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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곽준원 Dec 03. 2020

집단주의 사회의 구성원은 행복도가 낮다

인간은 똑같은 뇌 구조를 갖고 있다. 비록 어떤 유전자가 관여하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사고 메커니즘은 다르지 않다. 그런데 동양인과 서양인의 생각으로 나타나는 결과물은 다소 차이점이 발생한다. 사회심리학에서는 이러한 차이점을 문화에서 살펴본다. 다양한 문화에서는 집단주의와 개인주의라는 이념에서 생각해 볼 수 있다.


서양인은 개인주의적 사회에서 생활한다. 이런 사회에서는 개개인이 기본적인 중요한 단위가 된다. 모든 사람들은 고유하고 특별한 존재이며, 개인의 욕구가 집단의 목표와 충돌하더라도 개인은 자신이 원하는 선택을 하는 행위가 존중받는다. 그렇지만 집단주의 사회인 동양에서는 중요한 주체는 가족, 학교, 회사와 같은 공동체 집단이다. 개인은 고유하고 개별적인 욕구를 가진 점은 인정하지만, 집단의 구성원으로 특정 역할과 의무를 이행해야 도덕적으로 올바른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인간관계도 개별적이고 고유한 개인의 관계보다 책임과 권리라는 그물망 안에서 엮이는 모습을 나타낸다.

© Free-Photos, 출처 Pixabay

왜 동양과 서양은 서로 다른 사고 체계를 이루게 되었을까. <생각의 지도>에서는 이러한 차이점을 연구하기 위해 오랜 역사를 거슬러 올라간다. 강을 중심으로 형성된 문명은 서로 충돌하지 않고 각자의 세계관을 구축했다. 고대 그리스와 고대 중국은 문명의 큰 축을 구성한다. 고대 그리스는 활발한 무역으로 다양한 관점을 지닌 사람들이 왕래하는 지역이었다. 자신의 주장을 타인에게 설득하기 위해 펼치는 논쟁은 논리학의 발전으로 이어졌다. 그에 반해 고대 중국은 서쪽으로 거대한 사막과 알래스카라는 산맥으로 왕래가 자주 발생하지 않아 자신들의 고유한 철학을 사고방식으로 발전시켰다.


사물을 개별로 바라보며 논리학이 발달한 고대 그리스에서 첨차 기하학의 혁신으로 이어지고, 이는 수사학으로 연결되었다. 수학이라는 학문에서 큰 성과가 나타나면 세상을 바라보는 이치인 물리학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그래서 점차 고대 그리스 이후 서쪽으로 이동한 유럽에서 뉴턴과 같은 천재 과학자가 나타날 수 있었다. 반면 모순에서도 통찰을 얻으려는 고대 중국의 사고방식은 온 우주의 흐름은 역동적이어서 개별로 설명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이러한 사고방식의 체계로 집단주의와 개인주의가 생겨났다. 집단주의 사회에서는 개인들이 자신의 욕구를 억누르고 서로에게 이로운 목표를 따르는 현상이 흔하게 일어났다. 그래서 집단과 개인의 욕구가 충돌하면 개인이 희생하는 행동이 당연시된다. <생각의 지도>에서는 이런 동양과 서양의 문화적 특색에서 어떤 문화가 더 좋거나 나쁘다고 할 수 없다고 언급한다. 모든 현상에는 양면성이 있듯이 각자의 문화에는 장단점이 명확히 있기 때문이다.



생각의 차이는 어디서 발생할까

© kaleidico, 출처 Unsplash


그렇다면 각각의 문화적 산물인 사고방식에는 어떤 장단점이 있을까. 고대 그리스의 사고방식은 자연스럽게 개인과 자연계를 분리해서 바라보는 시각으로 확장되었고, 세상을 이해하고 비판하는 행동이 자연스럽게 형성되었다. 이러한 사고방식은 과학의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준다. 각자 개별로 판단하지 않고 전체의 역동적인 흐름을 중요시하는 고대 중국의 사고방식에서는 우주의 흐름을 설명할 방법이 없다. 하지만 고대 그리스의 논리학으로는 비판이 가능했다.


고대 중국의 사상에 영향을 받은 조선시대의 성리학자들은 철학뿐만 아니라 자연과학의 기반인 물리학을 설명하는 수학까지 두루 섭렵했다. <우주설>이라는 책을 지은 성리학자 장현광은 '왜 대지는 떨어지지 않는가'라고 질문했고, 그로부터 100년 뒤 뉴턴은 '왜 사과가 하늘에서 떨어질까'라고 질문했다. 왜 두 학자의 사고방식이 달랐을까. 장현광은 태양이 떠오르고 저무는 상태를 알고 있었기에 어딘가 떠있는 대지가 그대로 있는 현상에 의문을 품었다. 장현광은 역동적인 세계관으로 해석했고, 뉴턴은 각자 다른 차원인 3차원으로 세상을 바라보았다.


이러한 사고 체계의 차이로 서양에서는 과학이 눈부시게 발전했다. 그에 비해 동양에서는 여전히 서양보다는 노벨상을 수상할 정도의 과학자를 배출하지 못하는 상태다.

