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을 먹고 자라난 괴물

[헤드 미솔로지 Ep.19] 미노스. 책임을 미궁에 가둔 리더

by Tristan


/ 포세이돈과의 약속을 왜 어겼을까?


미노스는 크레타의 왕위를 놓고 형제들과 경쟁하던 중, 바다의 신 포세이돈에게 기도한다.

“왕좌를 내게 주면, 당신이 보내는 황소를 제물로 바치겠습니다.”


포세이돈은 실제로 눈부시게 흰 황소를 보내준다.

하지만 미노스는 그 황소의 아름다움에 마음을 빼앗겨, 약속을 어기고 다른 황소를 대신 바친다.

이에 분노한 포세이돈은 미노스의 아내 파시파에가 황소와 사랑에 빠지게 만들고,

그 사랑의 결과로 괴물 미노타우로스가 태어난다.


미노스는 이 괴물을 다이달로스에게 시켜 미궁 속 깊이 가둔다.

겉으로는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통치하며,

아테네에서 아이들을 데려와 괴물의 먹이로 바친다.


하지만 아무리 깊은 미궁이라 해도, 문제는 사라지지 않는다.

그는 괴물을 가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책임과 불안을 보이지 않게 숨겨놓은 것뿐이었다.

Gustave Doré, “Minos”, 1870, engraving from Dante’s Inferno – Media Storehouse (Public Domain)


/ 문제는 괴물이 아니라, 회피였다


1) 문제를 덮으면, 불안이 자란다


미노스는 미노타우로스를 없애는 대신, 그 존재를 은폐한다.

‘지금은 괜찮다’며 미궁 속에 가두지만, 괴물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조직에서도 이런 일이 흔하다.

문제가 생겼을 때 진짜 원인을 제거하지 않고 ‘위기 봉합’에만 집중하면, 겉으로는 조용해도 속에서는 불안이 자라난다.


2) 책임을 남에게 넘기면, 리더십은 흔들린다


미노스는 괴물의 굶주림을 아테네 시민의 자녀들로 해결한다.

자신의 잘못을 제3자에게 전가한 것이다.

조직에서도 리더가 실수의 책임을 회피하고 타인에게 떠넘길 때,

신뢰는 무너지고, 권위는 위협받는다.

진짜 리더는 문제의 근원이 자신에게 있을 때, 그걸 직면할 용기가 있어야 한다.

“The Minotaur (1885)” – George Frederic Watts, Tate Britain

3) 협력 없이 혼자 해결하려는 리더는 고립된다


미노스는 누구와도 상의하지 않고 모든 걸 혼자 통제하려 한다.

결국 신뢰할 만한 조력자였던 다이달로스마저 그를 떠난다.

문제를 공유하지 않고 통제하려는 리더는 팀으로부터 멀어지고, 결국 조직 내부에서조차 고립된다.


리더십은 ‘혼자’가 아니라 ‘함께’ 일 때 강해진다.


4) 문제를 외면한 리더는 결국 자기 자신에게 무너진다


미노스는 끝까지 자기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다.

그의 오만은 크레타의 몰락과 자신에게 돌아온 비극으로 이어진다.


현대 리더십에서도 자기 성찰 없는 회피는, 결국 리더십을 붕괴시킨다.

불안, 실수, 위기를 외면한 채 유지한 권위는 작은 충격에도 쉽게 무너질 수 있다.

Edward Burne-Jones, “Theseus and the Minotaur”, 1861 – Yale Center for British Art (Public Domain)


/ 오늘의 리더에게 보내는 메시지


미노스는 괴물을 가둔 후에도 자기 방식으로 계속 통치했다.

하지만 문제는 사라지지 않았고, 결국 테세우스라는 외부 변수에 의해 무너졌다.

억압된 문제는 반드시 조직 바깥에서든, 안에서든 반격이 온다.


* 책임은 숨겨도 사라지지 않는다. 잠시 덮어둘 수는 있어도, 결국 다시 드러난다.

* 리더의 회피는 조직 전체의 불안으로 확산된다. 리더 한 사람의 감정적 회피는 전체의 분위기를 흔든다.

* 문제를 직면할 용기가 리더십의 본질이다. 괴물을 마주할 수 있어야 진짜 리더다.


그리고, 신뢰할 수 있는 사람과 함께 실마리를 찾아라.



/ Tristan의 코멘트


미노스는 강력한 왕이었다.

하지만 리더의 진가는 문제가 생겼을 때의 태도에서 드러난다.


미노스는 괴물을 만들고도, 그 존재를 남에게 전가하며 미궁에 숨겼다.

리더의 회피가 외부의 힘으로 해결될 때. 그 리더십은 이미 사라져 버렸다.

지금,

어떤 괴물을 피하고 있지 않은가?


/ 당신에게 묻습니다


지금 당신이 외면하고 있는 문제는 무엇인가?

그 문제는 정말 사라졌는가. 아니면,

미궁 속에 잠시 가둬둔 것뿐인가?


이 글은 Tristan의 연재 시리즈 「헤드 미솔로지」의 열아홉 번째 이야기이다. 신화 속 인물을 통해 오늘의 나를 성찰하고, 삶의 방향을 다시 그려본다.



/ 다음 이야기 예고

『프시케의 신뢰 회복과 성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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