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 33살,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변화에 대해 두려워하고 있다. 변화를 두려워하고 있는 내 주변 직장인 중 80퍼센트는 이미 자신감을 잃고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 지금도 충분히 대기업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사람인데도 말이다.
그렇다면 왜 그들은 자신감을 잃었을까? 아니, 언제부터 자신감을 잃었을까?
나는 이제 곧 8년 차를 바라보고 있는 직장인이다. 신입사원 시절 다들 자신감을 갖고 첫 출근을 하던 그때를 기억하는가. 열정 많고 혈기왕성한 그때를 말이다.반면 지금은 어떠한가. 변화를 두려워하고 이직이라는 단어 자체에 자신의 능력을 낮게 평가하고 있지는 않은가. 나의 주변 직장인들을 기준으로 말해본다.
다들 신입사원 시절 입사를 위해 영어공부를 했을 것이고, 진급을 위해서영어 자격증을 갖고 있을 것이다. 또한 영어뿐만 아니라 개발자인 주변 지인들을 보면 여러 가지 프로그래밍 언어를 사용한다. 하지만 그들 대부분은 다양한 언어를 사용하지만 전문성에 대해서는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매번 완벽한 프로그램을 만들기보다는 기한에 초점을 두고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면 주먹구구 식의 프로그램이 완성되고 다음 프로젝트로 이어진다. 무한반복이다. 성장할 수 없는 업무환경 때문에 그들은 늘 전문성이 부족하다고생각한다.
어디서부터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공부하지 않은 나의 잘못인가. 아니면 변화를 두려워하는 나보다 더 나이가 많은 회사의 잘못인가. 대부분의 기업이 성장을 외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체감하기 힘들다. 회사로서의 성장은 이익과 실적을 중요시 하지만 직장인들은 자신의 커리어와 성장을 원한다. 그러나 이 둘은 상충된다. 회사의 실적? 이익? 확실한 결과를 장담하는 일이 아닌 이상 새로운 도전은 용납되지 않기 때문이다. 내가 다니고 있는 S사 또한 그러니까 말이다.
그렇다면 퇴근하고 공부해라? 아니면 일을 하다 남는 자투리 시간에 공부를 해라? 말은 굉장히 쉽다. 그러나 하루 종일 업무에 치이고 컴퓨터만 보던 사람들이 집에 가서 또다시 컴퓨터를 보고 공부하는 것은 쉽지 않다. 또 다른 이유 하나가 더 있다. 여가시간에 공부하거나 즐기거나 월급은 똑같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공부의 필요성에 대해서 느끼는 것이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대부분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내 주변 직장인들의 대부분은 그렇게 생활하고 있다.
자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개발자라면 공공연히 3년마다 이직을 하는 것을 추천하고 있다. 이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나는 가능한 이야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어떤 회사가 3년마다 이직한 사람을 뽑고 싶겠는가? 그러나 내가 아는 인사담당자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개발자에 한해서 이를 인정하고 있다고 말한다. 아니 인정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그 이유는 개발자라면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 맞춰 커리어를 쌓아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한 회사에 머물다 보면 환경을 바꾸기 어렵고 업무 또한 바꾸기 어려운 것이 사실임을 인정하고 있고 그러다 보면 성장이 멈춰버린다는 것을 그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다. 그렇기에 한 회사에 머물던 시간이 짧더라도 그것은 좋지 않은 이미지는 아니라고 한다. 오히려 3년마다의 이직을 해왔던 사람들을 좋게 평가하는 곳도 더러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나는 이직을 해본 적이 있을까? 나는 7년째 이직을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앞에서도 말했듯이 나의 전문성에 대해 확신이 없기 때문이다. 나는 왜 확신이 없을까? 나의 커리어는 2년 차에서 멈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2년까지 배울게 참 많았던 회사이지만 거기까지였던 것 같다. 개발자에게 7년이라는 시간은 새로운 언어가 유행하고 유행이 지는데 충분한 시간이다. 쉽게 말하면 영어를 사용하기 위해 공부를 했는데 영어를 사용하는 나라가 없어졌다는 뜻으로 해석하면 될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런 7년을 아무것도 하지 않은 체 바보가 되어갔고 자신감을 잃은 겁쟁이가 되어갔다.
그렇지만 더 이상 뒤처지지 않으려고 뒤늦게 이직을 준비하고 있다. 이직을 결정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5년. 생각보다 많은 직장인들이 경력직이라는 것에 대해 굉장한 부담감을 갖고 있다. 대부분 직장인들은 경력직을 즉시 전력감이라고 표현한다. 그러나 즉시 전력감이라는 말에 이직을 포기하는 직장인들 또한 굉장히 많다. 다시 한번 말하자면 내 주위 사람들이 그렇다는 말이다. 이직을 고민하는 직장인에게 즉시 전력감이라는 말에 도전을 멈추지 말라고 이야기해주고 싶다. 그 이유는 당신은 이미 즉시 전력감이기 때문이다. 포기하지 말고 두드려 보아라. 다들 충분한 능력을 갖고 있지 않은가.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대해서 처음부터 잘했는가? 다들 배우고 성장한 시기가 있지 않은가. 신입의 자세로 열심히 임할 자세만 되어있다면 충분히 이직도 어렵지 않다. 그것이 바로 경력직을 뽑는 그들이 원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능력이 있지만 열정이 없는 사람? 아니면 능력이 부족하더라도 열정 있는 사람? 만약 당신이 인사담당자라면 이 둘 중에 어떤 사람을 뽑겠는가. 나라면 후자라고 생각한다. 이미 회사를 다니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능력은 보장되어있다는 것을 명심해라. 게다가 열정이 있다면 무엇이든지 배우고 교육을 받으면 충분히 해낼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도 명심해라. 그렇기에 그들은 더 큰 연봉을 제시하면서까지 합격 메일을 통보한다. 겁먹지 마라. 당신은 충분히 잘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렇게 7년 만에 나의 이직도 마지막 단계인 연봉협상에 와있다. 이직을 준비했던 나도 겁부터 먹었고 자신감이 없는 직장인 중에 한 명이었다. 그리고 전문성 또한 없다고 생각했고, 그 회사에 가서 못하면 어쩌지? 라는 걱정과 함께 7년이라는 시간을 흘려보냈다. 그랬던 나인데도 불구하고 이직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나뿐만 아니라 성장을 원하는 많은 직장인들도 충분히 이직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 자신의 전문성을 의심하지 말아라. 나 또한 부족하다고 생각했지만 더 큰 연봉계약서로 나를 설득하는 다른 회사가 있다는 것을 보며 말이다.
'내가 다니고 있는 회사는 정말 아닌 것 같아. 그러나 다른 회사로 가기에는 나의 능력이 너무 부족해. 이직을 했을 때 나의 실력이 들통나면 어떡하지? 잘리는 것은 아닐까?' 이런 걱정을 하는 사람에게 걱정하지 말라고 이야기해주고 싶다. 그리고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이직을 준비해보길 추천한다.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고 자신의 능력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자신의 능력을 함부로 판단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당신의 능력은 당신이 지원하는 회사들이 판단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여러 곳에 입사원서를 제출해보고 자신의 능력을 알아갔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이직을 두려워하고 겁부터 먹는 대한민국 직장인들에게 이야기하고 싶다. 당신은 자신감을 가질 만큼 충분히 잘하고 있고 당신의 능력을 과소평가하지 말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