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마 침공에 캐나다 합병? 새로운 美 영역 만들기?
월스트리트 저널이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미국을 방어하기 위한 큰 영향권'을 만드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최근 논란을 낳은 파나마와 캐나다, 그리고 그린란드에 대한 주장들이 '미국이 영향력을 행사해서 국가안보에 도움이 되는 영역'을 만들기 위한 의도라는 겁니다.
물론 파나마는 통행료 인하, 그린란드는 희귀 광물 획득이라는 단순한 목표 때문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월스트리트 저널은, 1) 파나마와 2) 그린란드 논란에다가 3) 멕시코와 4) 캐나다에 대한 압박까지 묶어서 큰 그림으로 보면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미국 영향권을 키울 계획이 다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I. 트럼프, 파나마-그린란드-캐나다를 원한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최근 기자회견을 통해 '글로벌 동맹' '자유 무역' 같은 개념보다는 '경제적 압박 economic coercion' 이나 '단독 군사력 unilateral military might'을 기반으로 하는 2기 외교 정책을 발표했습니다.
한마디로 예상보다 더 강한 '미국 중심주의'입니다.
특히 미국 영토 주변국에 대한 언급을 집중적으로 쏟아냈습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파나마 운하와 그린란드에 대해 강제력을 사용할 수도 있다고 시사했고, 캐나다에 대해서는 극단적인 관세를 가해 결국 합병에 응하도록 만들겠다고도 했다"고 전했습니다.
특히 파나마와 그린란드에 대해서는 군사력을 배제하지 않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기자들이 ”영토 획득 과정에서 군사력이나 경제적 압력을 사용하지 않을 것을 약속할 수 있느냐“라고 묻자 ”그 둘 중 어느 것도 보장할 수 없다. 경제 안보를 위해 필요하다“라고 말했습니다.
캐나다에 대해서는 '합병'도 거론했습니다.
"(미국과 캐나다의) 인위적으로 그어진 경계를 없애고 보세요. 이것이 어떤 모습인지 보면 국가 안보에도 훨씬 더 나을 것입니다."
"캐나다와 미국이 하나가 된다면 정말 대단한 일이 될 것입니다"
물론 트럼프 당선인은 이 모든 게 "국가 안보를 위해 필요하다"라고 했습니다.
또 트럼프는 멕시코만을 '미국만'으로 개명하는 것과 NATO 회원국들에게 GDP의 5%를 국방비로 지출하라고 요구하는 등 다른 아이디어들도 내놨지만, 그린란드, 캐나다, 파나마에 대한 발언이 가장 도발적이며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런 새롭고 과감하고, 상대국에게는 무례하기까지 한 외교 전술에 대해, 월스트리트 저널은 "이건 강대국이 주변 작은 나라들을 좌지우지하면서 대신 경제적, 안보적으로 보호해주는 기존의 '영향권' 개념을 21세기에 재해석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습니다.
주변국 가슴이 철렁할만한 발언들을 잇따라 내놓는 트럼프 당선인,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 걸까요?
II. 특유의 협상용 카드?
관행을 벗어난 공격적인 언행에 대해 트럼프 당선인의 참모들은 '말 그대로 해석할 필요 없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습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트럼프의 캐나다 합병 주장에 대해 일부 참모들은 "캐나다와의 무역 협상을 앞두고 협상력을 강화하려는 의도적인 과장"이라는 해석을 내놨다고 전했습니다.
또 트럼프의 파나마 운하 관련 발언은 미국 선박 통행료를 낮추기 위한 전략이며, 그린란드 획득에 대한 집착은 희토류 광물 접근권 확보와 중국의 접근을 차단하려는 의도라고 덧붙였습니다.
실제로 트럼프 당선인의 참모들은 "트럼프 1기 당시 멕시코가 미국 남부 국경의 장벽 비용을 지불하게 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실현되지 않았다"고 예를 들기도 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은 전했습니다.
III. 트럼프 주니어, 그린란드에 가다
그런데 이번은 다를 수도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2019년 처음 "그린란드를 구매하겠다"는 제안을 했습니다.
그의 참모들에 따르면 그는 이 아이디어를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트럼프 당선인의 아들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는 1월 7일, 차기 백악관 참모들과 함께 그린란드에 도착했습니다.
물론 협상팀이 아닌 관광객으로 갔습니다. 그는 "팟캐스트용 영상을 촬영하겠다"라면서 5시간 가량 머물렀는데, "아버지께서 그린란드 모두에게 인사를 전해달라고 하셨다"라는 정치적 수사도 잊지 않았습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이들 중 일부는 미래 협상의 핵심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습니다.
실제로 그린란드를 살 수는 없더라도 적어도 중국의 접근을 차단하면서 미국의 경제적 투자와 군사적 주둔 확대(미군은 이미 남부 그린란드에 공군기지가 있습니다)에 나설 가능성은 높아 보입니다.
