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속 우울이에게

자주 나오지는 말아 줘

by 비오이영

나는 원래도 힘든 일이 있으면 주변에 말하지 못하고 혼자 끙끙 앓거나 동굴 속으로 들어가서 일명 '잠수'라는 방법을 쓰곤 했었다. 육아우울증, 산후우울증이라는 것을 앓고 나서 왜 그런 걸까, 대체 내가 왜 이러는 걸까를 책과 유튜브 등 매체에서 찾다 보면 어릴 때의 성장과정, 상처받았던 트라우마들이 육아에 있어서도 큰 영향을 미친다는데 오히려 그게 더 싫었던 것 같다.


나의 과거들이 나의 아이에게 영향을 준다니. 그것도 내가 상처받았던 그것들이 나의 소중한 아이에게 영향을 준다니.. 마치 가난이 대물림 되듯이 나약한 정신이 대물림 되는 것이 아닌가


이겨내려고 애썼다.

나의 약한 내면이 나의 아이에게 상처를 주는 것을 막아보려 애썼다. 많이 좋아진 것 같다. 극단적인 생각까지는 들지 않지만, 아이가 자랐고 이제 어느 정도 대화가 되고 정말이지 안 낳았으면 어쩔뻔했냐는 문구 그대로 없으면 안 되는 존재가 되어버렸다.


엄마가 되어가는 성장통을 크게 겪은 듯하다. 나의 삶에서 가족의 삶으로 옮겨가는 듯하다. 행복의 가치가 바뀌고, 삶의 목표가 바뀌었다. 종종 아이가 힘들게 하거나, 호르몬의 영향으로 기분이 오르락내리락하지만 예전처럼 약이 필요한 상태까지는 가지 않는 듯하다.


아이가 없다면, 차라리 결혼을 하지 않았더라면, 부모님이 계시지 않았더라면 나는 살아야 할 이유가 없었다고 생각했었다. 어차피 죽을 거 왜 이렇게 아등바등 살아야 하나 생각했었다.


언제 다시 우울증이 찾아올지 모르겠지만, 자주 찾아오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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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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