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빈 수레가 요란하다는 말은 틀린 적이 별로 없던 것 같다.
과시하고 싶은 마음에 허세 한 줌을 더 얹고, 괜스레 마음이 조여올 때 목소리가 더 커진다.
불안은 늘 소리를 데리고 다닌다.
그래도 문서로 소통하는 회사에서 목소리가 커지는 일은 드물다.
다만, 키스킨을 뚫는 듯한 타자 소리가 거슬릴 때가 있다. 마치 자신들의 존재감을 그렇게라도 나타내고 싶은 것처럼.
그들 표정에 감정이 담기는 일이 없다. 감정 없는 표정으로 그저 묵묵히 타이핑을 하다. 그들의 손가락은 일을 쳐내려 가는 건지 서로를 끌어내리려 하는 건지 알 수 없다. 누구도 알지 못했던 사실을 누구보다 먼저 흘리고 있는 중일 수도 있고, 신제품을 누구보다 빠르게 장바구니에 집어넣고 있을 수도 있다. 뭐, 업무 이메일을 보내는 중일 수도 있겠지.
보이는 것만 보는 사람들은 그저 그들이 부지런하고, 심지어 유능하다고 믿는다.
그리고 그 믿음은 언제나, 조용한 사람들보다 요란한 사람들의 편이었다.
그게 안타깝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다.
그래서 나도, '그들처럼' 키보드를 요란하게 두드린다.
보통 빈 수레가 요란하다는 말은 틀린 적이 별로 없던 것 같다.
*노래: 요란할 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