IV. 파나마 운하
미국과 파나마는 1977년 파나마 운하를 파나마 통제에 두기로 합의했고, 공동 관리 기간을 거쳐 1999년에 완전히 파나마에게 권리가 넘어갔습니다.
그런데 최근 파나마 운하의 주요 항구 2곳을 홍콩에 기반을 둔 회사가 관리한다는 게 주목받으면서 '미중 패권 전쟁'의 핵심지역으로 파나마가 떠오른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파나마 운하는 우리 군대를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우리는 파나마 운하를 파나마에 준 것이지, 중국에 준 것은 아닙니다. 그들은 그 선물을 악용하고 있습니다"라고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트럼프 2기, 미국이 파나마 운하에 대해서는 절대로 가만히 있지 않을 기세입니다.
트럼프 당선인 주변에서는 "미국 선박 통행료를 낮추기 위해 파나마를 기존 무역 협정에 포함시키거나 미국 투자를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면서 분위기를 누그러뜨리고 있지만, 미군 파병에 대한 얘기도 멈추지 않고 나오고 있습니다.
1989년에 독재자 마누엘 노리에가를 축출하기 위해 그랬던 것처럼 파나마에 군대를 파견하는 것 아니냐는 건데, 다만 당시에는 운하 주변에 미군이 주둔하고 있던 상황이어서, 지금은 당시보다 작전 수행이 훨씬 어렵다는 게 정설입니다.
V. 캐나다를 합병한다고?
트럼프는 화요일 기자회견에서 '경제의 힘 economic force'이 캐나다의 4천만 인구와 거의 400만 평방마일을 미국의 51번째 주로 만들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캐나다는 발끈 했습니다.
떠나는 총리 저스틴 트뤼도는 "캐나다가 미국의 일부가 될 가능성은 눈송이가 지옥에서 살아남을 가능성만큼도 없다"라고 X에 글을 올렸습니다.
실제로 캐나다 헌법을 수정하여 캐나다를 해체하고 미국에 합병하려면 캐나다 상원, 하원의 만장일치 승인과 각 주 의회의 동의가 필요합니다.
2024년 12월 여론조사에 따르면, 캐나다인 중 13%만이 자국이 미국의 51번째 주가 되기를 원한다고 답했으며, 82%는 반대했습니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왜 이렇게 캐나다에 불만이 많을까요?
트럼프 당선인의 불만은 '방위비'에서 기원한다는 게 월스트리트 저널의 분석입니다.
트럼프 1기 당시 수석보좌관 그레이는 "NATO 동맹국들이 GDP의 2%를 방위비로 지출해야 한다는 약속을 캐나다가 지키지 않은 데서 비롯된다"고 말했습니다.
강대국 미국 옆에서 지정학적 이점만 누리고 있다는 불만인데, 그는 "캐나다는 NATO에서 가장 무책임한 회원국이며, 우리의 안보에도 위협이 된다"라고 트럼프 행정부 당시의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2025년 1월 20일에 시작되는 트럼프 2기, 이 지역들은 1) 미국의 경제적, 군사적 안보 이슈 2) 트럼프 당선인의 성향, 그리고 3) 미중 패권전쟁 속 중국 경제라는 큰 틀에서 볼 때 계속 논란이 될 건 분명해 보입니다.
PS.
북쪽으로는 캐나다와 그린란드, 남쪽으로는 멕시코와 파나마.
모두 미국 국가 안보 차원에서 중요한 전략 지역이지만, 특히 미중 패권 전쟁 측면에서도 관심을 끄는 지역들입니다.
북극해의 전략적, 경제적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러시아와 중국이 손을 잡고 북극해 활동량을 늘리고 있어 미국의 심기가 편치 않습니다.
또 중국이 파나마 운하를 통해서 (미국의 뒷마당) 남미에 경제적 영향력을 키우고 있습니다.
또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미국의 관세를 피하기 위해 중국이 멕시코 투자에 공을 들이는 상황도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이 지역들을 견제하고, 확실히 미국의 영향권에 둔다는 건, 월스트리트 저널의 분석처럼 미국의 국가 안보도 지키고, 특히 중국의 영향력 확대에 쇄기를 박을 수 있습니다. 미국이 포기할 리 없습니다.
캐나다, 멕시코, 파나마, 그리고 그린란드 자치정부와 덴마크까지, 트럼프 2기에 모두 바빠질 것 같습니다.
혹시 트럼프 당선인으로부터 국방비 투자 안한다는 비난을 받는 캐나다가 각성할까요? 2026년을 목표로 추진 중인 60조 규모의 잠수함 사업이 속도를 내서 우리 잠수함 수출이 빨리 이뤄질 수 있을지도 궁금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