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자해할 수는 있어도 버릴 수는 없었다.

by 연목

배가 아픈 사람처럼.


왜 이렇게 항상 쫓기는 것 같고 뭔가 불안한지

좀처럼 알 수가 없었다.


실체화를 시키려 해도 할 수 없었다.

실력을 갖추면. 능력을 갖추면. 인정을 받으면.

무언가를 가지면 불안하지 않을 줄 알았다.


그리고 그건 거짓명제였다.


생각해 보면 항상 불안했다.

어떻게 해야 안정적일 수 있을지 도무지 알 수 없어서.

안정적인 사람이 참 부러웠다.


나는 항상 망망대해에 카약 하나와 떨어진 것 같았다.

어떤 때에는 종종 카약의 노를 하나 바다에 떨어뜨려서

하나 남은 노로 열심히 살아남으려 애써야 할 때도 있었고

어떤 때에는 종종 누가 같이 저어주기도 했으며

어떤 때에는 노 하나 없이 멍하니 배 위에 앉아 있기도 했다.


나를 데리고 사는 건 참 힘든 일이야.

종종 나 자신을 버리고 가고 싶기도 했다.

근데 나라서 그럴 수 없었다.


내가 타인이라면 나는 나를 버렸을 텐데.

안타깝게도 난 나와 한 몸이라.


스스로 자해할 수는 있어도 버릴 수는 없었다.

애석한 일이었다.


토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