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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넙죽 Jun 20. 2018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 런던의 공원

도시에서 자연을 만나다

도시에서 자연을 만날 수 있는 도시, 런던


  런던을 여행하며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꼽으라면 호텔 앞 공원에 무성한 게 자란 나무 밑 잔디밭에 누워 하늘을 바라보던 순간이라고 말하고 싶다. 런던에는 참 공원이 많다. 가장 유명한 공원은 아무래도 하이드 공원이다. 런던의 대표적인 공원인 이 곳에는 아름다운 호수가 있고  선베드도 모여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무료는 아니고 돈을 내고 이용해야 한다. 해변가의 파라솔과 같은 느낌이다. 바닷가도 아닌 도시 한가운데에서 누가 돈을 내고 햇볕을 쬐려 할까 했는데 생각보다 많은 런던 시민들이 즐겨 이용한다고 한다. 아무래도 좋은 날씨를 만나기 어려운 런던의 날씨 때문인 듯싶다. 인간은 체내에서 비타민 D를 스스로  합성하지 못하기 때문에 햇볕을 주기적으로 쬐주어야 한다. 그래야 우울증도 오지 않는다. 실제로 런던에서 공부하는 유학생들이나 런던에서 살고 있는 교민들이 처음 런던에 왔을 때 많이 괴로워하는 부분이 햇볕을 쬐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 때문인지 런던 시민들은 해가 났을 때 적극적으로 야외활동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내가 가장 사랑한 호텔 앞 작은 공원
누워서 본 세상은 조금 다르더라
하이드 파크의 백조들
하이드 파크의 선배드

 하이드 공원 외에도 런던의 공원은 많다. 사람이 사는 곳이 있다면 언제나 공원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런던을 거닐다 보면 공원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느낌을 받는다. 실제로 버킹엄 궁전 근처의 그린파크에서 시작한 나의 공원 탐험은 하이드 파크를 거쳐 켄싱턴 파크까지 이어졌다. 각 공원들이 이질감 없이 이어져 특별히 의식하지 않는다면 같은 공원이라고 착각할 정도였다. 중간중간에 쉬긴 했지만 이 날은 꽤나 많이 걸었던 것 같다. 한 3만 보 정도. 공원의 나무들이 주는 상쾌함과 향기로운 풀냄새 덕에 힘든 줄도 모르고 걸었다.


  런던에 방문할 계획이 있다면 잠깐 시간을 내어 공원에서 시간을 보내기를 추천한다. 지난해 런던에 다녀온 친구들이 나에게 런던의 공원을 추천했을 때 나는 다른 볼 것도 많은 데 왜 비싼 돈을 들이고 간 공원에서 시간을 보낼까라는 의문이 들었지만 막상 내가 런던에 와보니 공원에서 보낸 시간이 제일 달콤하더라. 나는 내가 이렇게 풀과 나무들을 좋아하는지. 풀밭에서 누워 하늘을 바라보는 것이 이렇게 행복한 지 처음 알았다. 런던에 방문했을 때 날씨가 좋다면 돗자리 하나 옆구리에 끼고 가까운 공원을 가 행복한 기분을 만끽하기 바란다. 한국에서 느껴보지 못한 자유로움을 느끼게 될 것이니까.


그린 파크
켄싱턴 파크

영국식 정원과 프랑스식 정원의 차이


 유럽의 현대식 조경을 보면 영국식 정원과 프랑스식 정원으로 나뉘는 것 같다. 영국식 정원이란 자연 그대로. 식물이 되도록 자유롭게 자라게 두는 형태를 말한다. 이와 반대로 프랑스식 정원은 인위적인 형태로 식물을 다듬는 것이다. 자연 상태에서는  볼 수 없는 직사각형의 형태 등으로 말이다. 미적 관점이 다르겠지만 나는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존중하는 영국식 정원이 더 마음에 든다. 숲을 그대로 도시로 옮겨온 듯한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게다가 사람이든 동물이든 식물이든 본성에 맞게 자유롭게 살아야 행복하다는 것이 평소의 나의 지론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풀과 나무들이 행복해야 나에게도 그들의 행복을 나눠줄 것이므로.


인위적으로 나무를 잘라 꾸민 것이 프랑스식 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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