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인간으로 키워내는 일
우울증에 허덕이던 정신 못 차리는 시기가 지나,
지금은 어느새 자라 만 4세, 유치원생이 되어있다.
'지금이 너무 이쁠 때다, 그때가 얼마나 이쁜지 몰라~'
어르신들의 말이 아직 이해는 잘 가진 않지만
대충 왜 그러는지 짐작은 갈 것 같다.
사회생활에서 치이고, 계산하고 질려버린 인간관계들 속에서
순수하디 순수한, 무해한 한 생명체가
아무런 조건 없이 무한한 사랑을 주고,
나를 보고 활짝 웃어주는 그거 하나만으로도
'이게 행복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종종 하게 된다.
방귀마저 귀엽고, 코딱지도 아무렇지 않게 파주고,
들숨날숨에 펄럭거리는 코딱지마저도 너무 사랑스럽고,
그 작은 입술로 오물오물 나에게 뭐라 뭐라 말하다 뿅 하고 나오는
침방울이 미치게 사랑스럽고,
자고 일어나서 침자국이 묻은 앵두 같은 입술이 너무 앙증맞기 짝이 없다.
자다가 갑자기 잠꼬대도 하고,
잠든 너의 뒷모습이, 한 뼘도 채 되지 않는 등이 너무 소중하다.
사랑이라는 단어로 표현할 수 없는 이 감정은 뭘까?
내 삶과 인생의 가치관을 송두리째 바꾸어버린 건
육아, 엄마가 되는 순간부터가 아니었을 까 싶다.
머리 고무줄 색깔 가지고 아침부터 울고,
양말이 잘 안 신겨진다고 울고,
신발이 잘 안 신겨진다고 울고....
말도 안 되는 일들로 울고 불고 떼쓰고 하지만,
분명 죽을만치 힘들지만 딱 3년 정도.. 만 키우면 그나마 숨통이 틔어진다.
물론 주변의 도움을 받을 상황, 전업인지 워킹맘인지, 아이의 기질에 따라서도
육아의 난이도는 천차만별이지만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 아이를 키우는 건 어떻냐고 물어본다면
한 명쯤은 꼭 낳아서 키워보라고 말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