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겁지만 슬픈 기억
마당이 잔디로 덮이고 나니, 처음 상상했던 그대로의 모습이 눈앞에 펼쳐졌다. 흙이었던 땅에 초록빛이 입혀졌을 뿐인데, 마당은 한층 아늑하고 포근해졌다. 이상하게도 그 위에 잠깐만 서 있어도 마음이 편안해지고, 괜히 머물고 싶어진다.
그런데 이런 마음은 우리만 가진 게 아니었다. 언제부턴가 참새 한 마리가 집으로 찾아오기 시작했다.
꼭 이른 아침도 아닌, 점심을 앞둔 느긋한 오전 시간에 날아왔다. 비가 와도 오고, 햇살이 좋은 날엔 조금 더 머물다 가는 듯했다. 잔디밭을 이리저리 쪼아대며, 마치 여기가 자기네 집인 양 자유롭게 돌아다녔다.
'바깥 잔디보단, 우리 집 잔디가 더 깨끗하고 푹신푹신할 거야.'
'짜식들, 보는 눈은 있어가지고.'
나는 혼잣말처럼 중얼거리며 그 작은 방문객을 반겼다.
예전엔 흙바닥에 잡동사니가 널브러져 있어서 오지 않던 녀석이었는데, 이젠 마당이 깨끗해지자 두 마리, 세 마리로 늘어났다. 어느 날은 셋 중 한 마리가 입에 물고 있던 먹이를 다른 새의 입에 넣어주는 걸 보았다. 누가 어미이고, 누가 새끼인지 단번에 알 수 있었다.
그런데 한 가지 의문이 들었다.
"새 모이를 준 적도 없는데, 도대체 뭘 그렇게 맛있게 주워 먹는 거지?"
사실 나는 새를 좋아한다. 어릴 적, 십자매 대가족을 10년 가까이 키웠을 만큼. 비둘기는 아직도 조금 거리감을 두지만, 참새는 예나 지금이나 참 귀엽다.
그래서 마당을 정리하며 은근히 바랐다. 참새는 자주 놀러 오고, 비둘기는 좀 피해주기를 기도했다.
그 마음을 담아 새집도 설치하고, 급하게 앵무새용 모이도 샀다. 좀 크긴 했지만 괜찮겠지 싶었다. 솔직히 말하면, 잠시 들렀다 가는 손님이 아니라 대대손손 눌러살았으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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