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내안의나 12화

장석환: 연기할 때가 가장 행복하고 즐거워요 (上)

by B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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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장석환(이하: 장): 백석예술대학교 연극영화과에 재학 중인 장석환입니다.







배우를 꿈꾸고 현재까지의 과정이 궁금해요.

장: 2016년에 방영한 드라마 <W(더블유)>를 본 이후로 배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처음으로 하고 싶은 게 생겼는데, 막상 부모님께 연기하겠다는 말을 꺼내기가 어렵더라고요. 중학교 3학년이 되어서야 예술고등학교에 진학하고 싶다는 마음을 겨우 전했어요.


자식이 배우를 하겠다고 하면 대부분 집안의 엄청난 반대를 예상하잖아요. 그런데 저희 부모님께서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셨던 건지, 아들이 하고 싶은 게 있다는 자체에 대한 대견함 때문이었는지 예술고등학교에 진학하기 위한 준비를 흔쾌히 허락해 주셨어요. 대신 학업을 등한시하면 안 된다는 당부의 말씀을 하셨죠. 그렇게 연기학원을 다니기 시작했고 입시 특기로 뮤지컬을 배웠어요. 제가 몸치에 박치라 수업을 따라가기가 힘들더라고요. 나중에는 학원 가는 게 싫어졌고 실제로 학원에 빠지고 놀러 간 적도 있어요(웃음). 이런 마음가짐 때문이었는지 예술고등학교 진학에 실패하고 집 근처 인문계 고등학교로 진학했죠.


신기하게도 인문계 고등학교에 입학하니 연기가 더 하고 싶어 졌어요. 그래서 연극부에 들어갔죠. 연극부에서 연기를 하며 든 '나를 가장 행복하게 하는 직업은 오직 배우뿐이겠더라'생각으로 현재까지 오게 됐어요.







사전 인터뷰에서 뇌종양 이야기를 했잖아요.

장: 고등학교에서 농구를 하다가 갑자기 쓰러진 적이 있어요. 균형 잡기가 어렵더라고요. 처음에는 단순히 두통이라고 생각했는데 집에 갈 때까지 지속되어서 큰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았어요. 소뇌 쪽에 종양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지금은 멀쩡해요(웃음).







뇌종양 진단을 전후로 생긴 변화가 있나요?

장: 그때까지도 배우가 되고 싶다는 생각뿐이었어요. 반대로 부모님은 공부하기를 바라셨고요. 아무래도 한 번의 기회를 놓쳤기 때문인지 아버지께서는 제가 안정적인 직업을 갖길 바라는 마음이셨어요. 그런데 뇌종양 판정으로 수술을 받고 난 후에는 하고 싶은 거 하면서 건강하게 살라는 말씀을 하시며 제 꿈에 동의해 주셨어요.







힘든 시기가 부모님의 지지를 받을 수 있게 된 기회가 되었네요.

장: 맞아요. 부모님의 반대를 조금 더 쉽게 설득할 수 있었죠(웃음). 처음 예술고등학교 진학에 실패한 후 지금까지, 점차 가족과의 갈등이 커졌을 수 있는데 그렇지 않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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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안의나>라는 작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배우란 다른 사람의 삶을 대신 사는 것’에서 시작됐어요. 혹시 이 말에 동의하세요?

장: 이 문장을 많이 보고 들었거든요. 한 역할을 연기하기 위해서 인물의 행동, 습관, 생각 등을 분석하고 준비하는데요. 그리고 그 인물과 다시 멀어지는 노력도 하고요. 그래서 다른 사람의 삶을 대신 산다기보다는, 잠시 빌려온다고 생각해요. 도화지에 그림을 그렸다 지우기를 반복하는 거죠.







도화지에 그림을 그리는 것으로 비유했는데요. 도화지에는 흔적이 남기도 하잖아요.

장: 실제로 그런 점이 장점으로 나타날 때도 있어요. 흔적을 따라 그대로 진행하면 될 때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반대의 상황이라면 흔적이 남지 않을 때까지 지우개로 더 힘껏 지워야죠(웃음). 그때는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해요.







작품 속의 인물이나 주제를 표현하는 본인만의 방법과 연결될 것 같아요.

장: 비슷해요. 우선은 저만의 분석으로 인물을 그려둬요. 그렇다고 그대로 연기에 반영하지는 않아요. 현장에서 다른 배우와의 호흡이나 감독님의 디렉팅에 따라 더 구체적으로 표현하고 마침내 색을 칠하는 거죠. 생각을 비우고 현장의 흐름에 맞춰 앞으로 가다 보면 그 인물에 대한 생각이나 표현이 더 구체화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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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영감을 얻는다’라는 표현을 하잖아요. 본인은 어디서 영감을 받나요?

