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잘러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해요?
마케팅 문제 해결과 커뮤니케이션 방안 도출
마케터에게 제일 중요한 능력은 무엇일까? 창의력? 데이터 분석력? 나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라고 말하고 싶다.
협상의 대가 스튜어트 다이아몬드는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라는 책에서 이런 말을 했다.
ㅣ 직장에서 원하는 것을 얻는 또 다른 전략은 상대방이 인식하는 위험을 줄여주는 것이다.
마케팅 또한 마찬가지다. 내가 지금 이 사람에게 필요한 걸 줄 수 있느냐 없느냐. 크게 보면 이게 마케터의 일이다.
이때의 대상은 상사가 될 수도 있고 고객이 될 수도 있다. 상사의 고민을 해결해주는 마케팅 전략 방안을 내놓던가. 고객이 보고 싶어하는 콘텐츠를 만들어 내던가. 이왕이면 둘 사이의 접점을 찾아 한 번에 둘 다를 해결하던가. 뭐든 잘만 하면 당신은 일잘러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자면 이런 경우가 있었다.
ㅣ 우리는 그런 거 없니? 알라딘 같은거. 뭔가 좀 엮을만한 걸 해봐. 흥행했던데.
ㅣ 펭수 유명하잖아. 펭수 앨범 우리 유통으로 나오니까 발매될 때 홍보에 힘 좀 써보자.
부서원들 각자 맡고 있는 루틴 업무, 팀 단위로 새롭게 기획 중이던 아이템을 제하고서 느닷없이 이런 문제가 제기되는 경우는 대개 그보다 더 윗선에서 나온 안건일 확률이 높았다.
ㅣ 알라딘 영상은 소셜에 사용 못하지? VOD 나오면 우리 서비스에서 들으라고 자막이라도 입혀볼까? 소셜미디어에선 활용할 만한 거 없니?
ㅣ 경품 좀 크게 걸어서 뭐라도 만들어봐. 펭수 관련 경품 크게 걸만한 거 없어?
상사 입장에서 정말 급해질 때면 이런 말도 나오기 마련이었다.
ㅣ 뭔가 빵빵 터질 만한 거 있잖아? 그런 것 좀 만들어보라고.
이미 인기가 정상에 달해있는 것들과 우리 브랜드를 어떻게 엮는단 말인가.
이제 이 문제를 해결하냐 못하냐에 따라 크게는 연말 평가, 작게는 부서 내 입지에 영향이 가게 될 것이다. 피평가자이자 조직원인 나는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소셜미디어는 언제나 가장 쉽고 가장 빠르며 가장 돈이 안 드는 매체에 속했다. 때문에 여러 가지 아이템을 떠올리다 시간이 다 지나가버리면, 마지막 선택지로 남는 것 또한 소셜이었다. 이미 인기가 정상에 달해있는 것들과 우리 브랜드를 엮는 것도 문제지만 이걸 어떻게 우리 채널에 맞게 녹여낼 것인가. 직무적인 관점에서도 고민해야했다.
오랜 소셜 운영 경험 상 참여 형 콘텐츠는 경품을 크게 건다고 능사가 아니었다. 정말 효과적인 참여 형 콘텐츠는 당대의 뜨거운 감자를 가져와 팬들이 알아서 놀게끔 판을 만들어줘야 했다. 이렇게 되면 광고 하나 없이도 소셜을 양수 삼아 콘텐츠가 자가바이럴 되며 스스로 커갈 수 있었다.
업로드하는 즉시 초당 5~6개의 좋아요를 받고 다음날 출근하면 몇천 개의 사용자 반응이 달려있는 콘텐츠. 이런 걸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우리 고객이 누구인지부터 알아야 했다. 다음으로는 철저히 그들 시각으로 대상을 바라보고 그들의 언어로 말하고자 하는 바를 이야기해야 했다.
아래 두 개의 콘텐츠는 이런 방식을 통해 스스로 자체 제작해서 배포한 콘텐츠들이다.
알라딘 활용
펭수 활용
13-18세대가 80% 이상인 소셜 채널에서 우리 서비스명(브랜드명), 우리 서비스 UI(음원차트)를 그들의 언어로 재밌게 풀어낸다면 바로 이런 형태일 것이다. 내부에서 예시로 언급했던 알라딘과 펭수 소재를 활용했고 광고비 없이 페이스북 상에서 화제 됐다.
소위 말해 ‘터지는’ 콘텐츠였고 상사의 문제를 해결해줬으니 당연히 좋은 평가도 받게 됐다. 이 콘텐츠는 바이럴이 잘 된 끝에 더피알이라는 인터넷 뉴스에 우연히 소개되며 우리 브랜드에 대한 언론 홍보 또한 진행됐다. 덕분에 부서 내 입지가 좀 더 단단해졌고 업무 자유도 또한 상승됐다.
더피알일잘러가 되는 방법은 이렇듯 간단하다.
우리가 지금 어떤 문제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 마케터가 그걸 명확히 볼 줄 알고 자기만의 답을 제시할 수 있다면 그 사람은 일을 잘하는 사람일 것이다.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겠지만 가급적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향으로 흐름을 만들어가는 것. 이게 내가 생각하는 마케터에게 가장 필요한 자질이자 능력이다. 내부의 목소리와 외부의 목소리를 잘 듣고 적시에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방안을 도출해낼 수 있다면 당신은 일을 잘하는 마케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