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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냄 May 26. 2024

공무원의 취약점, 명함 교환 예절

명함은 나의 얼굴, 딱 10가지만 기억하자

저는 공무원이 세 번째 직업입니다. 일반 회사원, 영업직원을 거쳐 공무원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공직사회에는 저처럼 일반 회사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온 사람보다는 처음부터 공무원 생활을 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학창 시절부터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직장 경험 없이 처음부터 공무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직원들을 볼 때면 아쉽게 느낀 점이 있었습니다. 바로 명함 예절을 잘 모른다는 것입니다. 


시청에 입사해 공직생활을 시작한 첫 부서에서 어느 선배 직원은 부서에 방문한 어느 직장인이 명함을 건네주자 '저는 명함이 없는데요'라고 거리낌 없이 말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때 일반 회사와 공직사회 문화가 참 다르구나 하고 느꼈죠. 


근래에 시청 사내 게시판에는 '명함에 핸드폰 번호를 꼭 넣어야 하느냐'며 공무원이 명함이 왜 필요한지 모르겠다는 푸념 섞인 글일 올라온 적이 있었습니다. 공무원들은 명함 예절에 대한 인식이 많이 부족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공무원이 이처럼 명함 예절에 취약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공직사회는 비즈니스 영역이 아니다 보니 상대적으로 활발한 대면 영업이 필요한 조직이 아니기 때문일 것입니다. 상품이나 서비스를 팔기 위해 명함을 적극적으로 나누어주며 자신이나 회사를 홍보할 필요가 없는 것이죠. 


또 명함예절에 대해 가르쳐 준 선배가 없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저도 공무원 8년 차로 접어들었는데, 어떤 선배로부터도 명함을 만들라는 얘기나 명함예절에 대해 가르쳐 준 선배가 없었습니다. (저는 몇몇 아끼는 후배들에게는 명함을 꼭 만들라고 조언해 줍니다. 꼰대로 찍힐까 걱정되긴 하지만요.)


그리고 내 정보를 알릴수록 피곤해질 일만 늘어난다는 인식이 있죠. 솔직히 공무원은 아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뭐 좀 해달라는 민원 전화가 더 많아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귀찮아지지 않게 자기 연락처를 알리고 싶지 않은 것이지요.


이처럼 이런저런 이유로 공무원이 명함 만들기를 꺼리고, 명함 교환 예절에 대해 인식이 부족한 것은 사실입니다.  


명함은 자신의 또 다른 얼굴이라 했습니다.  명함은 상대방에게 나를 알리고, 연락을 편하게 취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전달하는 역할을 합니다. 명함에 개인정보인 핸드폰 번호를 넣는 것이 부담스럽다 하더라도 상대방과 사무실 연락처, 이메일로 소통할 수 있도록 명함을 가져야 하는 것은 사회인의 매너입니다. 

 

공무원은 물론이거니와 사회인이라면 알아야 명함교환 예절 딱 10가지만 소개합니다. 어렵지 않습니다. 몇 번 직접 해보면 저절로 몸에 익혀집니다.


1. 명함은 주고받을 때는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방문한 사람이 방문을 받는 사람에게 먼저 주는 것이 예의다.

2. 명함을 건넬 때는 상대방이 글씨를 보기 좋은 방향으로 건넨다.

3. 명함은 허리 위쪽에서 두 손으로 건넨다. 동시에 명함을 주고받을 때는 오른손으로 명함을 주고, 왼손으로 명함을 받는다. 

4. 명함은 명합지갑에 넣고 다닌다.(일반지갑이나 핸드폰 케이스에서 꺼내지 말자.)

5. 명함지갑은 양복 안주머니, 여성은 핸드백이나 옷주머니 등 일정한 곳에 명함 지갑을 보관해 바로 꺼낼 수 있도록 준비한다.(저는 오른손잡이라 보통 재킷 왼쪽 안주머니에 넣고 다닙니다.)

6. 명함 주인 앞에서 명함에 메모하지 않는다.(헤어지고 나서 뒷면에 메모한다.)

7. 명함을 받고 바로 명함 지갑에 넣는 것보다는 탁자 위에 올려놓고 중간중간 이름과 직책을 부르며 미팅한다.

8. 명함을 받고 잠시 명함을 읽어보고, 이름 직책 등을 언급하며 상대에게 관심 보인다.

9. 명함을 가지고 손장난 하지 않는다.(절대로!)

10. 받은 명함을 놓고 가는 것은 상대를 무시하는 행동이니 반드시 명함을 잘 챙긴다. 


공무원이라고 명함 교환 예절을 몰라서는 안됩니다. 공무원도 어엿한 사회생활하는 사회인이니까요.


명함은 나의 얼굴입니다. 동시에 상대방의 얼굴입니다. 매너를 지키며 내 명함을 잘 전달하고, 또 소중하게 잘 받아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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