장: 소통을 하며 주로 얻어요. 물론 간접 경험인 책이나 영화를 통해서도 가능하겠지만, 저는 아니더라고요. 혼자 준비할 때는 희미한 형태인데, 연습실에서 배우들과 소통하고 호흡을 주고받다 보면 인물에 대한 영감도 얻고 그로 인해 더 구체적인 그림이 그려지더라고요.







연습실 가기 전에는 어떤 준비를 하나요?

장: 잠들기 전에 인물에 대한 생각을 글로 정리해요. 가족관계는 어떻고, 어떤 옷을 입으며, 무엇을 좋아하는지 같은 것이요. 망상이라고 해야 될까요(웃음)? 대사는 외워가는 정도지 입으로 따라 하며 연습을 하진 않아요. 저도 모르게 억양이나 말버릇이 붙는 걸 방지하려고요.







본인의 생각과 외부 의견의 균형을 잘 잡아야겠네요. 각자의 해석이 다를 수 있으니까요.
장: 맞아요. 배우 각자 인물을 해석하는 정도도 다르고 이를 연기에 녹여낼 때의 균형도 필요하니까요. 상황에 맞춰 유연하게 대처하는 것도 배우에게 꼭 필요한 능력 중 하나예요.







현장에서의 소통도 연기에 중요한 부분이 될 수 있겠네요. 본인만의 소통 방법이 있나요?

장: 최근 연극 연습에서 정한 규칙을 하나 말씀드리자면, 연기적인 내용을 피드백하는 경우에는 상대방에게 존댓말로 말하고 상대방의 말을 끊지 않는 것으로 정했어요. 이렇게 서로를 존중하며 의견을 나누다 보니, 상처를 주지도 받지도 않게 되더라고요(웃음).







배우로서 본인만이 가진 마음가짐이 있나요?

정: 거창한 건 아닌데요. 시간 약속이 무척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특히 연기는 혼자 하는 작업이 아니다 보니, 한 명만 늦어도 다수가 손해를 볼 수 있거든요. 그래서 시간 약속을 병적으로 지키는 경향이 있어요. 고등학교 연극부에서 연습 시간에 늦는 친구들이 많았어요. 면전에다 막말을 하진 못했지만 속으로 생각했죠. ‘나는 절대 늦지 말자’고요. 사실 오늘 인터뷰도 한 시간 전에 와서 주변을 구경하고 있었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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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배우가 되기 위해서는 약속시간부터 잘 지켜야겠네요(웃음). 좋은 배우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정: 진실된 연기를 하는 배우가 좋은 배우라고 생각했는데 최근에는 생각이 조금 바뀌었어요. 진실된 연기를 하는 것처럼 보이는 배우로요. 말장난처럼 보일 수 있는데요.


연기하는 배우가 혼을 실은 연기를 하더라도, 오히려 관객이 부담을 느끼거나 진심이 전달되지 않으면 안 되잖아요. ‘보여지는 게 더 중요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죠. 자기감정에 묻히지 말고 관객이 느낄 정도를 전달하도록요.







<다크나이트>에서 조커를 연기한 배우 히스레저가 떠오르는데요. 배역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우울증을 앓다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고 알려졌잖아요. 이와 비슷한 경우를 경험한 적도 있나요?

정: 이데올로기와 자기주장이 확실한 인물을 연기한 적이 있어요. 그런 인물을 공부하다 보니까 제 성격도 그렇게 단호하고 확고해지더라고요. 의식하지 않았는데 저답지 않은 말이나 행동을 한 거죠. 아마 당시에 함께 준비하던 친구들이 저 싫어했을 거예요(웃음).







대중에게 이미 하나의 이미지로 각인되어서 비슷한 인물을 주로 연기하는 배우도 있잖아요. 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정: 배우 본인도 참 힘들 것 같아요. 왜냐하면 다양한 역할을 하고 싶고 할 수 있는데 현실이 그렇지 못하니까요. 반대로 이미 대중에 인식된 이미지가 있는데 새로운 이미지를 대중에게 다시 이해시키기 위한 작업도 쉽지 않을 것 같고요.







연기에도 다양한 장르가 있잖아요. 어디에서 본인의 연기를 보여주고 싶은가요?

장: 어디라고 정해두지 않았어요. 연극, 영화, 드라마 가리지 않고 언제든 저를 불러주시면 그곳에서 연기할 수만 있으면 좋겠어요. 조승우 배우님도 뮤지컬, 영화, 드라마 등 다양한 곳에서 연기를 선보이잖아요. 저도 그렇게 다재다능한 배우고 되고 싶어요.









연기할 때가 가장 행복하고 즐거워요 (下) 편에서 계속됩니다.


1. 인터뷰이 장석환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color._.pastel/

2. 인터뷰어 배대웅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ifyouknowb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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