© Pascal-Laurent, 출처 Pixabay


본질을 바라보는 동양과 개별의 특징을 파악하는 서양의 사고는 하나의 사건을 해석하는 과정에서도 차이점을 보인다. 애니메이션 실험에서 주변과 연관된 표현을 사용하는 동양인과 사물의 움직임을 관찰하는 서양인을 볼 수 있다. 동양은 동사를 서양은 명사에 집중하여 아이들을 교육한다. 결국 독립성과 상호의존성은 동서양을 대표하는 형태라고 볼 수 있다. 아무리 자신의 자녀가 실직하여 고민거리를 안고 있어도 도움을 주지 않고 자립할 수 있도록 지지하는 형태가 서양의 교육 방법이지만, 동양은 서로 고통을 나누는 상호의존적 관계에서 사고한다.


주소를 어떻게 표현하는지 살펴보면 동양과 서양의 뚜렷한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다. 자신의 이름부터 사는 도시와 국가를 이어서 쓰는 서양의 주소록 방식과 자신의 국적을 알리는 국가에서 시작하여 거주하는 지역의 이름을 배치하고 마지막에서야 자신의 이름을 쓰는 동양의 주소록 방식은 생각의 차이가 발생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곰, 원숭이, 바나나를 보며 분류하는 방법 체계도 역시 다르다. 곰과 원숭이를 하나로 묶어 동물이라는 범주화하는 서양인과 원숭이와 바나나를 묶어서 원숭이가 섭취하는 음식이 바나나라는 관계 지향적인 사고하는 동양인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차린 건 없지만 많이 드세요"라는 말을 동양인의 집에 서양인이 초대받아서 들었다면 사고 체계에 의문점을 남기고 불쾌함만 초래한다. 그만큼 타인의 숨은 의도를 파악하는 능력은 동양인보다 서양인이 약하다. 그렇지만 사물을 객관적으로 받아들이는 능력은 아무래도 서양인의 사고방식이 유리하다.



어떤 문화가 더 행복할까

비록 서양과 동양의 문화는 다르지만 확실히 서양의 문화에서 행복도가 높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아무래도 집단주의 문화에서는 공동체의 목표를 우선하므로 더 의무적으로 가족이나 친구에게 사업 자금을 빌려주거나 빚을 대신 갚아주는 일들이 흔하게 일어난다. 개인이 실패한 경우 그 책임을 홀로 떠안기보다는 책임이 주변 사람들에게도 어느 정도 분산되는 경향이 나타난다. 하지만 자유라는 측면에서 해석하면 책임감이 더욱 자주 나타날 수밖에 없다.

[출처: 한국일보 2009년 1월 19일자 기사]


집단주의 문화권에서는 책임이 분산되는 만큼, 개인의 자유가 제한되는 경향도 나타난다. 집단주의 문화권의 개인들은 개인주의 문화권 사람들에 비해 결혼이라는 제도에도 '부모님'이라는 존재를 무시하지 못하고, 함께 만족할 만한 상대를 찾으려고 애쓰기도 한다. 자신이 원하는 상대가 아닌 집안이 만나 결정해야 하는 중요한 선택이라고 생각하여 심각히 고려하기도 한다.


주도적인 삶을 살지 못하고 상호의존적인 관계에서 책임이 분산되어 있는 만큼 자신의 삶에 대한 결정권도 타인에게 어느 정도 배분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서양의 부모는 자식이 직장에서 해고를 당해도, 스스로 극복할 수 있도록 어린 시절부터 독립심을 배양하는 교육을 시행한다. 그에 비해 동양의 부모는 자녀의 성공이 곧 자신의 성공이라고 생각하기도 하여, 자녀가 자신을 위해 독단적인 결정을 내리면 '내가 너를 어떻게 키웠는데'라며 울분을 토하기도 한다.


이렇게 집단주의는 개인보다 집단이 우선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개개인의 자유를 상당히 제한한다. 추석 명절에 보여주는 흔한 오지랖도 집단주의 문화권에서 개인의 삶에 대한 외적 압박을 통해 조정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예가 된다. 그리고 다른 건 몰라도 개인의 '행복'에 있어서는 집단주의 보다 개인주의 문화가 훨씬 이득인 경향이 나타난다.

© sanfermin, 출처 Unsplash


현대 사회는 하루 정도면 서로 왕래할 수 있는 교통수단이 발달하여 문화가 섞물리는 현상이 자주 나타난다. 개인주의 문화권 사람들의 자유를 누리며 행복감을 드러내는 모습을 보며 집단주의 문화권의 사람들도 자신의 문화에 접목하려는 움직임이 젊은 세대를 필두로 상당히 사회에 녹아들었다. 여전히 꼰대 마인드로 조직의 이익을 위해 개인이 희생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존재하지만, 개인의 삶에 자유도를 높여 자신의 행복도를 높이려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가는 추세다.


이제는 자신의 행복에 생각하지 않고 집단주의 문화에 젖어들지 말고, 서로 간의 장단점을 흡수하여 각 개인을 조금 더 존중하는 동양인이 많아지고, 개인주의 경향이 극도로 강한 서양인은 사람의 이면에 보이는 감정을 판단하여 서로 더불어 살 수 있는 공감대를 형성하는 관점을 향상했으면 어떨까 한다. 그러기 위해 <생각의 지도>라는 책은 다양한 관점을 제시해 주는 훌륭한 책이라 생각한다. 이후에 읽을 동저자의 <사람일까 상황일까>도 기대된다.




참고 도서 : <생각의 지도>

저자 : 리처드 니스벳

출판 : 김영사

발매2004.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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