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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zel Jan 26. 2024

미니멀 삶을 위해 작은 집으로 옮겼어요!

남편과 같은 학교에서 근무했던 80대 원로 선생님 아파트를 줄여 이사를 하셨다. 선생님은 가끔씩 만나 함께 식사를 하는 지인 부부와 우리 부부에게 집수리가 얼추 끝났 놀러 오라고 하셨다. 


선생님이 새로 옮기신 집은 두 자녀의 직장 근처다. 마침 딸과 아들이 서로 가까운 곳에서 일하고 있어 이사할 곳을 결정하기가 쉬웠다고 하신. 직장친정에서 가까우니 딸이 시간 날 때 들르기가 수월하. 가끔  반짝 점심 데이트를 할 수 있어 행복하다며 웃음을 지으신다. 또 일에 쫓기는 바쁜 아들도 직장이 멀지 않아 얼굴 보기가 쉬워졌다.


이번에 이사 오신 아파트는 전에 살던 집보다 많이 작은 20평대다. 짐을 줄일 수 있 지름길은 작은 집으로 옮기는 거라고 말씀하신다. 작은 집에 맞춰 어쩔 수 없이 짐을 버리고 없애야 하기 때문이다. 짐을 줄이니 예전 큰 집보다 작은 지금 집이 오히려 더 넓게 느껴진다고 하신다.


작은 집은 청소하기가 한결 수월하다. 치울 게 별로 없다고 하신다. 무엇보다 큰 집을 팔고 작은 집으로 오니 여윳돈이 생겼다며 크게 웃으신다. 덩달아 마음까지 보름달처럼 넉넉해지셨다고 다.


자녀의 편안한 방문, 쉬워진 청소, 경제적인 여유...  마리의 토끼를 한꺼번에 잡으신 선생님 부부지혜로운 결정 우리 후배 부부는 박수를 아끼지 않았.

 

동네 맛집 이탈리아 식당에서 파스타를 먹고  부부, 여섯 명은 선생님 댁으로 향했다.


아파트 현관에 들어서니 거실과 통하는 중문이 스르르 열렸다. 현관문을 열면 자동으로 미닫이 중문까지 열린다. 신기해서 바라보고 있으니, 이번 이사 오면서 새로 다셨다고 했다. 중문 덕에 집이 아늑해졌다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셨다.


집안 전체를 흰색으로 도배해서 집이 환하고 넓어 보였다. 거실 한가운데는 6인용 큰 대리석 탁자가 자리 잡고 있다. 이번에 장만하셨다며 식탁 밑에 숨어있던 긴 벤치 의자를 빼서 우리 보고 앉으라고 권하신다.


부엌으로 눈을 돌리니 창문 밖으로 키가 큰 나무가 보인다. 창문 밑에는 놀이터와 공원 쉼터가 있다. 앞 동과 거리가 넓어 좋다. 새로 구입한 하얀 수납장 선반에 역시 새로 산 전자레인지와 밥솥이 놓여 있다. 피 포트까지 하얀색으로 통일하여 부엌이 깔끔보였다. 선생님은 요리하는 것을 즐기셔서 전에는 부엌에 신기한 요리 기구들이 많았는데, 이번에는 작은 사이즈로 꼭 필요한 구비해 놓으셨. 


부엌 옆에 위치한 공부방 창문에서도 나무가 보였다. 벽에 멋진 풍경화가 걸려있는 듯하다. 공부가 잘 될 것 같은 방이다. 선생님은 은퇴 후에도 논문을 꾸준히 발표하고 몇 달 전에는 전공 분야 책을 영국 유명 출판사에서 출간하셨다. 이 쾌적한 방에서도 계속 연구를 열심히 하실 것 같다. 건너편의 침실도 구경하라고 해서 들어가 보니 침대도 새 거다. 침대 다리가 길어 침대 밑 공간이 높고 넓다. 로봇청소기가 자유자재로 왔다 갔다 할 수 있어 침대 밑까지 깨끗하다.


마치 신혼집에 있는 느낌이다. 집안 곳곳을 손보고 고치다 보니 작은 새 집에 애정이 많이 생겼다며 웃으시는 여든 살 후반 선생님과 여든 살 초반 사모님은 막 결혼한 새 신랑신부 같다. 목욕탕에서 샤워할 때 물이 바닥으로 튀어 욕조 위에 샤워문만 달면 집수리는 마무리된다고 하셨다. 지금 연세에 이런 일들을 해낼 수 있는 두 분의 열정과 건강한 체력이 부럽고 존경스럽다. 


정말 집은 어떻게 꾸미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청소와 관리가 쉬운 작은 집으로 이사해 집을 요모조모 효율적으로 고치 선생님 내외분이 정말 멋지다. 나이가 들수록 간소한 미니멀 삶을 사는 게 답인 것 같다.



사진 출처: 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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