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력을 키우는 글쓰기 놀이
너무 심심한데 뭘 할까 했다.
사람을 만나자니 화장하고 옷을 꿰어 입기가 귀찮다.
그렇다고 혼자 영화라도 보자니 영화관까지 가는 게 영 내키지 않는다.
TV를 보자니 집에 TV가 없다.
그래서 그냥 그렸다.
쓸데없이 잘 그렸다.
얼굴을 그리기 싫어서 그냥 위에서 본 걸로 그려봤다.
맨날 가는 공원을 떠올리면서 그렸다.
그리고는 곰곰이 내가 그린 그림을 바라보았다.
머리가 짧았는데 그냥 여자로 해야겠다 하면서 머리를 길게 덧 그렸다.
여자는 내가 좋아하는 컨버스를 신겨야겠다.
가방도 내 스타일 에코백.
여자 옆에 벤치를 하나 그렸다.
사람 더 그리기 귀찮으니까 사람은 안 그린다.
이걸로 끝 하려니 좀 아쉽다.
좀 더 재밌으려면 여자 앞에 방해물이 하나쯤 있어야 한다.
오케이.
공원에는 나무가 적당하지.
너무 큰 나무는 안돼.
여자가 놀랄지도 몰라.
가지가 무성해도 안돼.
아카시아 나무라고 할까?
아니면 무궁화?
아냐 아냐.
요즘에 어떤 공원에 무궁화가 있냐.
그럼 여자는 저 벤치 방향으로 가게 할 거야?
결국 저 여자를 저 벤치에 앉히겠다는 심산이구나.
흐흐흐.
어차피 나만의 놀이니까 상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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