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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샘달 엿새 Sep 17. 2020

면접 합격을 위한 몇 가지 팁

내가 말아먹은 면접 vs 나를 돋보인 면접

준비되지 않은 면접에 참여하면 수많은 지원자에 묻혀 들러리가 되기 십상이다. 나의 취준생 시절에도 초반에는 면접 탈락 소식만 이어졌다. 그럴수록 위축되었지만 지나고 보니 면접 경험 자체만으로도 일정의 소득을 얻었다. 가령 면접장에서 돋보이는 지원자들을 지켜보면서 회사에 관한 관심을 어떻게 표현하는지, 이 일을 위해 어떤 노력과 경험을 했는지를 알게 되었다.  



만일 당신이 면접관이라면, 회사에 대한 애정이 많은 사람을 뽑고 싶지 않을까? 회사에서 진행하는 봉사활동, 홍보 대사 등 각종 행사에 참여하면 회사에 대한 관심이 많다는 자세를 전하는 좋은 방법이 된다. 아울러, 공모전이나 모의 투자 대회와 같은 직무 관련 활동 경험은 그 회사뿐만 아니라, 같은 업종의 타 회사에도 업무에 대한 관심과 열정을 표현하는 방법이 된다. 그 결과가 긍정적이면 좋겠지만, 설사 그렇지 않더라도 도전 과정에서 알게 된 경험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회사가 좋아할 만한 사람은 어디서 확인하면 될까? 기업별 채용 공고에 나오는 ‘우대사항’을 살펴보면 된다. (출처 : 각사 채용 공고)


* 2020년 하반기 신한은행 일반직 신입 행원 채용 공고 中
직무 관련 자격증 보유자, 2019년 신한 해커톤 입상자(지원서 작성 완료자에 한함)
* 2020년 상반기 삼성증권 신입 채용 공고 中
중국어 자격 보유자, 공인한자능력자격 보유자, 한국공학교육인증원이 인증한 공학교육 프로그램 이수자
* 2020년 예금보험공사 신입직원 채용 공고 中  
예금보험공사 우수 인턴 수료자
*2021년 한국거래소(KRX) 신입직원 채용공고 中
 KRX 주최 전국 대학생 증권 · 파생 상품 경시대회 수상자


이런 경험은 시간과 노력이 드는 영역이기에 해당 지원자들을 우대해야만 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당장 취업을 해야 하는 입장에서는 단시간 안에 이뤄내기 어려운 부분이기도 하다. 당연히 나에게도 이런 경험은 1도 없었다. 다시 1학년으로 돌아가고 싶었지만, 생각을 바꿔보면 면접까지 왔다는 사실은 내게도 기회가 온 것이 아니겠는가.



합격을 위한 방법을 찾아야 했다. 나라는 사람이 있음을 면접관에게 알려야 했다. 서른네 번의 면접을 경험해보니 면접이란 짧은 시간 안에 내가 묻히면 떨어지고, 돋보이면 붙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면접을 다니면서 터득한 팁을 몇 가지 공유하자면.

 



1. 신선하고 구체적으로 표현하라


모 은행 채용 설명회에 참석했을 때 인사 담당자께서 몇 번을 강조한 말씀이 기억난다. 당시 고객의 행복을 외치던 시절이었는데, 그분께서는 제발 자기소개할 때 ‘Happy Banker’라고 하지 말라고, 아울러 OO 은행의 ‘행복 바이러스’가 되겠다는 말은 몇천 번 봤다고 강조, 또 강조하셨다. 앞서 말한 답변을 다시 반복하는 것도 식상함만 더해질 뿐이다. 남들이 하지 않은 대답이 신선하고 같은 내용이라도 다른 사례(본인만의 경험)를 제시하는 방법이 나를 돋보이기에 좋았다.


