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먹는것이 곧 나, 평범한 직장인의 식습관 개선일지

저렴하고 간편하지만 건강하게 먹고 싶은 2년간의 변화기록

by NYNO


평생 살쪄본 적 없는 사람으로만 살았다.
30살 이전까지는.

마른 체질인 줄 알고 살아왔는데, 30살쯤 되니 몸이 전과 같지 않다는 걸 알 수 있었다.

특히 딱 아랫배, 허벅지, 팔뚝 뒤.. 어찌나 얄미운 곳만 골라서 미운살이 붙는지.

못 본 척하며 평소처럼 지내다가 어느덧 정말 바지가 작아졌을 무렵, 나는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결심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나의 식습관 변화의 여정은 시작되었다.

사실 이 전까지는 먹는 것에 대해 크게 신경 써 본 적이 없었던 것이다.




[Ch.1 - 20대 중반까지]

먹는 것을 좋아했다.

흔히 말하는 ‘맛있는’ 음식은 참지 않고 배가 터질 때까지 먹는 게 좋았다.

그러다 보니 맛있다고 통용되는 달거나 자극적이고 밀가루 범벅인 음식들을 특정 끼니에만 폭식으로 해치울 때가 많았다. 20살 때부터 독립해서 살았기 때문에 건강한 집밥과도 멀게 살았고, 주식은 편의점 라면과 삼각김밥, 식당에서 사 먹는 자극적인 음식들, 중식, 패스트푸드, 술집의 안주들이었다.

돌이켜보면 내 식습관은 엉망이었고, 겉으로는 말랐지만 속으로는 전혀 건강하지 못했을 것 같다. 그러니 10년간 쌓인 그 지방들이 30살이 되어 더는 참지 못하고 겉으로 드러난 것뿐.


이제 묵은 문제를 청산할 때였다. 그런데 나는 먹는 것엔 크게 들일 시간도 돈도 에너지도 없는 평범한 직장인이었기에 최대한 간편한 방법들을 찾아야 했다.



[Ch.2 - 30살 여름, 다이어트 식단]

30살, 내 인생의 첫 다이어트를 하며 가장 먼저 자각했던 문제는, 스멀스멀 늘어난 회사에서의 간식 섭취였다.

아침을 먹지 않고 살아왔는데, 직장인이 되어 고단하게 출근하다 보니 출근 후 엄청 허기가 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회사에 있는 간식을 자연스레 먹게 되었다. 대부분 과자류였다. 비스킷, 쿠키, 초콜릿이 들어간 빵..
그게 습관이 되니 오후에 일이 지루해질 때쯤에도 달달한 뭔가를 먹지 않고는 견딜 수가 없었다. 그래서 나는 제일 먼저 회사에서의 과자를 끊었다.


끊을 때 한 번에 끊어버리는 게 좋을 것 같아 어느 날 결심하고는 1달가량은 절대 과자를 입에도 대지 않았다. 대신 입이 심심할 때 먹을 수 있는 곤약젤리나 자일리톨 캔디를 구비해 뒀다.

또 아침은 계란이나 바나나를 먹거나, 간단한 견과류로 점심까지 버텼다. 모닝커피로 카페라테를 함께 먹으면 포만감이 조금 더 생겨 그나마 참을 수 있었다.


건강하게 먹겠다고 단백질 주스를 만들어먹은 적도 있다. 오버나이트 오트밀도 시도해보고 싶었지만 설거지의 귀찮음을 이기지 못해 시도하지 못했다. 단백질 주스는 너무 맛있어서 꽤 먹었지만 마침 설거지와 재료 구비의 귀찮음에 지칠 때쯤 믹서기까지 고장 나 버려서 결국 오래가지 못하고 그만뒀다.

https://www.youtube.com/watch?v=DOlW20BlA6k


간식을 완전히 끊고, 고강도 운동을 시작하고, 매일 몸무게를 재고 인바디를 체크하면서 2달 만에 지방으로만 2-3kg가량 감량하고 원래의 내 몸무게로 비슷하게 돌아왔다.
이땐 정말 식단관리 어플을 받아서 매일 먹은 것의 칼로리를 철저히 기록했다.



[Ch.3 – 다이어트 그 이후]

사실 거기서 끝일 줄 알았다.
이젠 고강도의 유산소 운동을 주 2-3회 계속하니까 전만큼 먹어도 될 줄 알았다. 그런데 속상하게도, 이미 20대와 같지 않던 내 몸은 지속적인 관리를 요구했다.

조금만 신경 쓰지 않아도 몸무게는 다시 제자리로 돌아갔으며, 1년 동안 고강도 운동을 지속해서 체력도 많이 늘었지만 근력은 시원하게 늘지 않았다. 계속해서 과자를 끊고 살 순 없었기에, 적당히 먹되 과하게 먹은 것 같으면 줄이는 걸 반복했다. 점심 양도 줄여보았다.


