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성공해야 하는 이유

사회 안에서 성공이란

by jiaopal

정확히 몇 살 때인지 기억나지 않지만, 저는 꽤 어렸을 적부터 TV나 책에서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많이 접하곤 했습니다. 부모님은 한 번도 저에게 공부하라는 강요나 잔소리를 하신 적 없지만 성공한 이들의 이야기에 많이 노출시키는 것이 은근한 교육 방침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전략이라면 전략일 수 있는 교육방식은, 저에게 잘 먹혔습니다. 그들의 꿈같은 이야기를 듣고 읽을 때마다 매번 흥미롭게 접하곤 했거든요.


저마다 다른 성공 스토리를 가지고 있었지만, 그들이 이야기했던 성공과 직결되는 몇 가지 단어들이 아직 생생하게 남아있습니다. '끈기 있는', '성실한',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독서를 많이 하는', '전문적인', '독한'과 같은 단어들이었죠. 그들의 이야기를 너무 많이 접했던 저는, 나중에 꼭 성공하고 유명해지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오죽하면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난 후 항상 저는 저 자신을 대입해, 유명한 토크쇼나 강연장에 나가 저에 대한 성공 스토리를 말하는 상상을 하곤 했습니다. 제가 무슨 직업을 갖고 있을지 전혀 몰랐지만, 그 장면에서 저의 모습만큼은 그들과 별다른 바 없이 끈기 있고, 성실하며, 아침에 일찍 일어나 독서를 하는 사람이 되어있었죠.


비단 그들의 성공 스토리뿐만 아니라, 사회에 나와 살면서도 위 단어들을 귀에 박히도록 들어왔습니다. 성공하려면 이래야 해, 저래야 해 등등 말이죠. 물론, 시도해보았습니다. 마치 모범답안처럼 회사에 몇십 분 일찍 출근해 따듯한 커피를 한잔 마시며 책이나 뉴스를 읽어보기도 하고, 지친 티를 내지 않으며 끈기 있고 성실한 모습을 보이려 무던히도 애를 썼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아무런 목적도 없이 무작정 열심히만 하는 바보 같은 저의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당시에는 분명 뚜렷한 목적이 있었던 것 같았는데 열심히 뛰다 문득 숨을 헉헉대며 뒤를 돌아보니 내가 왜 뛰고 있었지? 라는 의문이 들게 된 것입니다. 무엇보다 내가 진짜 성공하고 싶은지, 아닌지도 혹은 내가 생각하는 성공이란 무엇인지조차 뚜렷하지 않은데 무조건 성공만을 좇은 저 자신이 너무나도 어리석게 느껴졌습니다.

사실 저는 아침에 늦게 일어나고 싶었고, 게으름도 피우고 싶었으며, 입사 일주일 만에 회사를 그만두고 싶었던 적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무엇 하나 편하게 하지 못했죠. 몰래몰래 주말이 되면 침대에 온종일 짱 박혀 아무것도 안하기도 했지만 무언가가 저를 계속해서 압박하고, 감시하는 기분이 들어서 편하게 게으름을 피우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보니, 다시 원초적인 질문으로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성공이란 무엇일까? 왜 성공을 해야 할까? 라는 질문들이었습니다. 슬픈 점은, 이런 질문 또한 성공하지 않음을 위한 자기 위로 적 질문으로 느껴진다는 것이었습니다. 질문에 대한 답을 찾고자 하니, 깨닫게 된 사실이 하나 있었습니다. 어렸을 적 봐왔던 그들의 성공 스토리가, 사실 저에게는 알게 모르게 '압박'으로 다가왔다는 사실을 인지하기 시작했습니다. 어린 마음에 그들을 성숙하게 바라보지 못하고 무조건 '나도 저들처럼 되어야 하는구나'라는 세뇌적 인지를 한 것이라 느껴졌죠. 그리고는 사회에 나와서도, 또 다른 '저들'을 만족시키기 위해서 내가 예비-성공인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의무감이 들기도 했고요.


성공. 좋지요. 단어에 이미 꿀이 발라져 있는 듯 성공이라는 것을 떠올리고 내뱉는 순간 막연한 달콤함 먼저 떠오릅니다. 그러나 현대 사회에서 성공을 하는 것이란, '목적하는 바를 이룸'이라는 사전적인 정의와는 달리 여러 복합적인 요소가 덧붙여져 멈추지 않고 바람이 주입되는 풍선처럼 끝없이 부풀려져만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마치 그것이 우리가 살아가는 데에 있어 이루어야 할 궁극적인 목표인 것처럼 말이죠.

그렇다면 원초적인 질문을 다른 것으로 바꾸어, 다시 한번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가 이루어야 할 궁극적인 목표란 과연 무엇일까요?


저는 최근에도 성공한 이들의 이야기를 종종 접하곤 합니다. 그들의 이야기를 접할 때마다 너무 존경스럽고 멋있게 느껴집니다. 분명 본받아야 한다고 생각도 하고요. 하지만 더 이상 그들처럼 돼야 한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게 되었습니다. 저들이 이루고자 하는 목표와 제가 이루고자 하는 목표에는 분명한 차이점이 있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저들은 저들 나름대로 훌륭한 업적을 이루고, 저 또한 저 나름대로 훌륭한 업적을 이루면 되리라 생각합니다.





이전 01화우리들의 이유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