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별똥별의 꼬리
요즘 글을 쓰는 게 참 쉽지 않네요. 글을 쓰며 묵었던 감정들을 쏟아낼수록 마음속이 자꾸 무거워지는 걸 느끼면서, 왜 그리 마음이 힘든지 생각해 봅니다. 모아둔 글감들은 여전히 오래된 상처 같습니다. 아직 아물지 않은 채로 남아 있어서 그런가 봅니다. 만지면 다칠까 봐, 아플까 봐 겁이 나 그저 바라보기만 합니다. 내 이야기는 아직도 너무 뜨거워서 쉽게 꺼내놓을 수도 만질 수도 없는 상태입니다. 마치 막 끓여 낸 뚝배기의 된장찌개처럼 한 김 식혔어도 숟가락에 올려 후후 불어가며 먹어야 하는 것처럼, 제 감정도 한 김 식을 때까지 기다려야 할 것 같군요.
이런 이유로, 지난 일주일간은 글을 거의 쓰지 못했어요. 일이 바빠서 그랬던 것도 있지만, 제가 쓰는 글들이 저를 예전으로 돌아가게 해 떠오르는 그때의 감정들로 지쳤나 봅니다. 그래서 상처가 되었던 일은 꺼내 쓰지 못하고 다시 기억에 잠가두었습니다. 그래서 하나의 소원 빌어봅니다. “잊을 건 잊을 수 있는 능력”이 있으면 좋겠다고요. 지나간 기억들이 모두 필요한 건 아닐 테니까요.
그래서 또 가끔은, 그 작은 좋은 기억들이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소중하다는 것도 깨닫게 됩니다. 예를 들어, 어릴 적 할아버지에게 젓가락질을 배우던 기억처럼요. 그때는 별것 아니었겠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그게 참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추억이 되었습니다. 그런 소소한 기억들이, 깊은 상처를 조금씩 덮어주는 힘이 되는군요.
"나도 그때는 이렇게 사랑받던 아이였지. 그러니까 지금도 괜찮을 거야."
그렇게 스스로 위로하는 순간들이 있습니다. 오늘 밤도, 그 기억들이 반짝이는 별처럼 내 마음속을 밝혀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언젠가 다시 그런 순간들이 찾아올 것을 기다리며 오늘을 견디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