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와 회사 전반에서 중요한 동료애와 리더십
점심시간을 제외한 하루 9시간, 주 5일씩 일 년에 2,160시간, 십 년이면 21,600시간. 퇴근 후 집에 돌아가면 4~6시간의 단비 같은 휴식 후 잠에서 깨면 또다시 출근해 일하는 루틴. 집에 있는 시간보다 회사에 있는 시간이 더 많아지면서 회사가 개인에게 끼치는 영향은 아주 크다. 연봉과 사내 환경 및 복지, 직장과 집까지의 거리, 워라밸과 직무 적합성 등 우리는 회사를 고를 때 여러 가지를 고민하지만, 입사 전까지 알 수가 없어서 가장 두려운 부분이 바로 '사람'이다.
직장인 중 상당수가 직장 동료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 한 공간에서 좋든 싫든 계속 부딪혀야 하기 때문이다. 나와 성향이 맞으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성향이 다르면 이해가 필요하다. 허나 회사 사람들은 인내심이 많지 않다. 가뜩이나 일도 스트레스받는데 타인을 이해하려는 노력보다는 '쟤는 왜 저래?' 하며 나와 맞지 않는 사람, 이상한 사람이라고 치부해 버린다. 점점 그 사람을 멀리하고 상대방도 나의 그런 태도를 느끼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일도 쉽게 풀리지 않는다.
팀워크는 일과 스포츠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구기 종목의 스포츠는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다. 축구, 농구, 야구, 배구 등 모두 팀워크가 잘 맞아야 좋은 결과를 이룰 수 있다. 한 번씩 촬영이나 미팅을 위해 경기장을 가면 팀마다 다른 분위기를 느낀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그런 팀 분위기는 디자인을 통해서도 나타난다. 그리고 이러한 팀 분위기는 경기 결과로도 이어진다.
사무국 직원들과 선수들이 격 없이 장난을 치며 유쾌한 팀은 최종 디자인도 밝고 컬러감이 느껴지고, 선수단부터 사무국까지 군대처럼 보수적인 팀은 강하고 센 분위기로 디자인이 확정될 때가 많다. 선수들끼리 물총을 뿌리고 감독님에게도 스스럼없이 장난을 치는 팀은 정규리그 1위 후 통합우승까지 거머쥐었고, 군기가 들어 다소 경직돼 보였던 팀은 잘 나갔던 과거를 뒤로 한 채 한 없이 추락했다.
스포츠든 회사든 모든 일은 사람과 사람이 하는 일이다. 팀 분위기가 좋다면 더더욱 좋은 결과를 낼 가능성이 높아진다. 아직 나도 사회 초년생에 가까운 만 2년 차지만, 공동의 이익을 내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사회생활이 필요하다는 걸 느꼈다. 동료들과 매번 커피 타임을 즐기며 일보다 친목 도모를 중시하는 건 옳지 않지만, 동료들과 어울리지 않고 혼자서만 일하는 것도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건 역시나 적당히다. 적당히 선을 지켜 친목을 도모하고, 업무에 집중해야 한다.
그렇다면 팀워크를 더욱 좋게 만드는 '적당히'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본인의 업무를 잘하는 게 기본이다. 본인의 업무도 잘 못하면서 친목만 하는 사람은 재밌는 사람이 될지는 몰라도 인사 평가가 좋지 않을 것이다. 회사는 친구를 사귀러 온 곳이 아니다. 회사는 어떤 일을 성사시키기 위해 모인 목적 집단이니 결국 일을 잘하는 게 우선이다.
그러나 일을 잘하는 와중에도 너무 마이웨이로 나아가서는 안된다. 이기적이고 개인적으로 일을 하다 보면 '저 사람은 일은 잘하는데 일을 함께하고 싶은 마음은 안 들어'라는 생각이 들기 십상이다. 본인의 업무에 익숙해진다면 점차 주변을 둘러보자. 주변을 둘러보다 동료의 작은 부분이 바뀌었거나 일을 잘했다면 칭찬을 해 보는 것이다. '머리 잘랐네요, 00 씨에게 참 잘 어울리는 스타일 같아요'라는 말 한마디로 상대는 아침부터 기분이 좋아질 수 있다. 업무에 도움을 주거나 간식을 나눠준다면 미소 지으며 고맙다고 말해보자. 작은 칭찬과 감사 인사 하나가 팀 전체의 분위기를 바꾼다.
