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등을 떠미는 강하고 빠른 호흡에
순식간에 공중으로 흩뿌려진다
나는 네게 꽃가루, 솜깃털, 가는 모래알
또는 성가시고 간질이는 세상의 모든 것
내 작은 몸짓에도 넌 재채기를 터트린다
숨구멍을 가린 채 두 눈 꼭 감은 네 모습은
실체 없던 나의 존재를 다시금 상기시키고
날이 선 갈고리가 되어 온몸을 할퀸다
나는 끝내 고개를 돌려 허공을 부유한다
부르튼 살갗, 충혈된 흰자위 따위 괜찮다
다 괜찮다
그저 당신의 안녕을 위하여 마지막 걸음을 뗀다
나는 벗어나도 결국은 벗어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