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곽준원 Jul 24. 2020

경쟁 중독인 한국 사회에 꼭 필요한 세 가지 교육!

<차이나는 클라스> 김누리 교수의 '독일엔 있고 한국엔 없는 세 가지 교육' 특별 강연 영상을 보았다. 언제나 그렇듯 강의 영상을 시청하는 행위만으로는 실생활에 적용하기 매우 어렵다. 그래서 따로 정리도 해보고, 아내와 영상에서 김누리 교수가 강의한 내용으로 토론해보기도 한다. 우선 이러한 아웃풋의 장점은 에빙하우스 망각곡선에 입각하여 다시 지식을 장기기억으로 변환하는 데 있다. 아내에게 강의 내용을 말하며 한국에 필요한 교육의 세 가지를 머릿속에서 정리해서 일목요연하게 말하는 능력이 발달한다. 그리고 토론을 하려면 정확한 요점을 전달해야 하므로 영상에 오롯이 집중할 수 있다.


무엇보다 1년에 100권씩 독서하고, 글을 쓰는 습관과 유튜브 영상 촬영으로 말하기 능력도 제법 상승하고 더불어 문해력이 조금 향상되어 대화가 수월하다. 책을 읽고 글을 쓰기 시작한 이전과 이후의 대화 스킬은 분명히 차이점이 존재한다. 어휘력이 부족하여 설명을 제대로 보충할 수 없었던 지난날에 비해, 이제는 비교적 정확히 의도를 전달할 수 있다. 그런 설명에 어려움을 느끼지 않는다. 그리고 다시 아내와 나눈 대화를 토대로 한국과 독일의 교육이 어떤 점이 다른지 복기하는 글쓰기를 토대로 아이를 어떻게 교육했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교육할지 한 번 더 사색해본다.



한국은 경쟁 중독 사회

한국의 교육은 입시와 연결되어 있다. 단 한 번의 수능이라는 시험으로 인생의 어느 정도는 방향성이 정해진다. 물론 개인의 능력이 중요성을 부각하는 사회의 변모에 희망을 품지만 여전히 과잉된 입시 경쟁 사회로 보는 게 타당하다. 독일은 고등학교 졸업장을 받으면 언제든 대학에 진학할 수 있다. 20년이 지나도 자신이 원하면 대학을 갈 수 있다. 특성화 대학이 존재하고 90% 이상이 국립 대학이고 학비를 국가에서 전액 지원한다. 각 대학마다 독특한 특색이 있어서 우열을 가리기 어려워 서열이 존재하지 않는다.


독일의 고등학교에서 90% 이상의 졸업자를 배출하는 학교도 존재한다. 달리 말하면 가고 싶지 않으면 대학을 가지 않고 직장에 취업하여 삶을 살 수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대학에 정말 공부하고 싶은 아이들이 진학한다. 게다가 대학에서 학위를 받은 사람보다 30-40대가 되어도 더 높은 급여를 받는 사람도 다수 있다. 대학의 정원은 정해져 있어서 고등학교 졸업 후에 곧바로 입학하지 못하는 학생도 발생한다. 그래서 '대기자'라는 항목을 추가하여 3년 대기 시간을 보내면 거의 대부분 원하는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구조다. 물론 전혀 경쟁이 없는 사회는 아니지만 입시라는 목표 하나에 과잉되어 있진 않다.


한국 사회는 과잉 경쟁으로 극개인주의 형태를 취한다. 그리고 부모의 주머니에서 나온 자본이 사교육을 좌우하며 입시 경쟁에서 살아남은 학생들은 평등을 논하기 전에 자신들의 노력을 무시하는 처사에 반기를 든다. 이러한 교육을 받고 사회에 발을 내딛는 그들이 과연 성숙한 시민으로 기능할 수 있을까. (모두 미성숙하진 않겠지만..)



김누리 교수가 말하는 교육 개혁

성교육, 정치교육, 생태교육


그렇다면 어떤 교육으로 아이들을 성숙한 사회인으로 인도할 수 있을까. 김누리 교수는 독일에는 있지만 한국에 없는 세 가지 교육을 언급한다. 그 세 가지는 성교육, 정치교육, 생태교육이다. 성교육을 제외하고 처음 들어보는 교육이다. 학창 시절에 정치 과목이 있었지만 탁상공론에 불과했고, 터부시 되던 과목이었다. 독일의 정치 교육은 완전히 다른 방식의 교육이다. 독일의 세 가지 교육을 아내에게 설명하는데 그중 성교육과 생태교육을 아내가 알고 있었다. 그리고 아이에게 올바른 교육으로 지도하고 있었다. (아내를 매우 칭찬한다)

1. 성교육

성교육은 자아를 알아가는 데 중요하게 작용한다. 아이는 성장하며 자연스럽게 신체 변화를 마주한다. 지그문트 프로이트는 인간의 자신의 내면을 자아, 그리고 사회적 규범, 윤리, 도덕에 의해 생성된 초자아, 본능인 성충동을 느끼는 자아를 이드라 불렀다. 아이들은 사회 규범, 도덕, 윤리를 일찌감치 배우며 초자아를 형성한다. 그러던 중에 사춘기라는 신체 변화 시기에 성충동을 억제하기에 이른다. 여기서 미숙한 성교육, 그리고 지도하지 않은 성교육으로 인해 초자아는 이드를 강력히 억제한다. 이러한 과정으로 자아는 죄책감을 갖게 된다.


