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의 반복
회사를 퇴근하고 아이를 데리러 가는 길은 설레면서도, 늦진 않을까 초조해하면서도 엑셀과 브레이크를 잘 조절해 가며 유치원 셔틀 내리는 곳에 도착해서는 비상등을 켜고 기다린다. 퇴근길 조금만 차가 막혀도 자칫하면 늦을 수 있어서 초집중을 하고 운전을 하는데, 그 때문일까? 아이를 만나는 순간 안도감 때문인지 벌써부터 피로해진다.
아이에게 피곤한 티 내지 않으려 말을 아끼는데, 그때마다
‘엄마 화났어? 엄마 기분 안 좋아?’
눈치가 빠르고 기민한 아이는 그새 나의 동태를 살피고 물어본다. 왜인지 모르게 또 그 질문에 날이스지만 다시 한번 누르고
‘아니, 회사 마쳐서 조금 피곤해서 그래 괜찮아 미안해’
라는 말과 함께.
그렇게 보채지 않는 날은 그렇게 잘 지나가는 듯하지만 조금이라도 보채면 꾹꾹 눌러왔던 화가 터져 나온다.
‘엄마 옷이 안 벗겨져, 엄마 이것 좀 해줘, 엄마 이거 까줘, 엄마 이거 봐봐....’
‘엄마 밥하고 있잖아, 잠깐만 기다려줘 지금은 볼 수가 없어 급한 거 아니면 조금만 기다려줘 ‘
‘엄마 너무해.. 엄마는 나만 싫ㅇ...‘
‘제발 조금만 기다려줘!!! 엄마 너 위해서 밥하고 있잖아. 엄마 놀고 있는 거 아니잖아!‘
아이를 잘 보고 싶다는 마음과, 나도 좀 쉬고 싶은 양가감정이 매일 내 내면에서 아주 치열하게도 싸운다.
하원하고의 나의 시간은 밥 차려주고, 아이 씻기고, 빨래하고, 아이 가방정리, 택배 정리, 설거지, 나도 그제야 좀 씻고, 잠시 놀아주고 책 읽고 자고 그렇게 매일이 비슷하게 돌아간다.
4시간 남짓.
짧은 시간을 보내는 것 같은데 그 시간이 왜 이렇게 피곤하고 지치는지, (귀찮아... 제발 말 좀 걸지 말아 줘 혼자 있고 싶다...)라는 생각이 몰려오고 나서는, 투정 부리던 아이가 잠 들고나면 후회가 다시금 또 밀려온다.
아무것도 모르는 이 작은 아이에게 내가 무슨 화를 낸 건지, 긴 시간 기관에서 오래 보내준 고마운 아이에게 내가 무슨 나쁜 생각들을 하는 건지,
그냥.. 내 이런 한심하기 짝이 없는 생각들을 정리하고 쏟아내고 싶어 여기에라도 글을 써 내려가 본다. 후회하지 않고 싶어 하는 완벽주의 성격에게 변수가 매우 많은 육아란 정말 정신적으로 참 힘이 든다.
눈에 넣어도 안 아플 거란 말이 너무나 이해 가는데, 왜 몸이 거부를 하는지 정신상태가 글러먹은 건지.... 쪼잘쪼잘 이야기하는 사랑스러운 아가를 이뻐서 바라봐주지 못할망정 좁아 터진 마음을 가진 이 엄마야..
정신 좀 차려라 이 엄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