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재로 키우지 말자

자녀교육 season 1_08

by 두두그린

우리는 아이에게 많은 것을 바란다.

내 아이가 더 똑똑하고 더 멋진 아이로 성장하길 바라는 것은 모든 부모의 마음일 것이다. 그래서일까 아이가 뭔가를 하려고 하면 그걸 집중적으로 시킨다. 만약 피아노에 관심이 생기면 혹시 영재 아닐까? 하고 피아노 학원에 바로 등록시킨다. 그러면 아이는 질려서 피아노를 잘 치지 않을 수도 있다.


SE-0dd727de-f532-4c0d-bf41-4c47e0c8639b.jpg?type=w1 사진이미지 © nwesd.org


아이가 관심이 있는 것 같아 부모가 나서서 그 분야를 집중적으로 시키면 안된다. 물론 아이에게 이런 분야도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은 좋다. 그러나 그 경계를 잘 설정해야 한다. 부모의 대리만족이나 기대감이 아이에게 중압감으로 느껴질 수 있기 때문이다.아이 스스로 좋아하고 원하는 것을 응원하고 지원해야 한다.


첫째가 6살 때 색종이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알록달록 색상이 좋았나보다. 색종이를 수집하더니 7살부터는 그 색종이로 여러 가지 색종이 접기를 시작했다. 색종이 책을 사달라고 하기도 하고, 유투브 색종이 아저씨(네모아저씨) 영상을 구독하고, 문구점에 가서 색종이를 여러 묶음 사달라고 했다.(색종이를 거의 매일 사줘야 했기에 부담도 되었지만 용돈을 모으고서는 본인 돈으로 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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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에서 조형작업도 하니까 색종이에 익숙해서 그런가보다 했는데, 몇 시간씩 색종이를 접었다. 너무 과하다 싶을 정도로 집중을 해서 좀 걱정했는데, 그냥 두었더니색종이로 이것저것 본인 스스로 만드는 것이 좋았는지 하루에 여러 개의 색종이 접기를 하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일단 매일 유투브 영상을 보는 것에 대해 미디어 중독이 아닐까라는 걱정을 했는데, 색종이 접기 유투브 영상을 보니 꽤 설명도 잘하고 친절하고 건전했다.


처음에는 ‘방석 접기’, ‘삼각 접기’, ‘아이스크림 접기’, ‘학 접기’ 등 기본 접기를 마스터하고 이를 토대로 남자아이답게 팽이, 표창, 방패 등을 접었다. 이후 하트, 별, 공, 조개 등 조금 어려운 것에 도전했다. 그리고선 동물, 도마뱀, 새, 거미, 게 등 입체적인 색종이를 접었다. 한 번에 하나를 접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개를 반복해서 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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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22_222929.jpg?type=w1 첫째의 초기 색종이 접기는 별과 상자 등이었다. © 두두그린


몇 달을 색종이 접기를 하더니 이제는 영상을 찍어달라고 한다. 그리고선 “구독과 좋아요 눌러주세요.”라고 하며 영상을 유투브에 올려달라는 것이다. 영상은 미리 많이 찍었는데, 올리는 것이 좋을지 안좋을지 조금 고민이 되었다. 색종이 접기의 본질이 아니라 영상 올리는 것에 더 집중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방법은 알려주되 본인이 원하면 스스로 올리게 그냥 두었다. 이후에도 영상은 계속 찍었지만 영상을 업로드 하진 않았다. (진정 원하면 업로드 하는 방법을 찾아 본인이 올릴 것이다.)


SE-9f77d2d5-f9fe-4181-a3dd-a50798a3fffe.jpg?type=w1 아이는 갈수록 입체적인 나비, 벌레 공룡 등 입체적인 것을 접었다. © 두두그린


첫째의 색종이 접기는 점점 더 심화되었다. 아내가 색종이 접기를 함께 많이 했다. 여러 색종이 접기기본을 통해 완성이 되는 입체다각형 접기 등 난이도가 점점 높아졌다. 나도 돕겠다고 용을 한번 접은 적이 있었는데 그날 밤을 꼬박 샜다. 첫째아이는 이제 색종이를 벗어나 색도화지나 A4 종이로 응용하여 접는다. 도저히 어떻게 접는 것인지 신기하기도 하고, 부모인 우리가 아이에게 배워야 할 단계까지 간 것이다.


그러면 이런 생각이 들 수 있다. “색종이 접기 영재인가? 전문 교육을 시켜야 할까?” 아니다.본인이 좋아해서 집중한다고 전문 교육을 시키면 더 잘할 수는 있지만 아이의 흥미는 사라진다. 흥미가 의무로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첫째는 장난감을 모두 물리치고 자신이 만든 색종이를 책꽂이와 여기저기 전시하기 시작했다.

SE-3524971f-005d-42f3-a4b5-1c5aac13ccce.jpg?type=w1 첫째아이가 만든 사자 © 두두그린


우리는 첫째에게 어느 수준이 되면 전시회를 열어주겠다고 했다. “가족전시회에 어떤 작품을 출품할지 잘 생각해봐!”아이는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 ‘내가 어떤 색종이접기 작품을, 어떻게 전시해야 할까?’ 이제 단순히 색종이를 접는 차원을 떠나 누군가에게 선보인다는 기대를 품은 아이는 더 깊은 고민을 할 것이다. 내가 좋아서 만드는 것과 다른 사람들에게 선보인다는 것은 사고의 전혀 다른 지점이기 때문이다.


photo_0.JPG?type=w1 최근 아이는 흰색A4 종이와 검은색 종이로 로봇을 만들었다. © 두두그린


사실 그렇다. 자녀가 무엇을 잘 하는 것인가는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아이가 흥미를 가지고 지속적으로 집중할 수 있는 것을 찾는 것, 그리고 스스로 그 집중의 시간을 통해 본인이 만족할 만한 완성을 경험하게 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한 분야가 아니어도 괜찮다.


교육이란 결코 정해진 길이 있는 것이 아니다. 아이를 영재로 키우지 않는 한 아이가 다양한 분야에서 스스로 더 많은 생각을 하고 실천할 수 있게 응원해주고 촉발시켜주는 것이 부모가 진정 해야 할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글 | 두두그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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