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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전] 관장의 본업(1)

ㅡ 김해, 부산 가기 전 대구

by 은작

마을에서는 '어쩌다, 관장'이지만 나는 본업이 있다. 작가다. 에세이도 쓰고, 칼럼도 쓰고, 인터뷰 글도 쓴다(얼마 전 나온 『어떤, 응원』은 이 모든 것이 합쳐진 책이다. 책 보세요. 허허허. 자신 있게 권하ㄹㅋㅊ... 쿨럭).

그보다 앞선 본업은 '방송 작가'다. <지식채널 e>, <시네마천국> 등과 각종 다큐를 만들었다. 지금은 8년 째, '인권/성평등 교육 영상'을 제작 중이다.

9월 초까지는 그 본업에 충실해야 하는 시간이다. 촬영이 아주 촘촘하게 잡혀있다. 김해, 부산, 전주, 군산, 과천, 서울 등을 2주 안에 다 찍고, 동시에 편집 구성안을 써야 한다. 그런 관계(핑계)로 <어쩌다, 관장> 연재를 못 올렸다. 그런데 브런치에서 내게 이렇게 말한다.



그렇다. 그래서 그냥 번외로 이렇게 촬영 일지를 올려보기(글을 때워보기)로 한다.

첫 번째 인터뷰 장소는 김해와 부산이다. 비록 일하러 가지만, 부산이잖아? 바다잖아! 좋다.

사실 14일부터 내려와 시댁, 친정, 언니 집을 돌았다. 그리고 매일 먹었다. 고기를. 그중 가장 많이 먹인 건 엄마다. 그런데 갑자기 어젯밤 나를 보더니 "니 요즘 살쪘재? 뒤태가 피둥피둥하네"라고 독설을 날렸다. 허허허.

엄마, 사랑합니다.


어떤 깊은 뜻이? 밤 산책 중 만난 교회 간판
소주를 못 먹게해서 우는 34개월.
언니의 상담실 옆 공간. 집필실로 딱!
귀여운 (아직은) 동물들
홍시! 내적 친밀감을 느끼며 먹음. 허허허.
형부(사실은 언니)표 스테이크. 호주 스테이크의 풍미가 느껴짐(호주 못ㅈ가봄)
애착 거북이 가방 안에는 미니카가 가득. "거북이 좋아해?"라고 물으니, 시니컬하게 날 보며 "이거 그냥 거북이 가방!"이라고. 허허허


청소년 세 명을 부리는 34개월. 위풍당당.


엄마 집은 경산이다. 경산에서 부산은 딱, 한 시간이다. 세상에. 한 시간 만에 부산에 갈 수 있는 곳이라니. 너무 좋잖아. 덕분에 무궁화를 백만 년 만에 타고 내려간다. 차장 밖 풍경이 너무 아름답다. 그냥 신난다. 비록 내 지금 일하러 가지만, 뭔가 들뜬다.

사실 이 들뜸에는 이유가 있다. 사실 내가 만날 인터뷰이가 너무너무 훌륭하신 분이기 때문이다. 사실 2년 전에 인터뷰를 했었다. 그때도 인터뷰를 빙자한 팬미팅이었다. 질문에 사심이 너무 담겨, 3시간 가까이 인터뷰를 이어갔다. 그때 피디는 내게 다소 원망 섞인 눈으로 '찍은 거 1/10도 못 쓰는 거 알죠?'라고 말했다. 네네. 압니다. 그래도, 주옥같은 말씀을 듣고 싶은 걸 어쩝니까.

아무튼, 그래서 나는 지금 그분을 만나러 간다. 그분이 누구냐면...

(어머, 부산역이야! 내려야 하잖아! 내일 계속....)


기차 역의 풍경들과 출장 메이트. 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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