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가 말했지_6
석이가 한참 퍼즐 맞추기에 집중 할 때 40피스가 넘는 걸 자기 직전까지 여러 번 계속해서 맞추곤 했다. 뭔가 열중하는 모습이 귀엽기도 하고 대견스럽기도 했다. 매번 퍼즐을 다 맞추고 나면 와~~석이 혼자 맞춘거야?하며 놀랍다는 반응을 해주었다.
"혼자 퍼즐 다 맞춘거야?"
나 대단하지!
너의 자신감 찬 그 말이 너무나 맘에 들었어. 엄만, 살면서 그런 말 못 해본 것 같아. 언제부터일까? 엄마는 남이나 너에게 칭찬은 하려 노력했지만 엄마 자신에게는 그러지 못했어. 너에게 소리 지르고 짜증을 내고 나면 자책 하느라 너에게 다정하게 대해줄 때 나의 모습은 당연한 것일 뿐 칭찬 할건 아니었지. 너를 제대로 돌보겠다며 일을 쉬겠다고 말한건 엄마인데 늘 한자리에만 머무는 것 같아 불안이라는 스티커를 붙였다 떼었다 했지.
다시 되돌아가 당당하게 네 앞에서 활짝 웃어 보이며 말하고 싶어. 너가 아파 응급실에 갔을 때 울지 않고 침착하게 간호했던 엄마 대단하지! 너에게 맛있는 음식 해주고 싶어 인터넷 검색을 해대고 요리 책을 사다 보고 노력했던 엄마 대단하지! 너와 오래있고 싶어 5년 동안 함께 보낸 엄마 대단하지! 피곤해도 목이 아파도 잠들기 전 책 읽어주는 엄마 대단하지!
아빠 없이 너와 동생을 데리고 바다여행 떠난 엄마 대단하지!
결국 너 앞에서 지금까지 이렇게 말해 본 적 없지만 언젠가 멋지고 기분 좋은 미소로 자신감 있게 말할 날이 오길 바래 볼께. 엄마 대단 하지!하고말이야...
그리고 이 순간 너에게 배운 이 마음 오래도록 간직할게.
2015.3.23 석이 4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