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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멜밍 Oct 31. 2019

좋은 습관의 배신, 불안의 요소

계획성이 만들어 낸 불안, 7년차 직장인의 위기

 너무나도 당연하게 생각했던 들이 아니라고 느껴질 때 어김없이 찾아오는 불안.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3개월 남짓, 벌써 2주의 시간이 지나가고 있다. 무언가 계속 쫓기는 삶을 살고 있는 나는 불안장애 환자이다. 3개월의 시간 동안 무언가를 해내지 못한다면 회사로 돌아가야만 하는 것이 나를 불안하게 만드는 요소인 듯하다. 이직을 하기 위해 이력서도 작성하였다. 그리고 월급을 대체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기 위해 강의도 찾아가며 들었다. 하지만 아직 실천에 옮기지 못한 체 시간이 흘러가고 있다. 많은 것을 경험하고 건강 회복을 위해 3개월의 휴직을 선택했지만 현실의 나는 달랐다. 미래에 대해서 어떻게 살지 불안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다만 직장을 다닐 때보다는 적은 불안이 찾아오지만 아직도 불안하다. 불안장애 환자에게 조언한다면 직장을 퇴사하고 쉰다는 것은 더 큰 불안이 찾아올 수 있음을 말해주고 싶다.

하루의 계획표

 3개월의 휴식시간에도 나는 꾸준히 무언가를 계획을 세우고 싶어 한다. 계획은 내 머릿속에 좋은 습관이라고 당연하게 어렸을 때부터 인식되어 있다. 계획이란 것은 누가 만들었을까? 요즈음 들어 '계획 없이 즐겁게 살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새해가 밝으면 다이어리를 구입하고 1년의 희망찬 계획을 세운 적이 있을 것이다. 1주일의 계획 그리고 오늘 하루의 계획을 세우면서 생활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내가 그렇다. 계획성은 내가 이만큼 성장하는데 좋은 습관이었을 수도 있다. 불안장애 환자가 되기 전까지 말이다. 계획을 세우지 않아도 일 잘하고 계획을 세우는 사람보다 더 즐겁게 사는 사람도 많다. 더 단단해 보이기까지 하다. '이 날은 무엇을 해야 하고, 저 날은 무엇을 해야지'라고 계획을 세우는데 '그런 거 상관없이 오늘은 잘 안되니까 여기까지 하고 다른 날에 하지 뭐' 이렇게 쉽게 말하는 사람들 너무 부러울 따름이다. 그 계획의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나에게는 여지없이 불안이 찾아오는 모습이 너무나 안타깝다. 결국 계획성이 나에게 강박증을 만들어 냈다고 정신과 의사는 나에게 말했다. 조금 더 계획적이지 않은 삶을 살았다면 좀 더 불안에 대해 단단해지지 않았을까? 계획을 세우면서 생활하면 좋다고 누가 말했는가? 그 계획이 나에게 불안을 가져다줄 것이라고는 왜 이야기해주지 않았는가. 7년 동안 직장생활만 하다 보니 바보가 된 것만 같다. 그 일 밖에 할 줄 모르는 바보 같단 말이다. 다른 계획을 세워 무언가를 하고 싶은데,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무엇을 해야 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는 나에게 찾아오는 건 지속적인 불안. 계획을 세우고 무엇을 해야 될 것만 같은데 말이다. 평생을 좋은 습관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지금의 나에게는 불안을 가져오는 요소 중의 하나일 뿐이다. 그래서 나는 3개월 동안 늘 옳다고 생각했던 계획적인 습관을 버리기로 결심했다.


 오전 8시 기상, 8시 30분의 조깅, 9시 30분 아침 10시 블로그 작성..... 이런 식의 계획을 세우지 않고 생활하도록 하려 한다. 휴직 후 처음 2주간의 나의 생활 패턴이었다. 이제는 계획 없이 생활하려고 한다. 무엇이 하고 싶을 때 즉흥적으로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보기 위해서이다. 단, 한 가지. 아침 일찍 기상은 지킨다는 것이다. 그것뿐이다. 그렇게 하여 나의 삶은 점점 더 변화하기 시작한 것 같다. 운동하고 싶을 때 운동하고, 산에 가고 싶으면 산에 가고 바다에 가고 싶으면 바다에 가는 것이다. 무엇에 쫓기는 듯한 삶도 점차 없어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어려웠지만 점점 불안도 줄어들고 있다. 무언가를 꼭 계획을 세우고 목표를 달성할 때만이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나도 모르는 순간 나에게 변화와 성장이 일어나고 있었던 때가 바로 이 때인 것 같다. 계획을 세우고 생활하는 것이 정말 좋은 습관이었을까? 때로는 반대의 생활패턴으로 살아가 볼 필요가 있다. 작은 습관의 변화를 통해 생각의 폭이 넓어질 수 있음을 기억하자.

 

 지금의 나는 즉흥적인 상황에서도 OK 할 수 있는 사람으로 변화하고 있다. 또한 미래에 대한 불안보다는 현재의 만족하는 사람이 되었고 좀 더 즐거움을 찾아가는 사람으로 변해가고 있다. 아직 멀긴 했지만 변화의 모습에 만족하고 있다. 정답은 다 다를 수 있다. 그렇지만 분명 가까운 곳에 있을 것이다. 내가 만들어낸 작은 습관 하나에서처럼 말이다.

 

 미래를 계획한 대로 살아간다면 좋겠지만 그렇게 살아지지 않는 경우도 많다. 그렇기에 미래에 대해 걱정과 불안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미래의 살지 말고 현재의 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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