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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마튤립 Aug 13. 2024

8년째 꾸준히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100일간의 육아 감사일기 #23

나는 거의 8년째, 일주일에 두세 번씩 빠짐없이 운동을 하고 있다. 필라테스와 요가, 헬스를 번갈아가며 하다가 요즘에는 필라테스에 정착을 했고, 번외로 헬스장에 가서 유산소를 추가로 하고 있다. 오랜 시간 운동을 하다 보니 운동을 하지 않으면 오히려 좀이 쑤셔와, 어느새 몸을 움직이고 있는 나를 발견하곤 한다.


누구나 다 그렇겠지만, 자발적으로 나서는 운동은 정말이지 발걸음이 쉬이 떼어지지 않는다. 스케줄이 정해져 있는 필라테스나 요가는 그래도 즐거운 마음으로 운동을 나서는데, 헬스장 같은 경우에는 PT를 받는 것이 아니면 왜 그렇게 가기가 귀찮은지, 운동이 습관이 되었음에도 그 귀찮음은 절대 해결되지 않는다.


그래서 요즘에는 필라테스를 가는 날에 헬스장을 함께 곁들여 간다. 헬스장에 가서 유산소를 하고 필라테스까지 마치면, 꼬르륵 금세 배가 고파올 때가 많지만 운동한 게 아까워서라도 꾹 참고 페퍼민트티를 마시며 주린 배를 채운다. 다음날 아침, 체중계 위로 올라갔을 때 아주 조금의 기쁨이라도 느끼고 싶은 마음 때문이다.


출산을 하고 나서는 원래 몸무게보다 체중이 많이 증가해서, ‘이 살을 언제 다 빼지? 원래 입던 옷은 언제 다시 입을 수 있을까?’ 하며 울적하기도 했는데, 출산 후 2개월이 지난 뒤부터 꾸준히 운동을 하고 보니 어느새 목표 지점까지 거의 다 왔다.


몹시도 귀찮지만 피곤한 몸을 이끌고, 막상 운동을 하러 들어가면 언제 귀찮았냐는 듯 에너지가 마구 샘솟는다. 운동을 하는 한 시간 동안만큼은 내 몸의 움직임에만 집중하며 근육들의 움직임에 온 신경을 쏟아본다. 지금 운동을 한다고 당장 눈에 보이는 변화는 딱히 없지만, 조금씩 변해갈 몸을 상상하며 운동을 하다 보면 더 집중이 잘 되는 느낌이다.


꾸준히 운동을 해온 덕인지, 출산 후 회복도 무척이나 빨랐고 운동할 때마다 선생님들께 칭찬도 마구마구 들어서 여러모로 더 기분 좋게 운동을 할 수 있는 요즘이다.


운동을 하지 않으면 좀이 쑤셔서 홈트레이닝이라도 꼭 해야 하는 습관이 생긴 것은, 내 몸에 정말 좋은 일이라고 생각된다. 앞으로도 남편, 우리 아기와 함께 꾸준히 운동을 해서 건강한 세 가족이 오래오래 행복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건강한 밤이다.




오늘은 육아 감사일기 스물세 번째 날이다.


저녁을 먹고 정리를 한 뒤, 필라테스를 가기 전에 먼저 헬스장에 나섰다.


드디어 찾은 나만의 자유 시간! 이어폰을 하나씩 꼭 꼭 끼워 넣고, 신나는 음악을 플레이한다.

발목을 살짝 풀어준 뒤, 러닝머신 위로 올라가 바로 유산소를 시작해 본다.


2-30분 정도만 간단히 하고 필라테스를 가지만, 요즘엔 인터벌로 걷고 뛰고를 반복하고 있는 터라, 운동을 하는 중에 금세 땀이 비 오듯 쏟아진다. (나는 원래 땀순이이다.) 본격적인 운동을 하기도 전에 땀을 흠뻑 흘리고 필라테스를 가서 기진맥진했지만, 막상 운동을 시작하고 나면 신기하게 에너지가 또 생겨난다. 선생님의 말씀에 귀 기울이며 더 건강해질 내 몸을 상상하며 시퀀스를 따라가다 보니, 어느새 50분이 훌쩍 지나갔다.


운동을 마치고 아기가 잠들어있는 고요한 집으로 들어가 개운하게 씻고 나니 이곳이 바로 지상낙원이다. 아기를 재우고 잠시 쉬고 있는 남편과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오늘 하루도 무사히 잘 지나감에 감사한 마음이 든다.


아기와 무사히 문화센터에 다녀왔고, 아기가 낮잠을 잘 잤고, 남편과 맛있는 저녁을 먹었고, 운동을 다녀왔고, 남편과 함께 도란도란 시간을 보냈고, 이렇게 감사일기를 쓸 시간도 있고 말이다.


아무 일 없는 날이 좋은 날이다.

그렇기에 오늘도 역시 좋은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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