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붓의 요가는 왜 마음을 먼저 움직일까? - 직접 경험한 4곳의 요가원
우붓에서 총 4곳의 요가원을 경험했다.
각 요가원들마다, 또 선생님들마다 코칭 스타일이 조금씩 달랐다.
하지만 발리, 특히 우붓의 요가 수업들은 전부 내면의 경험을 중요시한다는 점에서는 같았다.
대부분의 수업에서 시작이나 끝에 옴 찬팅을 했다.
언젠가 들어본 적은 있지만, 요가를 하며 다 같이 챈팅을 해본 건 처음이었다. 잘 모른 채로 따라 했는데, 옴 - 이라는 소리에서 오는 내 몸 안의 진동과, 많은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소리의 울림은 묘하게 마음을 안정시켜 줬다.
수업 전 후로 명상과 사바사나를 하는 건 한국의 요가원과 같았지만 그 시간이 충분히 길었다. 75분-90분이라는 비교적 긴 수업시간은 이렇듯 수업 전 후로의 마음 챙김을 중요시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또 수업 중간에 몸을 움직이면서도 마음을 함께 들여다볼 수 있게 하는 메시지들을 계속해서 전달해 주었다.
나는 우붓에서 요가를 하는 짧은 시간 동안 단순한 운동이 아닌 영적인 수행이자 철학으로서의 요가라는 새로운 세계를 만난 기분이었다.
이곳의 요가는 왜 이토록 내면을 중시할까, 문득 궁금해졌다.
찾아보니 인도네시아는 국교는 지정되어 있지 않지만, 종교가 필수인 나라였다. 종교의 자유를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개인이 무조건 어떤 종교든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중에서도 발리는 인도네시아에서 드물게 힌두교가 지배적인 지역이었다. 인도의 힌두교와는 다른 발리의 힌두교는 토착신앙과 결합되어 물을 신성하게 여기고, 이론보다는 제물을 바치는 행위나 참여 의식, 예술적 행위를 통한 신과의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리고 이런 신에 대한 숭배는 발리 사람들의 일상에 깔려있다.
섬 곳곳엔 신들에게 바치는 치낭사리가 있고, 집안에 사원이 있으며, 사람들은 하루에도 몇 번씩 향을 피우고 기도를 올린다. 요가의 발원지인 인도가 힌두교와 맞닿아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요가가 단지 운동이 아닌 철학이자 삶의 방식으로 이어지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다.
특히 우붓은 발리에서도 신성한 땅으로 여겨지는 곳이라고 한다.
자연과 영성, 공동체와 의식이 함께 숨 쉬는 마을.
계단식 논과 평야, 울창한 열대우림이 있는 자연을 보면 저절로 이해가 간다.
아마 그래서일까. 여기서의 요가는 근육을 쓰는 시간이 아니라, 나를 다시 들여다보는 시간이었다.
이곳에서의 요가 체험 후에, 몸과 마음이 함께 중요하게 움직이는 요가가 진지하게 더 좋아졌다.
우붓에서 가장 유명한 요가원.
발리 사람들도 요가하러 왔다고 그러면 요가반에 가냐고 물어본다. 수업 종류가 엄청 많고, 그만큼 다양한 수업이 있어서 특별한 요가 수업을 들을 수 있다.
사람이 많다. 그렇지만 내가 간 4월은 성수기는 아니라 꽤 괜찮은 정도였다.
확실히 체계적이다. 수업 안내부터, 수업 진행이나 스타일까지 그런 느낌을 받음.
미리 수업 신청을 할 수 없고, 수업 시간 30분 전부터 현장 결제만 가능하다. 더 일찍 가도 소용이 없다. 사람 많을 때나 인기 클래스는 30분 전에 미리 가서 등록을 하고, 수업 시작 전에 대기했다가 들어가는 게 좋다. 홈페이지가 잘 되어 있으니 사전에 보고, 원하는 수업 시간에 맞춰서 방문하면 된다.
리뷰에 간혹 요가반은 사람만 많고 별로라는 분들이 계시던데 나는 여기서 들었던 수업 모두 좋았다. 선생님들 스타일이나, 자기가 들었던 수업, 개인의 선호도에 따라 수업 만족도는 차이가 있을 것이다.(다른 요가원도 마찬가지)
| Class - Morning Flow 7:15-8:30
| Teacher - Made Murni
유명한 선생님인지 모르고 들었는데, 찾아보니 요가반 시작부터 함께 한 선생님이셨고, 발리 요가 페스티벌이나 자원봉사 등 커뮤니티에 큰 역할을 하고 계신 분인 듯했다.
작은 체구에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있었다. 시작할 때 프리야나마를 꽤 오래 한 것도 좋았다. 말과 수업에 군더더기가 없고, 부드럽지만 단호한 어투로 수업을 끌고 가신다.
수리야 나마스카라(태양경배 자세)를 여러 번 반복하는 기본 빈야사 시퀀스에 가까운 수업이었는데, 발리에서 들었던 수업 중에 그래도 꽤 몸에 열을 올리며 땀 흘릴 수 있었던 수업이다.
마지막 사바사나를 시작할 때 몸과 마음을 게워내라며 ‘What’s done is done’이라는 메세지를 주셨는데 이 한마디가 정말 묵직해서 처음 모닝 요가를 할 때 느꼈던 ‘내 생각에 대한 선택권’과 맞물려, ‘what’s done is done, only present is my own choice.’라는 생각이 꼬리를 물게 했다.
지나간 일은 그대로 두고, 지금 내가 가진 이 순간, 이 순간 내가 어떤 선택을 하고 있느냐에 집중해야겠다는깊은 울림과 다짐.
