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북극성으로 가는 길
날이 점점 추워지니 겨울이 더욱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바람이 차가워질수록 밤하늘을 자주 올려다보게 됩니다. 추운 겨울일수록 별이 더 잘 보인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요즘엔 하늘이 날씨보다 미세먼지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는 걸 알면서도 자꾸 밤하늘을 올려다보게 됩니다. 왜일까요?
옛사람들은 길을 잃어버렸을 때 북극성을 나침반 삼아 길을 찾아갔다 합니다. 우리도 살다 보면 막다른 길을 만난다거나, 광활한 대지 위에서 목적지를 잃어버린 것처럼, 어느 길로 가야 할지 막막했던 적이 한 번쯤은 있었을 겁니다. 그럴 때면, 옛사람들처럼 마음속의 북극성을 찾기도 하죠. 그 목적지가 모두 다른 곳일지라도 말이에요. 그렇게 저는 가끔, 생각을 멈추고 잠시 쉬어봅니다. 내 마음속의 북극성을 찾을 때까지 말이죠. 그 자리에서 쉬며, 지금 향하고 있는 길의 방향과 전혀 상관없는 일을 한다거나, 생각은 멈추고 주어진 일에만 집중하다 보면 어느새 용기 있게 올바른 길로 한 발 내디디고 있는 저를 발견합니다.
이처럼 생각을 쉴 때, 저는 창밖을 가장 많이 봅니다. 특히 추운 바람을 맞으며 볼이 얼얼해질 때까지 밖에서 어두운 밤하늘을 보면, 나는 여기에 왜 있는지,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 또 앞으로 펼쳐질 길은 어느 방향으로 뻗어있는지 살피며 쉬어가는 시간이 됩니다. 그 시간은 혼자여도 괜찮고, 누군가와 어떤 길을 선택할지 함께 고민하는 시간이 되어도 좋습니다.
생각해보면, 휴식이 없는 여행만큼 고단한 여행은 없으니까요. 어떤 여행이든 충분한 휴식 시간을 만들어야, 후에 그 여행을 되돌아볼 때 ‘그때 그 여행길 참 괜찮았지.’라고 회상하게 되는 것처럼 가끔은 우리 인생 여행도 ‘쉼’에 인색하지 않길 좋겠다는 생각을 날려봅니다.
제 생각을 받은 누군가는 하늘을 볼 여유가 없다고 말할지도 모릅니다. 그러한 사람들은 나만의 삶의 목표가 있음을 잊고 사는 게 아닐까요. 현실에 쫓겨 살다 보면, 누군가의 말처럼 사는 대로 생각하고, 생각나는 대로 말하게 되니까요. 그렇게 정신없이 살다 보면 나도 모르게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는 잘못을 저지르고 말고요. 이 사실을 알고 나서야 내가 쉼 없이 달려온 결과임을 부작용임을 알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런 순간이 오는 날이면 목적 없이 목표만을 향하는 나를 반성하고 또다시 올바른 길을 찾으려 마음속의 북극성을, 하늘을 바라보며 찾습니다. 오늘도 이렇게 또다시 목표를 향한 길로 발걸음을 돌리는 중입니다.
목표를 향해 끊임없이 걷는 사람들을 보면 ‘목적’이 뚜렷하다고 합니다. 물론 목표는 누구나 마음껏 자유롭고 쉽게 정할 수 있지만, 그 길이 뚜렷하여 목표지점까지 도달하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누군가는 멀고 먼 길을 돌아가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목표를 위해 그 길이 어떤 길이든 분별없이 가리지 않고 걷기도 하지요. 또 어떤 이는 목적지를 잃어 그 자리에 주저앉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목표를 위해 목적을 뚜렷하게 만들려면 어떤 생각을 가져야 할까요. 목표가 여행길의 도착지라면, 도착지까지 가는 여정을 목적이라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그 방법으로서 ‘나’에 대해 잊지 말고 스스로 질문하는 휴식, 그 시간을 갖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사실, 북극성은 우리의 도착지를 찾을 수 있게 도와주는 존재일 뿐 목적과 목표를 향하는 것은 결국 ‘나’라는 존재이니까요. 그렇기에 하늘을 본다는 것은, 목적을 찾고 목표를 성취하기 위한 또 다른 나를 찾는 여정, 즉, ‘쉼, 여유, 휴식’, 이 모든 것을 의미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것은 몰라도, 이 시간만큼은 누구에게나 꼭 필요한 시간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목적 없는 목표는 의미가 없다는 말의 의미를 한 번 더 되짚어보고 그 생각의 끝에 어제보다 더욱 매서워진 바람에 코끝을 시려하며 오늘도 남색 하늘을 올려다봅니다. 저 남색 빛 하늘에는 저뿐만이 아닌 다른 이들이 올려다보는 북극성도 있겠지요.
남색 하늘의 북극성이 유난히 더 반짝거리는 이 밤, 이제는 목적이 뚜렷한 목표처럼, 선명하게 반짝거리는 저만의 별자리를 만들며 더 많은 이야기를 써나가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