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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Vie Apr 04. 2021

지금만 같아라

 유기견이었던 겨울이는 자기를 데려온 아빠만은 잘 따랐다. 일산집에 와서 유일하게 산책을 오래하는 때는 아빠가 산책을 시킬 때였다. 


 아빠가 항암 후 2주만인 오늘 겨우 몸을 추스르고 겨울이를 데리고 나갔다. 벚꽃나무엔 꽃이 반쯤 피어있었고 반쯤은 초록색 순이 돋아있었다. 아빠는 느릿느릿 산책을 했고, 도통 우리와는 산책을 하지 않는 겨울이는 아빠와 보폭을 맞춰 따라갔다. 


 하늘은 청명했고 바람이 살짝 불어 바닥에 떨어져있던 벚꽃잎은 겨울이 위를 붕붕 떠다녔다. 그 위로는 볕이 따뜻하게 내리쬐고 있었다. 변한건 계절과 아빠 뿐이었다. 계절은 다시 돌아올테지만 아빠는 다시 돌아올 수 있을까. 


 종종 거리며 걷는 겨울이, 느릿느릿 발걸음을 옮기는 아빠, 그리고 거기에 맞춰 걷는 나. 우리는 얼마나 더 함께할 수 있을까. 함께하더라도 그 시간은 행복할 수 있을까. 서로 지치다 끝내 영원히 이별을 하는건 아닐까 걱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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