여전히 What’s done is done이라는 메세지를 생각할 때면 그분의 묵직한 목소리가 귓가에 들리는 듯하다.
| Class - Yintelligence 17:30-19:00
| Teacher - Chris Fox
발리에서 첫 인요가 수업을 이분이랑 함께한 게 참 행운이었다.
기본적인 인요가에서 움직임이 약간 가미된 변형된 인요가 클래스였는데, 인요가를 처음 접하는 나에겐 오히려 좋았던 것 같다.
몸에 힘을 푼 채로 원을 점점 더 크게 그린다거나, 관절을 풀고 돌리는 움직임이 많았다. 처음에는 이게 맞나 싶어서 쭈뼛쭈뼛 바닥에서 흐물거렸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모두가 눈치 보지 않고 자유롭게 움직였다.
물 흐르듯 동작을 이어가며 나의 움직임에 집중하게 되면서, 몸 안쪽 구석구석을 느끼는 신기한 경험을 했다. 많은 움직임이 아니었는데도 엄청 시원하고 뻐근함이 느껴졌다. 이게 인요가의 매력인가 보다 생각했다.
끝나고 정말 개운하고 노곤했고,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었던 수업
| Class - Yin Yang Flow 7:15-8:30
| Teacher - Malika Domen
굉장히 밝은 에너지의 소유자 시다. 수업 중에 많이 웃고 미소를 나눌 수 있었다.
이 분에게 감명 깊었던 메세지는 'Every moment is opportunity'이다. 동작 중간중간, "Every moment is opportunity, to adjust, to try again, to come back to my self"(매 순간이 몸을 조정하고, 다시 시도하고, 우리 자신의 숨으로 다시 돌아올 수 있는 시간이다)는 말을 계속해주셨다.
처음에 약간 느린 형태의 빈야사 플로우를 진행하고, 수업 말미에 인 요가로 몸을 풀어준다. 이 수업을 들을 때 날이 화창했다가 수업 중에 갑자기 비가 내렸다가 끝날 때쯤 다시 맑게 갰는데 그 분위기와 시시각각 변하는 자연의 소리들이 너무 황홀해서 더 인상 깊었다.
Morning flow와 같은 리셉션 동의 2층에서 진행된다. 같은 모닝 클래스와 비교하자면 Made 선생님의 수업은 좀 더 차분하고 무게감 있게 내면의 파워를 잔뜩 받은 느낌에, 샬라또한 그런 분위기였고 이 선생님의 수업은 2층의 앞면이 트인 샬라에서 탁 트인 맑은 에너지를 받았다고 할까?
지금 쓰면서 2개 아침 수업의 차이점들을 생각하니까 요가반이 수업에 따른 샬라 선택까지 완벽하다는 생각이 든다.
https://www.alchemyyogacenter.com/
비교적 최근에 생긴 요가원이고, 외관이 아주 멋지다.
우붓 요가원들을 찾아보면 그때마다 제일 트렌디하고, 인기 있는 요가원들이 계속 바뀌는 것 같다.
그리고 내가 방문했을 땐 Alchemy가 제일 인기가 많아 보였다.(2025년 4월) 샬라에 매트가 빈틈없이 빽빽히 찬 상태로 수업했다. 좀 힙한 차림의 서양인들도 많았다. 아침 수업은 여기서 살고 있는 외국인들 고정이 많아서 더 자리가 없는 것 같기도.
첫날 아침 클래스를 워크인으로 방문했다가 자리가 없어서 듣지 못해, 다음날 수업을 미리 홈페이지에서 예약을 하고 방문했다. 나중에 인요가 수업을 들을 때도 온라인 예약을 미리 하고 갔는데, 가보니 엄청 큰 샬라가 사람들로 꽉 찼다. 미리 예약하고 방문하는 걸 추천한다.
수업에 요가 스타일을 특정 짓지 않고, earth, fire, water 등 자신들만의 이름을 붙인 것이 특징.
| Class - EARTH
| Teacher - Ashton Szabo
Alchemy co-owner라고해서 더욱 궁금했던 수업.
굉장히 포스 있어 보이는 외관(?)과는 다르게 유머러스하신 선생님이었다. 수강생이 엄청 많았는데도 수업 전에 일일이 학생들과 눈을 마주치며 이름도 물어보고 몸 상태도 체크했다.
수업 시작 후 명상에 들어가기 전, 긴 이야기로 시작했는데 ‘자기도 온갖 생각으로 머리가 복잡할 때가 많다’로 시작한 이야기는 꽤 길었지만 중간중간 유머로 인해 재밌었다.
‘생각은 발산이고, 안에서 밖으로 흩어져나가며 우리는 요가 수련과 호흡, 명상을 통해 다시 안으로 에너지를 끌어오는 것이다’라는 메세지를 주셨는데 이걸 수업 끝까지 끌고 가는 느낌이라 좋았다. 수업 중에도 지금 또 속으로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거 아니냐며 호흡에 다시 집중하라는 코멘트를 자주 줬다.
하타 느낌의 수업이었는데 약간의 팁들이 몸을 더 열리게 해 줘서 특별한 경험을 했다.
| Class - Yin
| Teacher - Persia Juliet
엄청 조곤조곤하고 차분한, 목소리가 정말 이쁜 선생님이었다. 정직한(?) 인요가 수업이었는데 천천히 젠틀하게 진행됐다. 오늘 나의 상태에 따라 할 수 있는 option들을 계속 알려주시는 게 좋았다.
편안하게 쉬고 싶을 때 들으면 좋을 클래스.
(다음편에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