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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단편을 두고 눈물지을 필요가 어디 있겠는가

세네카

by 정강민

"삶의 단편을 두고 눈물지을 필요가 어디 있겠는가?

삶 전체가 눈물을 부르거늘"

- 세네카


로마의 철학자 세네카는 이 음울한 유머로 친구들과 자신을 위로하곤 했다. 이 말은 스토아 철학의 본질을 꿰뚫는다. 이 학파의 철학에 따르면 우리가 울고 화내는 이유는 단순히 계획이 실패해서가 아니라, 실패하지 않으리라는 간절한 기대가 좌절되었기 때문이다.


삶은 우리를 너무나도 가혹하게 실망시킨다. 따라서 세네카는 그런 일이 일어나기 전에 우리를 찬찬히 실망시키는 것이 철학의 임무라고 생각했다. 기대가 덜할수록 괴로움도 덜한 법이다. 세네카는 우리를 우울하게 만들려는 의도는 없었다. 다만 지나치게 간절한 희망은 좌절되었을 때 비통과 절규를 불러오기에, 그런 희망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하고자 했던 것이다.


"오늘 좀 힘들었다고 너무 슬퍼하지마, 어차피 내일도 힘드니까~" 입시학원 홍보물에도 세네카의 생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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