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먹어본 우울증 약

by 비오이영

아마도 30여 년을 살아오면서 우울증에 걸린 적이 있었겠지.


여기서, 우울증의 정의란 무엇일까?

우울증은 기분 장애의 일종으로, 지속적인 슬픔이나 흥미 감소, 에너지 부족 등 여러 증상을 동반합니다. 이는 개인의 일상적인 생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만성적일 경우 심각한 기능 장애나 고통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주요 증상

슬픔: 지속적인 우울한 기분.

흥미 상실: 이전에 즐겼던 활동에 대한 흥미를 잃음.

피로감: 신체적 또는 정신적으로 극심한 피로를 느낌.

수면 문제: 불면증 혹은 과다수면.

식욕 변화: 체중 감소 또는 증가.

자기 비하: 부정적인 생각, 무가치감을 느낌.

집중력 장애: 결정하는 데 어려움이 있거나 집중력이 떨어짐.

신체적 증상: 두통, 복통 등의 신체적 고통이 동반될 수 있음.


혼자 지낼 때는 그럭저럭 살다 보니 우울증의 고비를 수차례 넘겼던 것 같은데, 아이와 단둘이 24시간 함께 지내면서 잠도 잘 못 자고, 밥도 잘 챙겨 먹지 못하다 보니 스트레스가 쌓이고 제정신이 아니었던 것 같다.


아이에게 소리치고 화내는 내 모습을 보고, 아 이건 아니다 싶어서 증상이 나타나자마자 병원을 찾아야겠다 싶었다. 위에서 언급한 주요 증상이 모두 해당되었고, 무엇보다 가장 큰 걱정은 나의 이 증상들이 아이에게 전이될까 하는 것이었다. 아이가 잠들고 나면 고요한 시간 속에서 끓어올랐던 감정들이 사라지면서 “이젠 그만하고 싶다”는 위험한 생각도 들었다.


한시라도 빨리 치료받고 싶었다. 내가 아닌, 내 아이를 위해서.


심리 상담을 받는 것도 추천을 많이 받았지만, 상담 비용이 10여만 원으로 비쌌다. 정신의학과에 가면 2-3만 원의 진료비가 나온다는 얘기를 들었다. 가기 전에 정신의학과 진료 기록이 있으면 보험이나 여러 사항에 대해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지도 찾아봤다. 초진은 예약하기도 힘들었다. 아이가 있으니 병원에 갈 시간을 내기도 쉽지 않았다.


예약을 잡고 병원을 방문했다. 친절했던 카운터 선생님, 조도가 낮았던 조명, 고요하고 차분한 공간. 주변을 둘러봤다. 다양한 사람들이 아침부터 대기하고 있었다. 전화를 하며 누구인지 연신 감사하다고 인사하며 머리를 조아리던 할아버지, 손목에 연한 자국이 보였던 고등학생 정도로 보였던 엄마와 함께 온 여자 아이, 그리고 매우 평범해 보이는 사람들이 있었다. 나도 그렇게 보였겠지. 다들 각각의 이유로 마음이 아파서 찾아왔겠지.

호명되자 진료실로 들어갔다. 아무래도 여자의 마음은 여자가 더 잘 이해해 줄 거라 생각해 여의사를 찾았다. 50대 정도의 여성 의사 선생님이 인자하게 맞아주셨다. 첫 진료가 끝났다. 별로 말을 못 했던 것 같다. 눈물이 너무 많이 나서할 말을 전부 하지 못했다.

내가 겪은 정신의학과의 시스템은 이러했다. 초진에서 이러저러한 정황을 듣고 그에 맞는 약을 처방해 준다. 그리고 방문 주기에 맞추어 진단, 증상 완화 정도에 따라 약을 다시 조절받는다. 그래서인지 재진을 받은 사람들은 진료실에 들어갔다 나오는 시간이 길지 않았다.


나는 '푸로작'이라는 약을 한 알 처방받았다. 약 먹는 게 처음이라 가장 낮은 용량으로 처방해 주셨고, 2주 후에 다시 오라고 하셨다. 약을 먹는 것이 조금 두려웠다. 약에 의존할까 봐, 주변에도 20년 넘게 정신과 약을 복용하는 사람이 있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울감에 빠져 사는 사람을 봐왔기에, 약을 먹어도 낫지 않을까 봐 가장 무서웠다. 낫지 않을까 봐...


약을 먹어본 후기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그 시기 즈음에 아이가 좀 더 잠을 잘 자주기도 했고, 신랑에게도 내가 정신의학과에 다녀온 것이 충격이었는지, 그 후로 더 면밀하게 나의 상태를 살펴보고 신경을 많이 써줬던 것이 도움이 되었는지 모르겠다.


그렇게 내 인생의 첫 경험으로 정신의학과를 다녀왔고, 그 이후로 두 번 정도 더 내원했던 것 같다. 우울증이 감기처럼 왔다 갔다 하는 것이라고 하더라. 다시 또 우울증이 찾아올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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