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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람 Oct 23. 2020

두드려라 그러면 열릴 것이다

어쩌다 하게 된 해외진출과 첫 원고료 3만 원

----여기서부터는 미리보기만을 제공합니다---


나의 첫 원고료 3만 원


그렇다면 나는 과연 어디에 문을 두드리고 싶은지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브런치에 계속 글을 올리는 것도 좋았지만 좀 더 적극적인 액션을 취해보고 싶었다. 나의 꿈은 나름(?) 소박했다. 내 이름으로 된 글이 물성을 지닌 책에 실려 나오는 것. 온라인에 게재되는 글이 훌륭하지 않다는 건 아니지만, 소중한 나무를 베어 만드는 책이라면 그래도 무가치한 글이 실리지 않을 거라는 최소한의 믿음이 있었다. 하지만 너무 막연했다. 그래서 일단 내가 할 수 있는 것부터 용기 있게 도전해보기로 마음먹었다.


일단 글을 실을 수 있는 종이 매체라면 무조건 기고해보기로 했다. 책 전문 잡지, 문학잡지,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등 알아보니 꽤 많은 곳에서 글을 공모하고 있었다. 가장 먼저 내 눈에 띈 것은 월간 채널 예스의 <나도, 에세이스트> 공모전이었다. 주로 yes24에서 책을 구입하기 때문에 공지를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그중에서도 내 눈길을 가장 사로잡은 것은 심사위원인 김은경 작가님의 인스타그램에서 본 ‘첫 원고료를 받으세요!’라는 홍보 문구였다. 원고료라니 정말 작가가 된 기분이잖아. 역시 글 쓰시는 분 답게 문구를 잘 뽑으셨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대상은 상금 20만 원과 함께 월간 채널예스에 글이 실린다고 하니 종이 책을 가지고 싶다는 내 꿈을 이룰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그렇게 나는 인생 처음으로 에세이 공모전에 도전했다. 8회 공모전 주제는 ‘여름을 즐기는 나만의 방법’이었다. 나는 ‘환불과 취소로부터의 사색’이라는 거창한 제목으로 글을 써서 제출했는데, ‘평소 페스티벌로 여름을 나던 사람이 코로나 때문에 집순이가 되면서 오히려 나만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라는 내용이었다.


결과는 우수상이었다. 나는 상금 3만 원과 함께 채널예스 웹진에 글이 게재되는 영광을 안았다. 처음 소원대로 종이 책에 글이 실리지는 못했지만 상관없었다. 200자 원고지 10매 정도의 글을 쓰고 처음으로 수익을 얻은 기분은 예상보다 짜릿했다. 김은경 작가님은 심사평에서 코로나 시대에 꼭 필요한 이야기이며 서브 에피소드를 차용한 점이 훌륭하다고 말씀해주셨다. 평소 독서할 때 중요한 부분을 메모해놓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채널예스 담당자님과 메일을 주고받으면서 내가 마치 작가가 된 것 같은 기분 좋은 상상을 해볼 수 있었던 것은 덤이었다.


무엇보다 내가 지금 완전 삽질을 하고 있는 건 아니라는 확신을 얻게 된 점이 이번 공모전의 가장 큰 수확이었다. 백수생활을 견디려면 스스로의 대한 믿음이 가장 중요한 법이다. 이로써 나는 계속 앞으로 나아갈 동력을 얻었고, 여기저기 더 많은 곳을 두드려 볼 자신감이 생겼다. 그거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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