이때부터는 저녁을 간소하게 먹기 시작했다. 주로 닭가슴살과 셰이크. 혹은 아주 약간의 밥과 계란요리나 참치, 고등어 같은 간소한 반찬하나.

완전한 식습관이 자리 잡진 못했지만 ‘먹는 것’에 대해 조금 더 신경 쓰게 됐고, 간소한 저녁식단에 익숙해졌다.



[Ch.4 - 32살 가을까지, 단백질식단]

이땐 정말 지지부진한 인바디 결과에 지쳐서 제대로 지방을 빼고 근육을 늘려보고 싶었다. 그래서 한참 연예인들이 많이 하던 ‘간헐적 단식’을 시작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며 헬스장에서 무게를 많이 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단백질에 대한 집착이 시작되었다. 근성장을 위해 (몸무게*1.5배)g 이상의 단백질을 간헐적 단식을 하면서 딱 8시간 안에 챙겨 먹느라 하루에 계란, 닭가슴살, 단백질셰이크, 두부 등 온갖 종류의 단백질을 돌아가며 때려(?) 먹었다. 정말 단백질을 먹는 게 일이었다.


다음 글에서 자세히 말할 예정이지만 어쨌거나 웨이트와 단백질의 힘으로 지방이 적고 근육이 많은 몸으로 체성분을 바꾸는 데 성공했다.

간헐적 단식을 하면서 첫 끼니를 더욱 신경 쓰게 되었는데, 그러다 보니 아침에 내가 제일 처음 먹는 음식이 인공의 맛이 잔뜩 나는 가공품인 것이 이제는 정말로 거슬리게 되었다.



[Ch.5 - 요즘의 나]

몸을 만들었다지만 선수도 연예인도 아닌데 언제까지 단백질에만 집착하면서 간헐적 단식을 하고, 탄단지를 맞춰먹을 수도 없었다. 사실 건강에도 그리 좋지 않았다.

그래서 요즘엔 특별한 식단보다는 저녁에 별일 없으면 간단하게 먹고, 어느 정도 공복을 유지하며, 한 번 먹을 때 과식하지 않고, 단 것과 몸에 좋지 않은 걸 적게 먹는 건강한 식습관을 만들어가려고 노력한다.


여전히 하루 2-3끼를 어떻게 제일 건강하지만 간편하게, 그러면서도 너무 많은 비용이 들지 않게 먹을 수 있는지 끝없이 고민한다. 이런저런 시도 안에서 단백질에 신경 쓰기도 하고, 채소와 과일 섭취도 챙겨보고, 항노화와 염증 관리를 위해 각종 스무디와 클렌즈 주스도 먹어야 되나 고민 중.

요즘 내 아침은 사과+땅콩버터 혹은 그릭요거트+견과류. 아침에 빵이나 가공된 음식보다 사과나 견과류 같은 자연물(?)을 먹으면 더 상쾌하고 스스로를 챙기는 기분이 든다.



사실 식단에도 트렌드가 있는 것 같다.
탄단지를 골고루 챙기는 식단, 저탄고지, 키토식단, 요즘엔 단연코 저당과 저속노화 식단이 트렌드다.


나는 그저 좀 더 건강하고 싶은 평범한 직장인으로, 넘쳐나는 조언들과 트렌드에만 휩쓸리지 않고 나에게 제일 중요한 것들을 챙기고, 맞는 방법을 지속적으로 찾기 위해 노력한다.

나를 먹이는 일은 평생 내가 스스로 정성스럽게 챙겨야 하는 일이니까.

생각해 보면 내가 먹는 것이 곧 내 몸 안의 성분을 만든다. 내가 먹는 것이 곧 나 자체인데, 어떻게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있을까?


아마 나의 다음 챕터는 드디어 진심으로 '몸의 건강'을 위한 식단으로 나아갈 것 같다.

비닐에 쌓인 온갖 종류의 닭가슴살 간편식이 아닌, 채소과일 스무디나 건강한 식재료를 쪄내고 약간의 요리를 가미한 음식다운 음식들.


이젠 내 몸을 위해 그 정도의 수고는 감수할 수 있지 않을까?

진심으로 건강하고 싶으니까.

계속 재밌게 운동하고 활기차게 움직이기 위해, 나의 에너지를 잔뜩 모아 원하는 일에 원하는 만큼 투자하기 위해서.


날씬하고 탄탄한 몸매도 중요하지만 체력도 좋아야하고, 몸이 무거워도 안되고, 자잘한 잔병치레도 없어야 하고, 여기저기 염증이 없었으면 좋겠다. 그러니 성가시고 귀찮아도 식단을 위한 나의 노력은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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