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프로젝트의 딜레마와 블랙스완

느슨한통찰(3) Save the world or Save my world

by 와이키키

트럼프는 풍력발전을 가장 비효율적이며 거대한 사기라고 언급했다. 흥미롭게도, 비록 태양광발전은 에너지 효율이 20%남짓이라고는 하나, 풍력발전은 50%까지도 가능하여, 웬만한 재래식 화석연료 발전보다 효율이 좋다. 더군다나 수력은 70% 이상의 효율로 간헐성 없이 지속가능한 에너지원의 대표주자이다.하지만 '친환경'이라는 수식어가 무색하게도, 친환경 발전 프로젝트 역시 환경 파괴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다. 대체적으로 경제성 있는 부지는 대개 인간의 활동이 어려운 지역으로, '불용지 활용과 신재생'이라는 명분하에 개발되곤 한다. 그러나 생태계 사슬 관점에서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한때 먹구름이 낀듯 하늘을 뒤덮으며 날던 여행비둘기는 멸종되었고, 서호주 필바라의 메마른 땅에도 어딘가 굴을 파고 사는 Bilby의 서식지가 조용히 사라지듯,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생태계는 꾸준히 위협받고 있다.


1751035785045.png 멸종위기에 있는 Bilby, Image by Chat GPT


인류의 개발로 인해 기후변화를 포함한 환경이슈는 매년 화두가 되고 기승전 결과로 매번 언급된다. 이런 이슈들이 결과론적인 이유는 환경 이슈가 가랑비에 옷깃을 적시듯 서서히 스며들다가 옷이 젖었다고 깨달을 때면 이미 필연적 사실로 다시 마주하기 때문이다.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얽히고설켜 있는 플랜트 프로젝트 또한 마찬가지로 환경 이슈는 준공 후 수십년 가동 후에나 뚜렷하게 문제가 드러나고, 반대로 주요 원인에 대한 기억은 시간이 지날수록 희미해져만 간다. 특히, 정치와 결합하는 환경 이슈가 발생하는 경우, 해당 플랜트의 사회적 파급효과나 주변 인구의 경제적 의존성은 전적으로 배제하고, 그저 존재자체를 부정당하는 사례를 종종 본다. 따라서 Unknown-Unknown 리스크 중 불가피하게 환경 분야에 블랙스완 이슈가 발생 시 사후합리화로 스스로를 변호해왔던 일부 정책 입안자를 포함한 다국적 사업 개발자들은 플랜트 프로젝트를 하며 대부분 죄수의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기후 이슈로 범위를 좁혀보면, 기후협약과 같은 전지구적인 합의는 마치 서로 합의 하에 모여 줄다리기를 하는 것과 같다. 이런 집단 속 Freerider는 나타나기 마련이고, 이들에 의해 개인이 발휘하는 노력을 의도적으로 줄이는 링겔만 효과가 나타난다. 국가를 개인이라고 가정하면, 개인 이익과 집단의 편익이 상충하는 경우가 다반사인 집단의 합의에서 방관자 효과가 발생하는 것이 놀라운 일은 아니다. 집단이나 다수를 규제하는 효율적 방법 중 하나는 다수가 공용으로 사용해야하는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 같은 논의는 1차대전 후 국제연맹이나 2차대전 후 국제연합의 역사에도 알 수 있듯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라 기존의 역사가 답해준다. 따라서, 이를 국가간 합의나 조약으로 Top down 규제하는 것이 가장 빠르지만, 플랫폼 자체에 대한 당사자별 이해관계가 달라 신뢰성 확보에 시간이 필요하다. 동시에 각 국 정부는 합의된 타겟을 달성하기 위해 자국에서 활동하는 기업에 이를 할당하면서 또 다른 이해충돌을 일으킨다. 그렇다면, G2G나 G2B, B2B간 이해충돌을 최소화하는 플랫폼을 기대할 순 없을까?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바로 필연적인 동참이 필요한 환경이슈에서도 'Save the world'라는 자기 희생적 참여가 아닌 각자의 입장에서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플랫폼에 의해 그룹간 Peer review하는 예는 다양하게 활용되는데, 그 중 하나가 탄소 footprint 기록이다. 탄소배출 기록의 경우 데이터의 불변성과 기록성을 고려하여, 블록체인 기반하에 기업에서 탄소 footprint를 기록하면, 정부는 이를 기반으로 보조금이나 보상책을 제공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시스템을 탈국가화하여 G2G로 상호 호환 가능하게 적용하면, 탄소를 줄인 기업은 해당 기록으로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그린 인증을 받아 마케팅에 활용가능한 플랫폼 체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탄소 기록 체계의 신뢰성부터 확보해야 하므로, 기존의 ISO기반 GHG 전문가 과정이나 ACCO (Association of Climate Change Officers) 등을 국제 공인 자격으로 신뢰도를 격상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국가별 탈탄소 정책이 다르므로, 각국의 탄소 배출량에 대한 지원이나 규제기준의 차이는 상호 인정하되 플랫폼 내에서 통용가능한 크레딧에 대해서 '탄소코인'과 같은 암호화폐로 재정의하면 어떨까? 기업 활동은 국가처럼 경계선을 두지 않기 때문에 포트폴리오 구성 상 탈탄소 산업에서 획득한 코인을 다른 국가의 탄소배출 규제에 대응하는 방향으로도 활용 가능해야 한다.


또한,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과 같이 국가 간 온실가스 배출량 정보를 공유하는 기존 시스템을 기업단위로 분화하여, 다국적기업들이 해당 기록을 각 사별 글로벌 마케팅에도 충분히 활용가능하도록 참여 범위를 확대할 필요도 있다. 물론 블록체인의 프로토콜 체계나 선진국과 개도국간의 탄소배출 기준 차이 등의 허들이 있지만, 결국 환경을 위한 봉사보다 필연적으로 지켜야 되는 환경을 통해 기업의 이익을 증진하는 방향으로 플랫폼을 구축한다면 다수의 참여를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블록체인 플랫폼 구상들은 전문가들 사이 이미 상당한 논의가 있는 것으로 어제 오늘 이야기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기업의 국가정체성이 희미해지는 지금 기존의 국가간의 합의체는 더이상 큰 효력을 발휘하기 어려워 새로운 프레임의 정립이 필요해 보인다.


곧 탄소제로 차량이 출시된다고 한다. 엄밀히 말하면 완전한 제로는 없지만, 100ml당 당류함량 0.5g미만이면 무설탕이라고 마케팅 가능하듯, 지킬 것은 지키면서 기업이 수익을 창출할 길을 열어주는 것이 가이드라인을 설정하는 정부간의 합의이다. 이런 플랫폼과 호환성 기반이 구축된다면, 현재 불확실성에 갇혀있는 그린 프로젝트 운명은 규제가 아닌 설계된 참여만 있다면 보다 명확한 비전이 보일 것이다.




* '느슨한 통찰'은 필자가 작성한 링크드인 Article을 브런치로 옮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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