(사례 1)
면접관 : “본인이 생각하는 강점은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차례대로 말씀해주세요.”
나 : (앞에서 모두가 리더십이라고 대답한 상황)  “저도 리더십이 저의 강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면접관 : “죄다 리더십이 있으시네. 여기 계신 분들 모두 셀프 리더들인가?” -> 탈락

(사례 2)
면접관 : “우리 기관에 대한 이미지는요?”
나 : (모두가 ‘자본시장의 중추’에서 라고 답변하는 사이 갑자기 과거 신문 1면이 떠올랐음) 제가 생각하는 OO 기관은 신문 1면입니다. 최초로 코스피 지수가 2000을 넘었던 지난 2007년 여름, 신문 1면에 시황판에서 직원들이 꽃을 날리는 모습이 떠오릅니다.  -> 합격


2. 적극적으로 어필하라


면접관은 가끔 답변 순서와는 관계없이 공통 질문을 던진다. 마치 눈치 게임 같은 느낌이 나는데, 이럴 때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줘야 합격에 유리할 것 같았다. 아무래도 처음 답변하는 사람이 눈에 들어올 것이다. 간혹 즉흥 상황극이 연출되었다. 돌발 제안에 대한 대처를 어떻게 하는지, 지원자의 의지와 임기응변을 보는 느낌이었다. 어색한 상황이라도 예의를 갖춘 모습으로 접근을 하면 좋은 인상을 남기는 기회가 될 것이다. 이는 토론 면접 때도 중요한 자세라고 생각한다.


(사례 1)
면접관 : 가장 좋아하는 연예인은? 답변 순서 없이 편안하게 말씀해주세요.
나 : 눈치 게임 끝에 맨 마지막으로 대답함 -> 탈락

(사례 2)
면접관 : 저희를 고객이라 생각하고 우리 회사 대표 상품을 팔아보시라.
나 : …………  (절호의 기회를 날려 버림) -> 탈락

(사례 3)
토론 면접을 앞두고 알아서 찬, 반을 나누려는데 진행자가 필요한 상황. 자진해서 진행을 도맡아 찬, 반의 의견을 차례대로 듣고 이견을 조율해 마지막에 결론을 발표 -> 합격


3. 윤리와 상식에 어긋나지 않도록 하라


지원자의 창의성도 중요하지만 특정 상황이 주어졌을 때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상식이 있다. 특히, 내가 지원한 금융권 사기업, 공공기관은 ‘돈’과 관련되기에 보수적인 분위기 속에서 반드시 지켜야 하는 윤리, 도덕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아울러, 면접에 몰입하다 보면 무조건 회사 우선주의로 생각하기도 하는데, 회사를 위해 영혼이라도 팔겠다는 아찔한 생각은 업무 현실과는 맞지 않는다.


(사례 1)
면접관 :  미래에 어느 날, 출근 전 아이가 매우 아픈 걸 알았다. 어떻게 하겠는가?
나 : 아이를 데리고 출근을 먼저 하고 병원에 가겠습니다. -> 탈락

(사례 2)
면접관 : 고객이 늘어난 자산에 고마움을 느낀다며 자꾸 값비싼 선물을 주려 한다. 어떻게 대처하겠는가?
나 : 우선 받겠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다시 돌려드리겠습니다. -> 탈락


4. 두괄식으로, 핵심을 담아 말하라


면접관들은 두괄식으로 답변하기를 선호한다. 짧은 시간에 핵심을 담아 답변을 했을 때, 간혹 면접관이 추가 질문을 던져 질의응답이 이어진다. 처음부터 말을 많이 하게 되면 오히려 집중력이 흐려지는 것 같았다. 특히, 역량면접(발표나 토론 면접)에서는 지식까지 담아야 하므로, 시간을 재고 말 연습을 반복했다. 말도 깔끔해야 듣기 좋고 연습하면 다듬어진다는 것을 느꼈다.


(사례 1)
면접관 : 학창 시절 활동한 경험을 얘기해주시겠어요?
나 : 네, 저는 네 가지 정도 대내 활동을 했는데요.
면접관 : 두 가지만 말씀 부탁드려요.
나 : 그럼 두 가지를 말씀드리자면, 과 학생회 활동과 금융투자 학회 활동을 했습니다. -> 합격


5. 1%의 어떤 것, 면접 센스!


어떤 날은 압박 면접에 시달리기도 하고, 하필 대단한 사람들이 많은 조에 파묻혀 내 역량을 쉽게 발휘하지 못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 ‘한방’으로 면접이 붙는 경우가 생긴다. 9회 말 투아웃의 끝내기 안타라고 할까. 다 지던 게임도 한 방으로 판이 뒤집히는 때가 있다. 아마 이런 순간은 면접자의 의지, 패기, 열정, 여유, 센스가 유기적으로 발휘해 면접관을 사로잡게 되는 것으로 생각한다.


