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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ka Oct 31. 2020

겨울소년과 여름소녀, 그리고 병 속의 편지-18

10. 오르골의 마법 -2

어느새 해나는 몸이 완전히 녹고 회복이 되었는지 일어나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노래는 아주 간단하고 처음 듣는 사람도 따라 부르기 쉬운 노래였다. 바론도 조금씩 그 노래를 흥얼거리며 따라 부르기 시작했다.


바론이 노래를 부르자 불빛이 점점 더 많이 나왔다. 그러자 쓰러져 있던 바론의 어머니도 눈을 뜨고 주변의 쓰러져 있던 사람들도 조금씩 몸이 녹아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들은 몸이 괜찮아졌는지 곧 해나와 바론을 따라서 같이 노래를 불렀다. 어느새 가루다도 다시 살아나 꼬리를 흔들며 그들의 노래를 따라 짖었다.


“아 이 녀석들! 감히 여기서 그런 노래 따위를 부르다니!”


어둠의 마왕은 오르골을 빼앗고 다시 그들을 얼리려고 했다. 하지만 오르골을 닫아도 사람들의 노래는 그칠 줄 몰랐다.


노래에서 나오는 수많은 불빛들이 사람들을 에워싸고 감옥과 얼음성을 녹이기 시작했다.


그 불빛들은 노랫소리와 함께 점점 퍼져나가 얼음 동상이 된 사람들을 녹이고 원래대로 되돌려 놓았다.


“당장 그만두지 못해!”


이런 경우는 처음 보는 것이라 어둠의 마왕은 얼음이 녹는 것에 당황해하며 소리를 질러댔다.


어둠의 마왕은 해나와 두루를 비롯해 사람들이 부르는 노랫소리에 머리가 쪼개지는 듯한 고통을 느꼈다. 그는 귀를 막고 소리를 지르며 괴로워했다.


검은 그림자로 된 어둠의 마왕의 몸은 불빛들이 관통하면서 조금씩 구멍이 뚫리기 시작했다.


어둠의 마왕은 괴로움에 몸부림치며 천둥 같은 우람한 소리로 공간을 울려대며 울었다.


그래도 사람들은 노래를 멈추지 않았다. 심지어 사람들은 다 같이 손을 잡고 둥글게 돌면서 노래를 불렀다.


그러자 불빛은 노래를 타고 성 바깥으로 퍼져나가 온통 얼음으로 뒤덮인 바다 또한 녹였다.


그곳에는 바론의 아버지와 다른 사람들이 탄 배가 얼음 사이에 끼어서 옴짝달싹 못하고 있던 터였다.


“얼음이 녹는다!”


배에 타 있던 사람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약속이나 한 듯이 그 노래를 따라 불렀다. 배를 에워싸고 있던 얼음들은 녹아서 배는 항구로 돌아올 수 있었다.


사람들은 마을로 돌아가 어둠의 마왕에게 잡혀갔다는 사람들을 구하러 검은 얼음성으로 향했다.


 사람들이 어둠의 마왕을 무찌르기 위해 무기를 들고 검은 얼음성 앞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검은 얼음성이 반 이상 녹은 상태였다.


어둠의 마왕은 빛으로 온몸이 갈기갈기 찢어지며 연기처럼 사라졌다. 사람들은 모두 제 모습을 되찾아 가족들을 찾아서 얼싸안고 눈물을 흘렸다.


검은 얼음성이 녹으면서 검은 얼음성에서 나오던 먹구름들도 더 이상 나오지 않았다.


하늘을 가리던 먹구름들은 조금씩 구멍이 나고 점점 구멍이 커지더니 그 사이로 찬란한 햇살이 눈부시게 땅을 비추었다.


“와아! 눈이 그쳤다! 해가 다시 나온다!”


사람들은 두어 달 만에 하늘이 개는 모습을 보며 기쁨에 넘쳐 소리쳤다. 바론의 아버지도 바론과 바론의 어머니를 찾아서 껴안고 눈물을 흘렸다.


“당신! 건강을 되찾았군요!”


생기를 회복한 바론의 어머니를 보고 아버지가 감격하며 다행이라는 듯이 말했다.


“그동안 약을 구하러 가느라 고생이 많았죠? 무사히 돌아와서 기뻐요.”


바론의 어머니는 손으로 바론 아버지의 뺨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바론은 오랜만에 가족들이 예전과 같은 화목한 모습으로 돌아간 것을 보고 행복했다.


“이게 다 네 덕분이야, 해나. 정말 고마워!”


해나의 손을 잡으며 바론이 말했다. 바론과 해나의 손은 모두 예전처럼 따뜻한 온기를 되찾았다.


“아니야, 나 혼자만은 할 수 없었어.”


쑥스러운 듯 해나는 볼을 살짝 붉히고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해나는 친구를 돕고 자기와 가족들을 구할 수 있게 되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모두들 함께 기쁨을 만끽하고 있을 때 사라졌다고 생각했던 어둠의 마왕의 목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왔다.


“이걸로 끝났다고 생각하고 좋아하지 마라. 난 언제든 다시 돌아와서 너희들을 얼려버릴 수 있어!”


아마도 어둠의 마왕의 형체는 보이지 않게 되었지만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은 모양이었다.


사람들은 다시 예전처럼 돌아갈까 봐 내심 걱정이 되었다. 다시 어둠의 마왕이 돌아올까 봐 사람들이 걱정하며 웅성거리자 바론이 말했다.


“여러분, 걱정 마세요! 우리는 이제 어떻게 하면 어둠의 마왕을 물리칠 수 있는지 알잖아요!”


그리고 바론은 해나를 보며 눈을 찡긋하며 말했다.


“해나, 네가 알려준 노래만 있으면 우리는 이겨낼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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