그래서 성교육은 사춘기 이전의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교육이다. 아이들은 10대의 나이가 되기 전부터 탄생과 죽음을 궁금해한다. "나는 어떻게 태어났어?", "죽는다는 게 어떤 거야?"라는 질문에 어떻게 대답할지 몰라 쩔쩔매는 부모가 상당히 많다. 왜 그렇게 어려워할까. 한국인의 대부분은 고등교육을 받고 문맹률은 상당히 낮지만 제대로 된 성교육을 받지 않아서다. 성을 알아가는 건 결국 자신이 어떤 존재이고, 생명체로 어떤 기능을 하는지 학습하는 과정이다.


2. 정치교육

정치는 사람들 사이의 의견 차이나 이해관계를 둘러싼 갈등을 해결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사회관계에서 발생하는 갈등을 해결하는 교육을 독일에서는 초등학생 시기부터 시작한다. 아이들은 자신의 의견을 서로 개진하고 토론하여 하나의 결론으로 매듭짓는다. 그리고 적절한 피켓 문구를 만들고 거리 시위와 같은 행위로 변화하는 사회를 직접 체험하며 성취감을 맛본다. 영상에서 아이들은 '핸드폰은 그만 보고 자신과 놀아달라'는 피켓을 들고 거리에 나와 시위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런 시위 현장을 본 부모들은 어떤 행동을 취할까.


독일 아이들은 비판적 사고로 무엇이 올바른 사회로 나아갈 수 있는지 질문하고 함께 의견을 통합한다. 아이들의 활동을 교사들은 성명서를 발표하고 지지한다. 이러한 정치 교육에 담겨있는 함의는 무엇일까.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긴다는 불합리한 사회를 학습하는 데 있지 않다. 타자와 맺는 관계에서 발생하는 갈등이 무엇인지 탐색할 수 있다. 그리고 어떻게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지 토론과 합의점을 찾는 학습 능력을 갖춘다. 인간관계에서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다양한 갈등을 회피하지 않고 해결하는 과정 속에서 아이들은 보다 성숙한 시민으로 성장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그들은 공감하는 인간이 되어간다. 그리고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느낀다.


3. 생태교육

독일의 시민들은 소비에 대해 죄책감을 갖는다. 자신이 소비하는 만큼 환경 오염이 발생한다는 인식 때문이다. 독일의 아이들은 생태교육의 영향으로 비행기로 1시간에 갈 수 있는 거리라도, 8배가 걸리는 기차로 이동한다. 비행기가 대기 오염의 주원인이라는 사실을 알고, 지구의 오염을 줄이는데 기꺼이 동참한다. 대기 오염은 점차 심해져 지구 온난화로 이어지고 있다. 플라스틱의 무분별한 사용으로 수중의 생물들은 멸종 위기에 처해 있기도 하다.


지구 역사를 살펴보면 대기의 상태가 불안정하여 식물이 햇빛을 받지 못하여 개체가 줄어들고, 이어서 연쇄적으로 다음 먹이 사슬인 동물이 멸종했다. 공룡은 이제 지구상에 살아 있지 않고, 흔적만 남아 있다. 비록 그런 척박한 환경에서 인류의 싹이 돋아났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지구의 환경에 더 이상 무관심으로 일관하며 살지 말아야 한다.



올바른 사회인이란 무엇일까

독일에서 시행하는 세 가지 교육은 결국 올바른 사회인을 만드는 초석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 사회가 건강하게 지속할 수 있는 힘이다. 나를 알고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타자와 협력하여 자신의 환경을 보호하는 교육은 생존에 꼭 필요하다. 이러한 내용을 아내와 1시간가량 대화했지만, 한국의 교육 개혁에 회의적인 입장이었다. 김누리 교수의 국립대학 네트워크화는 명쾌한 해법처럼 보이지만, 나라의 리더가 개혁을 원하지 않거나, 우선순위가 다른 곳에 있다면 교육의 개혁은 이루기 힘들어 보인다. 흡사 회사의 임직원 전체의 업무 능력을 높이려고 일개 말단 직원이 힘쓰는 미비한 노력보다 CEO의 의사결정이 개혁하는데 훨씬 빠르고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맥락과 비슷해 보인다.


그렇지만 개개인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야 하지 않을까. 비록 정치 교육과 같이 개인이 아닌 집단으로 움직이는 교육은 가정 교육에서는 한계가 있으니, 성교육과 생태교육에 대해 부모가 먼저 올바른 지식을 습득하고 아이에게 교육하는 게 최선이라고 본다. 그리고 미비하지만 여러 매체에서 올바른 교육 개혁에 관한 목소리를 내는 김누리 교수를 지지한다. 그리고 나도 그 목소리에 힘을 보태고 싶다. 교육과 입시를 동일시하지 않고 개별성을 존중하는 사회에서 아이가 숨 쉬고 살아갔으면 하는 작은 소망이 있다. 그리고 그 지성인으로 키우기에 부족함이 없이 부모인 내가 먼저 학습하고 올바른 지식을 아이에게 전달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차이나는클라스 #경쟁중독사회 #김누리교수 #교육개혁 #사회개혁 #성교육 #정치교육 #생태교육

참고 영상 : <차이나는 클라스 - 독일엔 있고 한국엔 없는 세 가지 교육>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