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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새 천적?

매일 반복되는 후티 반군의 미사일, "이스라엘은 괴롭다"

by 토미 M Jan 06. 2025

이스라엘의 천적은 후티 반군이다?


월스트리트 저널이 예멘에 기반을 둔 후티 반군 때문에 이스라엘이 깊은 고민에 빠졌다고 보도했습니다.


예멘을 기반으로 한 '후티 반군'은 길쭉한 홍해의 반대 편에 있어 거리 상으로는 얼핏 멀어보이지만, 거의 매일 이스라엘을 상대로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날리고 있는 '친(親) 이란 반군' 입니다.

중동의 맹주 가운데 하나인 이란의 위협도 비웃고 마는 이스라엘이, 왜 이렇게 작은 규모의 반군 때문에 곤혹스러운 상황에 처했다는 보도가 나오는 걸까요?


I. 후티 반군의 미사일 공격


월스트리트 저널은 거의 매일 반복되는 후티 반군의 미사일 공격이 이스라엘 주민 수백만 명의 공습 경보 대피를 일상으로 만들며 정상적인 삶을 위협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스라엘을 오가는 국제 항공편도 차질을 빚고 있습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홍해 남쪽 예멘에 자리 잡은 후티 반군을 '홍해에 있는 이스라엘의 난제 Israel’s Red Sea Conundrum'라고 표현했습니다.


II. 이스라엘의 반격


이스라엘도 맞받았습니다.


이스라엘은 후티 반군이 사용하는 에너지 및 운송 인프라를 표적으로 삼아 공습을 단행했으며, 다음 단계로는 '후티 지도부 직접 타격'을 준비 중입니다. 하마스와 헤즈볼라를 와해시킬 때 썼던 전술입니다.  


이스라엘 카츠 방위부 장관은 "우리는 후티 지도부를 사냥할 것이며, 다른 적들처럼 그들을 무력화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하마스나 헤즈볼라 방식으로 후티 반군을 잠재울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이스라엘과 물리적 거리가 멀고, (하마스, 헤즈볼라와 달리) 후티 반군에 대한 정보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을 난제로 지목했습니다.


게다가 후티 반군은 표현만 '반군'이지 그렇게 만만한 상대는 아닙니다.


III. 후티 반군의 견고함


후티 반군은 홍해를 운항하는 선박들을 공격해왔고, 그래서 미국 주도의 연합군이 대대적으로 반격을 한 적이 있지만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한 역사가 있습니다.


비록 당시 미국의 공격이 소극적이었다는 평가가 있기도 했지만, 마치 화성을 연상시키는 험준한 산악 지형을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진 후티 반군이 미군의 폭격을 피해 주요 시설들을 민첩하게 옮기면서 실제 폭격 성공률이 20~30% 머물렀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또 사우디 아라비아 주도의 연합군이 거의 10년간 후티 반군을 제거하려고 돈을 쏟아부었지만, 후티 반군을 진압하지 못한 역사도 있습니다.

  

이 때문에 천하의 이스라엘이라고 하더라도, 후티 반군을 짧은 시간에 제압하기는 쉽지 않아보인다는 게 월스트리트 저널의 분석입니다.


최근 동안 후티 반군이 거의 매일 이스라엘에 미사일 공격을 가하고, 이 때문에 시민 수백만명이 수시로 대피를 해야 하는 상황을 최대한 빨리 끝내고 싶은 네타냐후 총리나 이스라엘 군부에게도 당장은 뾰족한 방법이 없는 모양입니다.


IV. 이란을 때려라?


이스라엘의 전 국방부 장관이자 야당 지도자인 베니 간츠는 "예멘의 테러에 대한 우리의 해답은 테헤란에 있다"라고 지난 12월 기자회견에서 말한 바 있습니다.


후티 반군의 배후가 이란이라는 건데, 실제로 지난 12월 후티 반군의 공습 이후 이스라엘 군은 "이란의 협력과 자금 지원에 의존해 공격을 수행하는 자율적인 테러 조직"이라고 후티반군을 정의한 바 있습니다.


이스라엘의 평범한 전략으로는 궤멸하기 어려운 후티 반군 대신 그 배후인 이란을 공격하자는 주장인 건데, 이 방법을 통해 후티 반군의 미사일 공격을 완전히 멈춰세우지는 못하더라도 적어도 약화시킬 수는 있으며, 덩달아 이란의 핵무기 프로그램을 막는 효과도 있지 않겠느냐는 주장도 있습니다.


이스라엘의 강경파들은, 1) 이란이 지난해 이스라엘과의 폭격 공방 방공망에 타격을 입은 상황이고, 2) 만약 공격 다시 반격을 해온다면, 이스라엘로서는 이란 핵무기 시설을 직접 폭격할 있는 기회를 얻을 있다는 점을 들어 '이란 공격'을 주장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은 전했습니다.

 

이스라엘로서는 '후티 반군'에 대한 우회적 타격과 이란에 대한 직접적 타격이 가능한 카드인 셈입니다.


물론 아직은 이란 직접 공격에 대한 신중론이 더 우세합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이스라엘 의회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이란을 공격하면 후티가 약해지겠지만,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후티의 즉각적인 위협과 이란의 장기적인 위협을 구분해야 한다"고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V. 후티 외교의 등장?


월스트리트 저널은 이스라엘이 후티 반군을 막아내기 위해 '반(反) 후티반군 세력'인 사우디아라비아나 아랍에미리트와 손을 잡을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습니다.


특히 사우디 아라비아와 이스라엘이 한 편이 되는 일이 미국 중심으로 이뤄진다면,  당초 미국이 꿈꿨던 사우디-이스라엘 수교를 통한 중동 평화를 앞당겨 이뤄낼 수 있다는 기대도 있습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홍해를 통한 무역 감소로 경제적 타격을 입은 이집트 홍해 물류와 관련된 많은 나라들도 후티 지도부를 제거하고 싶어 하는 만큼 '후티반군 문제의 국제화'가 해법이 있다는 분석가들의 전망도 함께 소개했습니다.


매일 반복되는 후티 반군의 이스라엘 공격, 의외로 중동 평화를 가져올 수도 있는 걸까요?



  PS.    

이스라엘의 상대로 하마스, 헤즈볼라, 이란에 이어 이번엔 '후티 반군'이 등장했습니다.


이스라엘이나 모사드 입장에서는 지금까지 싸워온 단체보다 조금 더 까다로운 단체일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 헤즈볼라 당시 썼던 '지도부 와해 전술'을 쓰려고 하고 있지만, 후티 반군은 이미 지하 지휘 시설을 건설하고, 휴대폰 사용을 피하며 은신처와 이동 경로를 변경하는 식으로 지도부 보호에 최선을 다하면서 이스라엘의 알려진 전술에 대비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은 전했습니다.


하지만 가만히 있을 이스라엘도 아닙니다.


이스라엘은 최근 "이스라엘을 공격하려는 시도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면서 '지도부 사냥을 시작했다'는 표현까지 써가면서 폭격을 막을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지도부 허리춤의 삐삐까지 폭파시키는 놀라운 신공을 보여줬던 이스라엘, 이번에는 어떤 묘수로 후티 반군의 공격을 막아내려고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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