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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나무 Dec 03. 2024

쓰다가

단어 찾기

이 기분을, 이 상황을 도저히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를 때가 이따금 있다. 

꼭 맞는 단어 하나만 있으면 어떻게든 표현할 수 있겠는데 그 단어 하나를 못 찾겠다. 어떤 단어를 갖다 대도 적당치 않아, 그 답답함을 어찌하지 못해 멍해지기도 한다. 능력만 있다면 새로운 단어를 만들어 내고 싶다. 

그럴 땐 사전의 도움을 받는다. 그나마 내 선에서 생각해 낸 엇비슷한 단어를 사전에서 검색해 보고 비슷한 말을 찾아본다. 그리고 그 결과로 나온 단어들을 또 검색해 본다. 이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결국 비슷한 말이나 예시문, 혹은 관련검색어 중에서 내가 원하는 단어를 찾을 수 있다. 


물론 사전이 해결해주지 못할 때도 있다. 애초에 내가 생각해 낸 단어가 적당하지 않아서였을 것이다.

혹은 사랑이라는 단어처럼 그 이상의 단어를 찾기 힘든 경우다. 그땐 단어 찾기를 포기하고 뻔한 단어를 넣어 표현에 좀 더 신경 쓴다. 


그저 문장을 화려하게 만들고 싶거나, 이해하기 힘들게 쓸 요량으로 어려운 단어를 찾아내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그런 단어는 어떤 순간에만 쓰이고 만다. 단지 그 단어를 사용하기 위해 문장을 만드는 격이랄까.

내가 찾는 것은 어려운 단어가 아닌 걸맞은 단어다. 간혹 찾아낸 걸맞은 단어가 마침 어려운 단어일 수는 있겠다. 


어떤 글이든 문장 안에서 적절한 단어를 고르고 나서야 제대로 된 표현이 완성되는 것 같다.

책을 읽을 때나 고심해서 쓴 문장에서 전에 모르던 단어를 알아가는 기쁨도 자못 크다. 알게 된 단어가 순우리말이면 특히 더 좋다.


어떤 단어든 자주 쓰지 않으면 잊어버리기 십상이니 새로운 단어를 넣은 문장을 몇 개 만들어 눈과 손에 익힌다. 나한테 붙지 못하고 계속 미끄러지는 단어는 어쩔 수 없지만 여러 문장으로 익힌 단어는 나중에 유용하게 쓰이거나 알아두는 것만으로도 든든해진다.


알고 있지만 막상 생각이 나지 않는 단어, 들어는 봤지만 익숙지 않은 단어, 완전히 생소한 단어.

어떤 단어를 곁들여 내 생각을 표현할까, 어떤 단어로 진심을 전할까 고민하고 찾다 보면 어느새 단어를 차곡히 쌓고 문장이 지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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