팀워크를 논할 때 가장 중요한 인물이 있다. 바로 '리더'다. 팀의 리더가 어떤 성향인지에 따라 팀의 분위기는 180도 바뀐다. 특히 스포츠는 감독에 의해 분위기가 많이 변한다. 앞선 예시로 들었던 두 구단의 감독들은 성향이 다르다. 유쾌한 팀의 감독님은 본인 또한 장난기가 많고 선수들과도 격 없이 가까이 지내는 반면, 보수적인 팀의 감독님은 다소 거칠고 군대 상관처럼 선수들의 군기를 잡는 모습이 보였다.
사람의 기를 죽여서 복종하게 만드는 방식은 요즘 시대에는 잘 먹히지 않는다. 표면적으로는 군기가 잡혔을지 몰라도 속으로는 분노와 반발심이 들끓을 것이다. 개인을 존중하지 않는 리더십은 이제 살아남을 수 없다. 내가 생각하는 좋은 리더란 팀원들의 이야기를 적극적으로 듣고, 수용 가능한 범위는 받아들이고 잘못하거나 아쉬운 점은 부드럽지만 명확하게 이야기해주는 사람이다.
"너 내 동료가 돼라!"라는 말,
들어본 적 있는가?
만화 '원피스'의 주인공 '루피'가 해적단을 이끄는 선장으로 동료가 되고 싶은 사람들에게 하는 말이다. 루피는 '원피스'라는 전설 속 비보를 찾기 위해 자신의 동료들과 함께 항해를 한다. 루피는 바보 같을 정도로 단순하고 낙천적이며 어쩌면 망상에 가까운 '원피스'를 찾고 '해적왕'이 되기 위해 위험천만한 모험을 무릅쓴다. 루피가 자신의 목표를 위해 동료를 사지로 내몬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위기 상황에서는 주저 없이 자신을 내던져 온몸으로 동료를 보호하고 구해낸다. 또한, 모두가 절망하고 힘을 잃어도 특유의 낙천성과 도전정신으로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팀을 이끌어간다.
어른이 되면서 루피 같은 사람은 정말 만화 속에만 존재하는구나 싶었다. 리더로서 동료를 위해 스스럼없이 나서거나 끝까지 해보자 가보자고 말하는 사람, 잘못이 생겼을 때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책임을 지거나 동료들의 말을 귀담아듣는 사람은 정말 보기 어렵다. 현재는 한 직장에 몇십 년 동안 오래 머무는 시대도 아니고, 쓸데없는 회식이나 공동체 문화는 없어져야 하는 게 맞다.
하지만 이런 세상일수록 우리는 서로를 더욱 배려하고 의지해야 한다. 설사 불가능하더라도 우리는 할 수 있고, 해낼 수 있다고 말을 해야 한다. 각자의 연유로 어쩌다 같은 배를 타게 되었지만, 이왕 한 배를 탄 거 서로를 좀 더 이해하려 노력해보자. 거친 파도가 우릴 덮쳐와도 함께 이겨내 보자. 그러다 보면 안개가 걷히고 어느 순간 '원피스'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루피가 끊임없이 외쳤던 것처럼 최고의 '해적왕'이 되어서 말이다.
쉼 없이 흘러가는 시간
이대로 보낼 수는 없잖아
함께 도전하는 거야
너와 나의 손을 잡고
우리 모두 꿈을 모아서
거센 바람 높은 파도가
우리 앞길 막아서도 결코 두렵지 않아
쉼 없이 펼쳐질 수많은 시련들
밝은 내일 위한 거야
원피스!
만화 원피스 ost -우리의 꿈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