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공모전 준비과정

이번 달까지 열심히 달려봅니다

by 이선요

요즘 날이 부쩍 추워졌어요. 겨울이 곧 다 갈 것 같다가도 이렇게 추운 날씨를 보면 역시 아직은 멀었구나 싶습니다. 얼른 봄이 보고 싶은 마음과 겨울이 빨리 가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 두 마음이 공존하네요. 독감 유행이 꽤나 오래가더라고요. 모두들 감기 조심하시고 날이 추운데 늘 따뜻하게 지내시길 바랍니다.

저는 이 전에 말했듯이 이번 달은 그림책 공모전 준비에만 집중을 하고 있습니다.


그림책 공모전 준비과정을 좀 궁금해하실 듯해서 제가 오늘은 러프하게 순서와 준비과정에 대한 설명을 드리려고 해요. 저도 사실은 제대로 된 수업이나 교육을 받아보지 않아서 해외 온라인 수업과 유튜브로 찾아보며 준비를 하고 있답니다. 사실 온라인 수업의 경우는 대부분 그림 표현기법, 화면구성, 스토리텔링에 대한 부분이에요. 그런데 제가 준비하면서 느꼈던 건 실무적인 부분을 알고 있는 게 정말 중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예를 들면 판형은 어떻게 할 건지(그림책 비례와 사이즈) , 페이지는 몇 페이지로 진행할 건지, 글씨체와 폰트 크기는 얼마로 정할 건지, 종이 재질은 어떤 걸로 할 건지 등등이었습니다. 사실 저는 공모전이었기에 종이 재질은 생각하지 않았지만 추후 인쇄와 감리를 생각하면 이 부분도 필요하다 생각되어 넣었답니다. 종이에 따라 그림의 분위기와 느낌이 확 달라지거든요. 프린팅 되는 잉크의 컬러도 조금씩 달라지고요.

저는 개인적으로 판형을 정하는 게 가장 어려웠고 집에 있는 그림책, 도서관에서 그림책들을 보며 어떤 판형이 제 이야기에 좋을지 많이 고심했습니다. 일단 판형을 정해야 그림을 그릴 수 있으니까요. 고민하던 와중 마음에 드는 그림책 사이즈와 비슷하게 진행하기 위해 사이즈를 재보았다가 KDP 튜토리얼을 보고 거기에 나와있는 사이즈로 진행하기로 결정했습니다.


*** KDP를 간단히 설명드리자면 아마존에서 제공하는 자가 출판 프로그램입니다.

작가와 출판사가 독립적으로 자신의 책을 출판할 수 있는 플랫폼이에요. 그리고 이곳에서 출판한 경우 아마존에서 판매를 할 수 있어 더 좋은 거 같아요. 그래서 글작가/그림작가 협업해서 책을 독립출판하기도 하고요. 둘 다 가능하다면 혼자서 독립출판을 진행하기도 합니다. 저는 일단 공모전을 목표로 제작을 하였고 만약 안된다 하더라도 다른 출판사에 출간 제안서를 보낼 예정입니다. 정 안된다면 아마존에 독립출판해서 올리고 싶어 KDP 사이즈 중 하나를 선택해서 진행 중이랍니다. 사실 그림 그리는 것 보다도 책 사이즈와 배치, 재단선을 계산해서 넣는 작업이 어려웠네요.

레이어 가이드라인.jpg

보통 이렇게 재단선과 여유선을 넣고 나서 작업을 시작한답니다.


그리고 그림책에서 가장 중요한 건 글과 그림이죠. 글이 먼저냐 그림이 먼저냐는 작가님들 마다 다르신데요. 저는 항상 글이 먼저였던 거 같아요. 스토리와 캐릭터들이 먼저 떠오르고 아이디어가 번쩍 하면 일단 폰 메모장이나 종이에 기록해 둡니다. 그리고 기록한 걸 바탕으로 캐릭터 형태나 배경, 전체적인 분위기를 스케치해 봐요. 가끔 글은 휘리릭 나오는데 이미지가 떠오르지 않을 때가 많아 애를 먹습니다. 영감을 위해서 계속 좋은 작품들이나 작가님들의 인터뷰를 봐요.


