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멜밍 Nov 17. 2019

아무도 몰라요

#불안장애 극복하기

 

 나는 어른이 되면 자연스럽게 돈도 벌고 내가 하고 싶은 일도 하고 결혼도 하며 즐겁게 생활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1년에 한두 번 정도는 해외여행을 다니면서 행복하게 지낼 수 있을 것이라고 당연하게 생각했다. 그 생각은 20대에 꿈꿀 수 있는 나의 이상적인 미래의 모습이었다.


그렇게 나의 20대 사회생활이 시작되었다.

 

 20대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3개월 정도 대학생들의 멘토로 생활한 적이 있다. 당시 대학생들에게 나는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학생들이 가고 싶어 하는 대기업의 직원이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내가 다니고 있는 회사에 오고 싶어 했고 회사생활을 궁금해했었다. 나의 회사로 초대하기도 하였고 성심성의 껏 멘토로서의 역할을 했다. 공채 준비로서의 길, 회사생활, 그리고 회사에서의 직무 등 학생들의 궁금점을 풀어주었다. 취업시장에서 힘들어하는 대학생들에게 힘이 되어주고 싶기도 했고 반대로 누군가에게 내가 걸어온 길이 옳은 길이라고 인정받고 싶었던 것 같다. 누군가에게 나의 길을 알려줄 만큼 어른이라고 살아왔던 20대의 생활이었다.


그런데 지금 30대로 넘어간 나의 모습은 어떠한가

 

 20대에서는 계획해왔던 대로의 이상적인 삶을 살아왔다고 했을 때 30대에는 시작과 동시에 계획했던 이상과 반대로 흘러가게 되었다. 처음으로 계획과 다르게 흘러가게 되었던 것이었다. 순탄하던 나의 직장생활에 문제가 생겼던 것이다.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프로그램 코드들이 문제를 일으켰고 장애가 연속적으로 일어났다. 회사에서 일을 못하는 사람으로 취급받을 것이라고 생각하여 움츠러들기 시작했다. 그 누구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는데 말이다.  그렇게 한번 반대로 흘러간 나의 현실은 반대의 길로 가는 것의 연속이었다. 그러다 보니 미래의 나의 회사생활이 지속될 수 있을 지 가늠할 수 없었고 걱정과 불안 속에 살게 되었다. 같이 고민해주었던 부모님도 불안해서 더 이상 회사를 다니지 못하겠다는 나에게 나약하다며 잔소리만 늘어놓으셨다. 늘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나의 문제를 해결해주시고 같이 고민해주었던 사람은 부모님뿐이었는데 말이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나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은 나를 집어삼키기 시작했다. 나를 점점 무기력하게 만들고 지치게 만들었다. 그렇게 나는 미래에 살기 시작했다.


 아무도 몰라요.

 당신의 미래가 어떻게 흘러갈지.


 20대 때에는 가진 것이 없었기에 무엇인가를 하기 위해 내려놓을 것이 많지 않았다. 그렇다고 지금 내려놓을 것이 많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단순하게 이야기하자면 나 자신을 스스로 챙겨나가야 한다는 것과 챙겨야 할 가족들만으로도 내려놓을 것이 많다는 뜻이다. 생각할 것이 많아짐에 따라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행복한 것인지, 옳은 방향인지 결정하기가 점점 어려워져만 간다. '이렇게 했으면 더 잘했을 텐데...'라고 후회한 적이 있을 것이고 그러한 작은 경험들이 내가 결정하는 데에 또 다른 고민 요소가 되었다. 아무리 계획을 세우고 미래를 걱정해도 바뀌어지는 것은 없다는 것을 조금씩 깨닫게 되는 시간이었다.

 반대로 생각해보자. 당신이 계획한 대로 살아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가? 계획하지 않은 일에서 좋은 일이 생겨날 수 도 있는 것이다. '복권에 당첨되어 금전적으로 부족함 없이 살 것이다.'라고 계획을 세우는 사람이 있는가? 극단적인 예시이지만 인생을 살면서 계획을 세우지 않고 얻을 수 있는 즐거움도 많다는 뜻이다. 계획을 세운다면 그 계획 안에서만 살아야 한다. 하지만 계획 밖에서도 얼마나 다양한 즐거운 일들이 있을지 기대하면서 산다면 불안을 조금이나마 줄어들게 만들 것이고 행복하게 만들 것이다. 당신뿐만 아니라 그 누구도 자신의 미래가 어떻게 흘러갈지 모른다. 그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인다면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고 나는 확신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