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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나무 Jun 25. 2024

쓰다가

짧은 글에 대한 짧은 생각

나는 긴 글이 어렵다. 그래서 짧은 글을 많이 썼다. 


이유를 대자면, 글이 길어지면 자꾸 내 글에 변명이 들어가는 것 같아서다. 한참을 쓰다 보면 앞의 내용에 구차한 설명이 들어가고, 하찮은 이유가 들어가서 자꾸 그것들에 걸려 넘어지는 기분이었다. 새로움 없이 내용이 반복되는 것도 싫어서 글이 길어지게 되면 뒷내용은 가차 없이 댕강 잘라버리고 급히 글을 마무리 짓는 경우도 많았다.


그런데 그러했던 건 글을 대하는 내 근거 없고 고집스러운 태도가 빚어낸 잘못된 습관이었던 것 같다. 


내가 가진 언어의 한계에 부딪혀가며, 사전을 수시로 들춰가며 끄적거리던 내 짧고 긴 모든 글은 다 쉽지 않았다. 누군가에게는 변변찮을지 몰라도 감정 하나, 단어 하나 소홀히 하지 않고 쓴 짧은 글이 때로는 인터넷상의 이름 모를 사람들에게 제법 긴 여운을 가져다주는 경우도 있었다.


내 글을 대하는 근거 없는 부정적 태도를 이제는 약간의 자신감으로 바꿔 글을 쓰고 있다. 이 자신감 또한 근거가 없을지언정 글에 대해 어려웠던 마음이 덜 까다로워져 조금은 가뿐해졌다. 


그런 의미에서, sns에 간간이 올렸던 내 짧은 글들을 몇 가지 가져와 봤다. 단순한 문장이지만 많은 순간들을 거쳐가며 얻은 생각으로 썼고, 쓰는 중에도 적잖이 울림을 줬다. 내게서 나온 문장이 다시 내 안으로 들어와서 영향을 주는 느낌이랄까.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그러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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