저의 그림책 작업 순서를 보여드릴게요.


1.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기록한다. (글 또는 그림)


2. 기록한 글을 씬 별로 나누어 다시 한번 내용을 정리한다. (#1, #2...)

(학생 때 그렸던 스토리보드가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3. 스토리에 맞는 캐릭터와 배경을 러프 스케치로 그려본다. (적어도 10장 넘게 그려봐요)


4. 그림책을 어떤 분위기로 그릴 것인지 결정한다. (ex. 수채화, 꼴라쥬, 흑백, 색연필, 유화 / 추상화, 사실화 등등)


5. 레퍼런스를 찾는다. (추구하는 분위기의 그림, 사진)

저의 경우 직접 장소로 가서 사진을 찍어 오기도 했고 지나갈 때마다 활용할 수 있는 것들이 보이면 멈춰서 사진을 찍어왔어요. 그리고 제가 추구하는 그림책 분위기를 이미 만들어 낸 작가들의 작품들을 많이 보고 참고 자료로 사용했습니다. 프랑스 작가 폴 고갱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모방하지 말고 영향을 받아라.'

사실 내가 그림이 내 안에 온전히 살아 있지 않으면 아무리 멋진 그림을 따라 그린들 소용없다고 생각해요.

저도 좋은 작품을 많이 보고 온전히 제가 느끼고 소화한 후에 표현하려고 노력합니다.

레퍼런스 찾는 작업도 매우 매우 중요해요. 어쨌든 제가 표현할 작품에 들어가는 내용과 장면들인데 제대로 구현해 내지 못하면 그 세계는 쉽게 무너지게 될 테니까요. 내가 그 세계로 들어갈 수 없다면 다른 사람들은 더 몰입하고 들어오기 어렵겠죠. 저는 제 글과 그림을 보는 사람들이 직접 들어와 상황을 주인공과 함께 겪어보고 느끼고 슬퍼했다가 같이 기뻐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6. 찾은 레퍼런스를 정리해서 PPT로 만든다. (이 부분은 스토리 보드 진행하다 추후에 작업하긴 했지만 정리해서 만들어 놓고 작업할 때 보기 쉽게 벽에 다 붙여뒀어요. 이렇게 눈에 보이게 붙여두면 훨씬 작업이 잘됩니다.)


7. 장면에 맞춰 글을 스토리 보드에 넣는다.


8. 글 내용에 맞게 스토리보드를 그린다.

(기획하는 게 정말 오래 걸렸고 많이 힘들었습니다. 아이디어를 쥐어짜도 안 나올 때는 그냥 영화를 보거나 책을 읽으며 머리를 식혔어요.)


9. 스토리 보드를 그린 후 각 페이지 작업을 진행한다.


저는 페이지가 총 28 페이지(양면)로 나왔는데 꽤 많은 편입니다. 보통은 단면으로 32페이지 즉 양면 16페이지로 작업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리고 현재 진행형이며 각 씬 별로 작업 중에 있습니다. 각 신을 모두 작업한 후에는 표지와 내지 작업을 진행합니다. 이후 일러스트레이션 프로그램으로 모든 페이지를 정리하고 PDF 파일로 저장 후 공모전에 제출할 예정입니다.

제가 현재 작업하는 프로세스와 그림책에 대한 이미지는 추후 공모전 발표가 끝나면 공유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점은 양해 부탁드려요. 그림책 공모전을 알게 된 것도 얼마 되지 않았고 기획에 시간을 쏟아버려서 현재는 빡빡하게 페이지 작업을 진행하고 있어요. 이번 달 안으로 무사히 완성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다음 달에는 보림 출판사에서 진행하는 그림책 부트캠프(실무과정) 수업을 듣기로 했어요. 출판사 편집자님들께 피드백을 받고 출판시장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이번 달 알바를 진행하는 곳에서 조금 더 재밌는 아이디어와 아이들에 대한 이해를 위해 '인간을 위한 미술교육'이라는 책도 틈틈이 읽고 있어요. 그럼 저는 열심히 작업하고 일상을 살다 다음 주에 근황을 알리러 또 찾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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