼 수 있어!’


해나는 음악을 들으며 다시 마음이 따뜻해지는 게 느껴졌다. 그리고 노란 불빛이 새어 나오는 느낌이 들었다.


그것은 단지 해나만의 느낌이 아니었다.


“어? 저건.......!”


바론은 해나가 손에 잡고 있는 오르골에서 음악과 함께 반딧불이 같은 불빛이 나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 불빛들은 계속 밖으로 나와 해나와 해나의 주변에 퍼지면서 주변을 따뜻하게 만들었다. 얼어붙어 있던 바론의 몸도 조금씩 녹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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