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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잖아] 다툼 없이 멀어진 사이

by 있잖아

크게 다툰 적도 없고, 감정이 상할 만한 말도 없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멀어졌다.
불편함이 쌓일 틈도 없이, 어느새 거리가 멀어졌다.


이유를 따질 수도, 책임을 묻기도 애매한 사이가 되어 있었다.
단순히 살아가는 환경이 달라서일까, 아니면 서로의 하루가 너무 바빠서 자연스레 관계가 바래진 걸까.
‘혹시나’ 하며 이유를 찾으려 해도, 그조차 의미 없을 수도 있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아무 일 없다는 게, 어쩌면 더 무서울 때가 있다. 썰물처럼 조용히 멀어져버린 관계는,

돌이킬 계기조차 남기지 않으니까.


그냥 그렇게, 누구의 잘못도 아닌 이유로
흐려지는 관계들이 늘어나고,

설명하기 힘든 상황에 점점 우리는 길들여져 간다.




*노래: 말없이 멀어진

https://youtu.be/Y4dB33LPXvg?si=grfATu9J-fmV4E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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