(사례 1) 남자 6명, 여자 1명으로 구성된 조별 면접 중. 증권사는 여성이 버티기 어렵다고 자자한데 계속해서 나에게 업무를 잘 하겠냐고, 압박 면접이 이어져서 망하기 일보 직전 상황
면접관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나 : 제가 꼭 합격해서 증권사를 꿈꾸는 여성 후배들에게 한 줄기 빛이 되겠습니다. (면접관과 지원자 일동 박장대소) ->  합격

(사례 2)
면접관 : 평소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이 뭐예요?
나 : (한번 웃고 대답) 저는 친구와 함께 직접 음식을 만들어서, 즐겁게 먹습니다. 그게 그렇게 낙이더라고요. 어설픈 요리도 재밌는데 친구와 술 한잔 짠~! 하면 묵은 피로가 풀려요. 하하하 (면접관 모두 박장대소) -> 합격


위 대답만으로 당시 참여한 면접 결과가 정해졌다고는 단정 지을 수는 없다. 그래도 면접을 참여하다 보니 대체로 이런 방식으로 임하면 합격에 한 걸음 다가간 것으로 생각한다. 취업 준비 초반에는 면접만 가면 떨어졌는데, 조금씩 개선해보니 취업 무렵에는 합격 소식이 계속 이어졌다. 아울러, 면접장에 들어가기 전, 후로 나만의 루틴을 만들었는데.



1. 여러 회사에서 많이 묻는 기본적인 질문에 대해 미리 생각하기

-> 1분 자기소개, 지원동기, 성격의 장단점, 나만의 경쟁력, 회사의 현안 사항, 10년 후 꿈 등


2. 자기소개서에 작성한 내용을 숙지하기

-> 면접관이 궁금해할 만한 활동, 경험에 대해 추가적인 답변 생각해본다.


3. 평소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생각해 보기

-> 마치 소개팅과 비슷하다. 좋아하는 영화와 책, 취미 활동 등 마음에 드는 상대에게 궁금한 점을 나에게 던지면서 답변을 생각해본다. 당시 내 뇌 구조는 취업만 가득 차서 나에 대해 잊은 채로 살았는데, 의외로 기본 질문을 많이 받았다. 곰곰이 생각해본 적 없어서 답변을 제대로 못 했다.  


4. 예상 답변을 직접 말해보기

-> 직접 말을 해보면 생각과 말은 다르게 나타난다. 지인과 모의 면접으로 연습을 하고 혼자서는 답변을 녹음해서 들어봤다.


5. 면접 때 받았던 질문과 내용 복원하기

-> 내가 받은 질문은 다른 회사에서도 동일하게 받을 가능성이 크다. 면접 때 받은 질문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고 특별한 사례를 첨가하는 등 답변을 개선하면 도움이 되었다.  

예시) 모월 모일 모시 oo 기업 실무진 인성면접
실제 면접 시간 30분 소요
총 6명(남 2, 여 4) - 결시 없음
12조 3번째
1. 본인이 생각하는 자신의 경쟁력은?(공통)
2. 기업의 이미지 또는 하는 일에 대해 말해보라. 본인의 지원 동기는?(공통)
3. OOO 씨는 어떤 롤모델이 되고 싶어요? (개별)
4. 대학생 시절 어떤 활동과 역할을 했나요? (개별)
5.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공통)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방문객 中 - 정현종 시인


지원자들에게 면접 전형이 어려운 이유는 일생을 짧은 시간으로 표현하기 때문일 것이다. 반대로 면접관들도 인재를 알아보기 위해 안간힘을 쓸 것이다. 이 중대한 과정이 어떻게 쉽게 진행되겠는가. 최초 면접을 앞두고 말재주에 의지해서 요령을 피우려던 내가 부끄러워졌다.



그렇게 계속 입사 원서를 쓰고, 가끔 필기시험을 치러 가고, 면접에서는 열심히 떨어지더니 1년이 흘렀다. 대학 졸업을 앞두고 불안감이 증폭되었다. 내가 곧 '청년실업자'가 될 처지에 놓였는데...




다음 이야기 : 대학 졸업 후 청년인턴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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