얽히고 싶지 않은 사람
오늘은 왠지 모르게 센티멘털한 기분이었다. 특별한 이유를 찾기는 힘들지만, 그냥 마음 한구석이 왠지 모르게 씁쓸했다. 아마도 그 원인은 최근 나를 괴롭히고 있는 한 사람 때문인 것 같다.
요즘 잠시 일하고 있는 직장에 좀 이상한 사람이 있다. 말 한마디 섞기도 싫은데 자꾸 다가와서 친한 척을 하고, 겨우 몇 번 대화해 본 것이 전부인데 반말까지 한다. 게다가 전혀 모르는 사람을 데려와서 본인이랑 가까운 사람이니 잘해주고 친하게 지내라며 뜬금없는 요구를 했다. 단기 아르바이트 자리가 있으면 혼자 하지 말고 같이 다니라는 훈계까지 아끼지 않았다.
그뿐만이 아니다. 내가 일을 하고 있는데 굳이 옆에 와서 내 이름을 부르며 왜 자기와 놀아주지 않냐고 투정 부리듯 말했다. 자신이 출근하지 않았던 날에는 보고 싶지 않았냐고 묻기도 했다. 그 전에는 두 번이나 내 몸에 손을 대서 적잖이 당황하고 놀랐지만, 괜한 감정싸움을 피하기 위해 쓴소리는 하지 않았다.
나는 이곳에서 일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상식을 기대하고 싶었다. 나 역시 이 화장실 청소알바를 하고 있지만, 배우고 성장하는 자세를 취하려고 노력한다. 모든 일에는 의미가 있고, 쓸모없는 경험은 없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 사람 역시 나와 같은 태도를 가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동등한 입장에서 서로를 존중하며 대하려 했기에 잠시 대화를 나눴을 뿐인데, 그 사람은 나의 기대와는 전혀 다른 사람이었다.
그와는 더 이상 엮이고 싶지 않았다. 오히려 피해서 도망치고 싶을 만큼 나에게 혐오의 대상이 되어버렸다. 내가 자신을 피한다는 것을 눈치챘는지 예전보다는 덜 치근덕거렸지만, 가끔씩 주변을 맴돌며 말을 걸었다.
그런데 그 내용이 참으로 어이없었다. 새벽에 일하는 어떤 아저씨를 욕하며, 그 사람에 대해 나에게 꼬치꼬치 캐물었다. 함께 일하는 아주머니들이 그 사람 일을 못한다고 하더라는 식의 험담을 나에게 전하는 것이었다. 나는 그 사람에 대해 전혀 아는 것이 없는데 왜 그런 말을 하는지 어이가 없었다. 동시에 함부로 남의 험담을 하는 그의 인성을 보며 '관상은 과학이다'라는 속담이 떠올랐다. '그럼 그렇지, 역시'라는 말이 그 사람에게는 찰떡같이 잘 어울리는 말이었다. 내가 예상했던 그대로 행동하는 모습에서 나의 사람을 보는 눈이 틀리지 않았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이런 일에 휘말리는 것은 정말이지 피곤한 일이다.
다행히 어제는 내가 먼저 아는 척을 하지 않았더니, 그 사람도 나에게 인사를 건네지 않아 마음속으로 기쁨을 감출 수 없었다. 제발 일하러 왔으면 일만 하면 좋겠다.
이곳에 놀러 오거나 인간관계를 맺으러 온 것이라면, 적어도 당신 같은 부류와는 상종하고 싶지 않다. 부디 내일도 못 본 척 지나가 주길 바란다. 꼴불견 아저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