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OP로 수업하는 거 어떨까요?
한국어 토픽 1~2급 수준의 중학생들을 데리고 K-POP 수업을 했다. 시중 교재로 하는 틀에 박힌 수업이 아닌 내 식으로 수업을 하고 싶었다. 학생들에게 K-POP과 드라마 수업을 하겠으니 원하는 노래와 작품을 알려 달라고 했다. 블랙핑크의 리사를 좋아하는 학생과 리사가 출연한 차쥐뿔(가수 이영지가 호스트인 유튜브 채널로서 '차린 건 쥐뿔도 없지만'이 원래 이름이다.)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BTS 정국의 <Still With You>의 가사 중 '함께 웃고'를 흥얼거리는 학생들이었기에 그들의 관심사를 맞추어 수업하면 좋을 듯했다.
그들에게 처음 내민 곡은 <마이데몬> OST이자 윈터가 부른 <With You>이다. 이 역시 학생들의 희망곡이다. 나는 이 수업을 준비하기 위해 표준 발음 검색기와 챗GPT를 활용했다. 수업 목표는 다음과 같았다.
1. 한국어 표기와 발음의 차이를 이해할 수 있다.
2. 한국어 가사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수업 준비를 하다 보니 노래 가사의 반이 영어라는 아쉬움이 있었다. 그래도 한국어로 쓰인 부분은 시적이어서 학생들에게 비유적 표현도 가르칠 수 있었다. '눈감은 나의 마음'을 '닫힌 내 마음'처럼 중국어로 의역한 문장을 보여 주니 여학생 하나가 감정 연기를 했다. 마치 내가 <첨밀밀>' 즉 '<甜蜜蜜>(톈미미로 읽으며 꿀처럼 달콤하다는 뜻이다.)'을 불렀을 때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 '사랑 노래라 더욱 감정이 실리는구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러시아어권 학생은 내가 번역해 간 러시아어 문장을 받아 적는 성의를 보였다. 한국어 문장의 뜻을 더 잘 가르치고 싶은 내 마음을 읽어 준 학생에게 나는 몇 번이고 감사의 인사를 했다. 그리고 챗GPT에도 감사의 뜻을 전한다. 파파고나 구글로도 러시아어 번역은 가능하다. 하지만 아래와 같이 프롬프트를 작성한다면 번역 자료를 얻는 게 수월하다.
학생들에게는 '헤아리다'의 두 가지 의미를 알려 줬다. '세다'와 '이해하다'. 어떤 의미인지 물으니 '이해하다'의 의미인 것을 받아들였다. 러시아어와 중국어 번역문을 병기해서 그런 것이 아닐까 하는 뿌듯함을 느꼈다.
다음 수업으로 <도깨비>를 준비했는데 K-POP 수업 반응이 좋아서 몇 번은 더 노래를 듣고 따라 부르는 시간을 보내려고 한다. <곰 세 마리>와 같은 동요나 무조건 시끄러운 노래가 좋다는 학생의 반응이 재밌어서 설문 조사한 내용을 공개한다.
2시간 수업을 위해 몇날며칠을 고생하지만 콘텐츠는 오래 남는다. 그리고 준비해 간 만큼 학생들의 호응이 좋으면 강사로서 보람이 크다. 내가 작성한 글이 한국어 수업을 고민하는 누군가에게 보탬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